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은 마르고, 힘없고, 조용한 아이입니다.
아이들에게, 브라이언은 잘 보이지 않은가 봅니다.
선생님도 그런가 봅니다.
공놀이를 할 때도 브라이언은 선택을 받지 못해요.
공부를 할 때 조를 짜야하는데 브라이언을 원하는 아이는 없어요.
브라이언이 제일 힘든 시간은 점심 시간이랍니다.
모두들 모여앉아 함께 놀았던 이야기를 하지만, 브라이언은 끼지를 못해요.
그래도 브라이언은 그림을 잘 그린답니다.
늘 혼자 종이에다, 땅바닥에다 그림을 그리죠.
어느 날, 저스틴이란 이름의 새 친구가 왔어요.
(저스틴은 한국 아이같아요~)
저스틴은 런치를 먹을 때 젓가락을 쓰고, 불고기란 이상한 이름의 음식을 싸와요.
저스틴은 아이들에게 나눠먹자고 하지만 아이들은 이상해 보이는 음식을 먹기 싫었지요.
집으로 돌아온 저스틴은 가방에서 쪽지 하나를 발견해요.
불고기가 맛있어보인다는 쪽지였어요.
브라이언이 그린 멋진 그림도 함께요!
저스틴은 아이들이 브라이언과 잘 놀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요.
이상한 일이었어요. 브라이언은 이렇게 그림을 멋지게 그리는데 말이에요.
학교 그룹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데 이번에도 브라이언은 아무에게도 선택을 받지 못했어요.
브라이언은 땅바닥에 구멍을 그리고 그 구멍으로 빠져들어가고만 싶었답니다.
그때, 저스틴이 다른 친구에게 말했어요.
"선생님이 세명이 해도 된다고 하셨어. 브라이언하고 같이 하자!"
(전 이 대목에서 그만, 찡하고 말았어요. 브라이언이 계속 흑백이다가 처음 컬러를 입기 시작한 것, 보이세요? ^^)
그리고 브라이언이 제일 힘들어하는 점심시간은 어김없이 돌아왔어요.
과연, 브라이언에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저작권 보호를 위해 엔딩은 싣지 않았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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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던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있답니다.
고등학교때 문과, 이과로 나뉘면서 친한 친구들이 모두 이과를 갔어요.
저만 혼자 문과가 되면서 2학년때 겨우 새 친구들을 사귀었는데
고3이 되어 새로 반이 편성되고, 정말 아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지요.
그나마 한두명 있는 아이들은 또 저 나름대로 친한 아이들이 있었고요.
체육시간에 밖으로 나갈 때도, 점심시간에도, 청소시간에도 전 혼자였어요.
하교길에도 전 혼자였죠.
정말 학교 가기 싫고 무섭고 끔찍했답니다.
더구나 고3인데 말이죠. 공부도 하기 싫었어요.
'친구'란 존재가 그리 소중한지 처음 알았죠.
그 날도, 혼자 구석에서 점심시간에 혼자 도시락을 먹고 있었어요.
그 때, 한 아이가 다가왔어요.
"우리랑 같이 먹지 않을래?"
그 날 이후로 저는 5명의 친구가 갑자기 생겼어요.
그 친구는 계속 혼자 밥을 먹는 제가 안쓰러워 보였나봐요.
저는 그 친구들과 서로 자리를 맡아주고, 언제든 같이 하면서 즐거운 고3을 보냈죠.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그 때 혼자 밥을 먹는 아이는 저만이 아니었을 거예요.
분명, 그랬을 거예요.
제 뒤쪽에서, 혹은 또 어느 구석에서 혼자 밥먹는 아이, 혹은 먹을 밥도 없어 엎드려 자거나
밖으로 나가버린 아이도 있었을 거예요.
저는 제 생각만 했던 거예요.
제가 보이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저도 누군가를 보지 못했던 거예요.
선택받지 못하는 사람은 오직 '당신'만이 아닙니다.
결코 아니에요.
그리고 선택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있는 사람도 아니에요.
그저, 사람들 마음이 그런 것뿐이죠.
그 때, 제가 밥 같이 먹자고 손내밀어 준 친구와 저는 30년 우정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금 돌아보면,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또 있어요.
뒤를 돌아보는 일요.
제 뒤에서 또 누가 혼자 밥을 먹나 돌아보는 일요.
그랬다면 누군가를 발견했을 것이고, 전 그 아이한테 다가가 말했겠죠.
"나하고 같이 밥먹지 않을래?"
보이지 않는 존재인 것 같다고 생각될 때, '나'보다 더 보이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 때 내가 할 일은 '보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다가가 저스틴처럼 손을 내밀어 주는 것, 아닐까요...
{어른이지만, 동화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