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일 년간 밥을 주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구조하신 분이 이미 집에 임시보호하고 있던 아이들이 많은 상태이어서 선뜻 그 아이를 데려올 엄두를 못 내다가 날씨가 추워지고 비바람이 치던 어느 날 오갈 곳도 없이 차가운 시멘트 바닥 구석에서 비를 다 맞고 있는 걸 보고는 도저히 더는 더 놔둘 수가 없어서 데려온 지 이제 일 년이 다 되어갑니다. 하얀 털에 시커먼 때가 묻고 꼬라지가 말이 아니었는데 집에 데려와 목욕도 시키고 중성화 수술도 해 주고 나서 보니 이렇게 귀엽고 인물이 훤할 수가 없어요. 길에서 살던 아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사람을 좋아해요. 임시보호 엄마가 자려고 밤에 침대에 가 누우면 얼른 침대 위로 따라올라가 자기 얼굴을 엄마 얼굴에 비비는 아이입니다.
다섯 살 가량 된 남자아이입니다. 수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다섯 살 정도 됐을 거라고 하시지만 임보 엄마가 데리고 있으면서 노는 모습이나 행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더 어린 아이 같다 하십니다. 솜뭉치 하나만 가지고도 몇십 분을 놀고, 만 1세 미만 아깽이들만 가지고 논다는 장난감들도 너무 잘 가지고 놀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폼이 영락없는 유치원생 개냥이입니다. 그런데 임보집에 기존에 있던 대부분의 냥이들이 이상하게도 이 아이를 왕따시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여기저기 많이 치이고, 어떤 날은 이 아이가 놀고 싶어서 다른 아이에게 너무 적극적으로 다가가다 코를 긁히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사람 엄마한테로 도망오는 맘 약한 아이입니다. 이 아이를 외동으로 키워주실 분이 계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사람을 워낙 좋아하니 외동으로 있어도 사람한테만 사랑받으면 그걸로 충분히 행복해할 아이입니다. 연락 주세요. 213-660-8808 (사진은 구조되기 전과 후의 사진 두 장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