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15일

섭씨 35도를 넘나들던 한 주가 이제 저물어 가고 있다. 스톰이 출장중이여서 오랫만에 랄라와 시간을 보내느냐 정신없이 흘러간 시간들... 그리고 일주일 내내 불볕같이 뜨겁던 햇살은 내가 아끼는 노랑장미까지 바삭바삭 타들어가게 만들더니... 지금은 우두둑 우두둑 비를 뿌리고 있다.

월요일이면 랄라와 내곁으로 돌아올 스톰과 오랫만에 만나뵙게 되는 시부모님의 조금은 상기된 얼굴을 그려본다. 단지 아버님께서 그새 너무 많이 야위시지 않으셨기만을... 결혼후 5년동안 따뜻한 진지 한번도 내손으로 못 차려 드렸던 부모님께 우리집에 머무르시는 동안에는 서투른 음식솜씨지만 정성껏 모시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리고 서로 가까이 무릎 맞대고 앉아 커피 한잔 하며 흥분과 반가움에 호들갑도 떨고 수다도 떨수 있는 언니가 온다. 주위사람의 가슴에 모닥불과도 같은 은은한 따스함을 전해주는 마음씨 착한 선주언니가 온다. 그리고 이제는 숙녀티가 나기 시작했을 아현이와 재치있고 귀여운 현수가 작은 여행가방을 하나씩 들고 들뜬 모습으로 "외숙모!" 하고 싱긋 웃으며 현관문 앞에 서있겠지?

비오는 날 오후... 이렇게 설레임으로 기다릴수 있는 가족이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너무 잘해드리려 하기 보다는 평온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드시고 산뜻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하실수 있도록 힘이 닿는한 그분들께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드리고 싶다. 부모님을 끔찍히 사랑하는 스톰에게도 좋은 추억을 쌓을수 있는 여름이 되기를... 그리고 우리 랄라에게도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랄라를 아주 많이 사랑해 주시는 호호 할머니와 호호 할아버지가 계시다는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