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1일

몇 주간 계속해서 할머니를 꿈에서 뵌다.

꿈속에서 아파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을 볼때마다

너무 가슴이 아파 새벽에 몇번 씩 뒤치럭 거리며 

잠을 설치는 버릇이 생긴 나.

내가 곁에서 직접 못 돌봐드리는 죄책감에서 그런건지,

아니면 할머니께서 우리 몰래 당신 혼자 앓고 계신건지,

할머니가 보고싶은 마음과 평소의 염려가 꿈으로 나타는건지,

꿈을 꾸는 이유가 무엇이던지 상관없다.

지금 할머니는 간경화로 힘들어 하신다는 현실과,

할머니께서 고통스러워 하시는 모습은

마치 칼로 내 신체의 한 부분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할머니의 육체적 아픔을 이렇게 마음으로나마

함께 공유할수 있다는 것은 이기적으로 살아온 나의 삶에

조금이나마 참회의 기회를 주려 하는것인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 2주 전에 했던 피검사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갔다.

간 초음파도 해보자고 해서 했는데, 다행히 커다란 이상이 있다고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내가 궁금한건 내 간의 상태가 아니다.

난 할머니의 간경화가 어떻게 더 호전될수 있는지가 정말 궁금하다.

하지만 의사선생님으로 부터는 절망스러운 대답만 되돌아 올 뿐.

"지방간도 고칠수 있고, 심지어 간암도 초기에는 고칠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 간경화 만은 지금 의학으로는 되돌릴수 없습니다."

무너지는 내 마음.

이럴때는 조용히 무릎꿇고 하루종일 신에게 기도드리고 싶다.

할머니의 건강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