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11일

오늘부터 랄라의 새로운 유아원으로의 첫 등교가 시작됬다. 이번 유아원은 일단 집에서 도보로 통학이 가능하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덜하며, (참고로 어떤 곳은 일일 수업료가 십만원에 달하는 곳도 있으므로) 다양한 국적의 어린이들이 모여 있다는 점에서 스톰과 의논한 뒤 결정하게 되었다. 토론토에서 다니던 유아원에서 랄라는 마음이 따뜻한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많은 사랑을 듬뿍 받으며 밝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해왔던 터라 아이가 학교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이기도 하다.

랄라는 아침부터 들떠 있었고, 드디어 학교에 간다는 기쁨에 웃음이 가득했었지만, 막상 학교에 가보니 모두 새로운 얼굴의 친구들과 선생님들 뿐인지라 수 차례 내가 곁에 있는지 꼭 확인하고는 했다. 그렇게 한 시간이 흘렀고, 나는 아이들과 줄을 서서 운동장으로 나가는 랄라의 뒷모습을 확인하고는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늘 그렇지만 첫 등교날 아이 혼자 새로운 곳에 남겨두고 돌아설때의 기분이란 당연한 일을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처럼 홀가분 하다거나 일시적 해방감에 기뻐한다거나 하는것이 전부는 결코 아니다.

토론토에서 다니던 학교에서 받은 정말 송구스러울 만큼의 전폭적인 관심과 사랑에 익숙해져 있었던 랄라가 앞으로 새로운 유아원에서는 지금껏 받아온 사랑만큼 남에게 나누어 주는 기쁨을 배울수 있었으면 한다. 이번 기회에 늘 주목받던 주인공의 자리를 떠나 조연과 엑스트라의 역할은 어떤것인지 랄라 나름데로 즐겁게 풀어나가는 기회가 될수있다면 오히려 잘됬다고 생각한다. "나는 영원한 히로인이다" 라는 생각은 아이들에게도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와 언어속에서 자라온 어린이 친구들과 다채로운 대화를 나누며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할수 있는 랄라가 되어준다면 그것이야말로 앞으로 랄라의 인생에 꼭 필요한 양분이 될꺼라는 생각. 창의적이고 밝은 성격의 우리 랄라는 충분히 그럴수 있을꺼라는 믿음. 육아에 대해 나와 같은 견해를 가진 스톰이 랄라의 아빠여서 너무나 다행스럽고 큰 힘이된다는 기쁨.

오늘...

또 다른 시작을 맞이한 우리 랄라에게 응원의 갈채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