2005년 2월1일

결혼전 스톰은 나보고 천사라고 하더니, 결혼후 맨날 깨고, 업지르고, 쏟고, 다치고 하는걸 보더니 뭉팅이라고 별명을 지어주었다. 천사에서 뭉팅이로 전락하는데 일년도 안 걸렸다는 사실이 가끔은 서운하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솔직히 물어보면 덤벙거리느냐 크고 작은 사고를 일일 이벤트처럼 자주 냈었기에 반기를 들기가 모호하다.

이제 결혼 5년째에 접어들면서 새롭게 주어진 나의 별명은 "봉창" 이다. 스톰이 열변을 토하고 있을때 나는 꼭 엉뚱한 대답으로 상대를 맥 빠지게 하기 때문이라나...

스톰: 내가 생각한 비지니스 모델에 이런 것이 있는데 (5분간 설명) 그대 생각에는 어때?

나: 오빠, 사과 깎아 먹을까? 망고 먹을까? 아니야 찰떡파이 먹자. 오빠, 뭐 먹고 싶어?

스톰: ... (맥빠진 얼굴로) 그대 먹고 싶은거 먹어.

나: 알았어. 오빠 계속 얘기 해봐... (입은 오물오물 씹느냐고 스톰 목소리가 사실 잘 들리지도 않는다.)

스톰: 그래서 말인데 내 집 장만 하기 위해서는 이런 절차가 필요하다고 하거든...

나: 맞아! 나 오빠한데 말하는거 까먹었다. 랄라가 오늘 김치에 밥 한 공기 뚝딱 다 먹었어!

스톰: That's It! Enough is Enough! 으아--- 그대는 정말 왜 이렇게 봉창인거야??????

열받은 스톰이 샤워하러 가면서 나한데 남긴 한마디.

"좀 미안하다고 생각되면 나 샤워 하고 나올 동안 우유랑 계란 들어간 토스트 만들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