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West에서 다시 마이애미로 돌아온 다음 날.
Coral castle (산호성)이라고 불리는 석회암의 건축물이 있는 마이애미 근교 홈스테드 지역에 갔다.  
Edward Leedskalnin이라는 비극적 사랑의 아픔을 가진 남자가 잃어버린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기념건축물이라고 한다.  
1923년부터 1951년까지 오랜 시간동안 스스로 구멍이 난 거친 돌덩이를 자르고 다듬어 아름다운 성을 만들어놓았다. 

입구를 막고 있던 엄청난 무게의 바위는 나처럼 작은 여자가 미는 힘으로도 움직여져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장치를 했는데
신기한 경험이었다.  
어떤 기계를 이용하지도 않고 자신만의 도구로 이루어낸 갖가지의 구조물들… 실로 불가사의한 건축물이었다.  
Leedskalnin이 혼자 이뤄낸 Coral castle과 수천의 노예들이 지은 인도의 타지마할,  
깊은 사랑으로  이뤄낸 건축물들을 떠올려보았다.

Everglades National park은 크기로는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국립공원이다.
거대한 습지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고 각양의 물숲의 풀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곳이다.  
엘리게이터과 크로코다일이 공존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억새숲과 수초들 사이로 푸르게 펼쳐지는 물길을 달리면
얼굴을 치는 바람을 따라 내 속의 상념들도 사방으로 흩어지는 듯했다.  
얼마나 넓은지... 왜 이리 넓은지...
광활한 물숲을 달리며 잠시 하늘을 나르는 새가 되는 나를 상상해 보았다.  
경이로운 자연 앞에서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었나보다.

크고 작은 물길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 달려서 여행으로 묶여 알게 된 어느 언니의 집으로 향했다.
호텔에서의 하룻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느긋함과 편안함 속에 설레는 대화와 맛난 음식이 있는 밤.  
그 날의 환대를 잊을 수 없다.  
원언니 남편께서는 살뜰히 차를 손봐주셨고 엔진오일 등 갖가지를 보충해 주셔서
Tallahassee와  Pensacola를 거쳐 Houston으로 향하는 차는 더 씩씩하게 달렸고 운전하는 내 마음은 한결 더 가벼웠다.  

이제 텍사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