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20일

랄라가 그토록 갖고 싶어하던 자전거를 드디어 하나 마련했다.

사 준지 삼일째 되었는데 어찌나 열심히 타는지 낮에는 물론이거니와 으례 저녁식사가 끝나면  집 근처 공원을 쌩쌩달리며 한시간 남짓을 자전거 타기에 물두해 있다. 덕분에 요 며칠 밤마다 랄라는 곤하게 단잠을 잔다.

"엄마, 아빠는 여기 앉아 계세요! 랄라가 쪼금만 더 타고 올께요..."

라는 말과 함께 우리가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을 확인한 후 힘차게 패달을 내딛는 랄라의 뒷모습을 보며 스톰이 "만만세!" 를 외친다. 드디어 우리에게도 4년 가까이 아이를 키운 보람이 있노라고... 드디어 독립의 날이 찾아온듯 싶다며 너무나 좋아하는 스톰.

동시에 나는 만감이 교차한다.

그래서 엄마와 아빠는 다른가보다 하는 생각도 해본다.

지긋이 기다리면 이런날도 올것을...

내 팔과 허리가 잠시 아프더라도 랄라를 한 번 더 안아주고

한 번 더 업어줄것을... 하는 짠한 맘이 자꾸 들더란 말이다.

언젠가는 살갑게 안아주고 업어주고 싶어도 내 몸이 허락치 못할터인데... 하는 그런 생각. 이런 마음으로 우리 엄마랑 할머니께서도 나를 키웠을터인데 하는 생각.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때문에 랄라의 힘찬 뒷모습을 바라보면서도 스톰처럼 호탕하게 웃어주지 못했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