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30일

사랑하는 랄라에게,

랄라야, 안녕~ 오늘 엄마가 이삿짐 정리하느냐 오전시간을 다 보내고, 가만히 앉아서 지난 금요일 우리 랄라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친구들이랑 노래하고 율동하면서 참가한 학예회 사진을 보고 있어. 랄라야. 강당에서 안내 방송이 나온 후, 뒤로 난 작은 문으로 랄라랑 친구들이 나란히 줄을 지어 들어오는데 엄마가 눈물이 막 나오는거야. 랄라가 얼마나 예쁜지… 아장아장 뒤뚱뒤뚱 걸어다니던 랄라가 이제는 예쁜 원피스를 입고 목에는 커다란 태극기를 걸고 오른손으로는 작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얌전히 선생님을 따라서 정해진 자리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는 랄라가 너무나 사랑스러웠어.

사람들도 많고 어수선 했지만, 엄마는 오로지 랄라만 눈에 보여서 다른 소리는 들리지도 않는것 같더라구. 우리 랄라가 작은 딸랑이 팔지를 하고 음악에 맞춰서 팔을 흔들기도 하고, 마이크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모습도 너무너무 예쁘고 귀엽더라. 아빠도 운전하고 학교에 갈때부터 설레했었는데 랄라가 여러 친구들 사이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학부형이 된거 같다고 랄라가 많이 컸다고 아주 대견해 했었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우리 아가야.

어쩔때는 너무 신나게 놀아서 코피도 쏟고, 무릎에 상처도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엄마가 고마운건 랄라가 건강하고 밝고 명랑하게 자라주고 있다는 거야. 사랑하는 우리 랄라. 이제는 말도 어찌나 잘 하는지… 랄라는 이다음에 크면 엄마랑 같이 한글로 쓰여진 소설도 읽고 그 느낌을 우리말로 말할수 있도록 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자. 지금도 참 잘하고 있어. 한글은 존대말이 있어서 영어보다 조금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우리나라 말에는 아름다운 단어들이 많단다. 랄라가 좋아하는 "무지개" 라는 말도 얼마나 예쁘니, 그지? 그리고 사람의 감정을 너무나도 자세히 설명해주는 수많은 단어들이 있어서 영어보다 더 깊이있고 문학적이기도 하지.

그러고 보니 어느새 우리 랄라가 이제 31개월이 되었네. 랄라야. 우리 새집으로 이사가면 예쁘게 꾸민 랄라 방에서 고운꿈 꾸고 좋은 생각하면서 건강하게 살자. 엄마는 가끔 랄라가 유아원 가고 나면 갑자기 막 랄라가 보고싶어져. 안아주고 싶은데 랄라가 없으면 슬퍼지기도 해. 하지만 랄라가 말 안 듣고 떼쓰고 고집 부릴때는 아빠가 랄라를 데리고 30분 동안 산책이라도 다녀왔으면 하고 바라기도 하지… 엄마 변덕쟁이지? 하지만 마음 깊은곳에 자리잡은 랄라를 향한 사랑은 비가와도 눈이와도 변하지 않아.

랄라는 엄마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단지야. 그리고 영원한 엄마의 아가야.

사랑한다. 우리 랄라…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