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데나 잘 걸리는 hang(행)

어젯밤에 제가 와인을 두잔 마셨습니다. 그랬더니 오늘 아침에 우리 남편이 저를 놀리느라 하는 말 “Are you hung over?” 요게 우리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아주 쓸모가 많은 말이에요. “술이 아직 안깼냐?” 그런 말이거든요. 간밤에 술을 많이 퍼 마신 사람한테 적합한 인사(?)말이랍니다. 물 젖은 빨래가 축(over) 늘어(hang)지듯이 전날의 숙취로 인해 사람이 푹 퍼지는 아침을 생각해보세요. 그런 기분을 표현 할 때 hang동사가 딱이잖아요?

원래 hang이 원형인데 과거나 과거분사형이 hung(헝)입니다. 가장 1차적인 뜻은 ‘걸다, 매달다’ 뭐 그런 말인데 그렇게 뜻을 외우면 절대 써 먹을 영어가 되지 못하구요 문장으로 기억 하셔야죠. 이를테면 빨래를 넌다든가 벽에 뭘 걸어 놓는 것도 다 hang이지요. “Why don’t you hang this? 이것 좀 내다 걸지 그러니?”

어떤 아줌마가 애들 학교 데려다주면서 자주 얼굴을 부딪히게 되는 미국 아줌마한테 인사말로 그랬데요. 아줌마들끼리 언제 한번 모여서 같이 놀자는 뜻으로 “Let’s play together.” 했답니다. 문법적으로 틀린 말이 아니지만 이렇게 말하면 ‘아~무슨 게임 같은걸 하자는 말이구나’ 이렇게 생각하기가 쉽죠. play동사를 썼으니까요. 듣는 미국 아줌마가 대충 이 말의 뜻을 알아들었을테지만 그렇게 말하는건 완전 콩글리쉬입니다. 미국 사람이 이럴 때 하는 영어는 ”Let’s hang out sometime! 언제 한번 모여서 놉시다!”가 맞는 말입니다.  hang out 하면 특별히 뭘 하기보다 모여서 그냥 수다 떨고 같이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가 있어요. 밖에(out)널려 (hang)바람에 살랑살랑거리는 빨래감처럼, 그냥 하는 일 없이 같이 모여놀자는 의미가 바로 이겁니다. 

요즘은 전화가 다 무선이지만 예전에는 흔히 전화가 벽에 붙어서 줄도 달렸었지요? 아마 그래서 이런 표현이 또 hang에서 나왔을꺼에요. “He just hung up on me!이 남자가 갑자기 전화를 뚝 끊어버렸지뭐야!” 그런 기분 나쁜 뜻이에요. 내 얘기가 안 끝났는데 누가 중간에서 전화를 뚝 끊어버리거나, 상대방이 화가나서 지 할말만 다 하고 전화를 뚝 끊어봐요. 그거 얼마나 기분 나쁜데요 그치요? 그릴 때 하는 말입니다. 넘 재밌죠? ‘전화를 뚝 끊어버리다’의 뜻인데 ‘전화’라는 뜻의 단어 telephone은 들어가지도 않잖아요. 단어 하나로 내가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묘미가 여기 있어요.

전화 붙잡고 몇시간씩 떠드는 십대 딸래미나 엄마들한테 옆에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말 “Hang up the phone already! 전화 고만 좀 끊어라 잉?” 요것도 쓸모가 많죠? 

이외에도 너무나 쓸모가 많은 hang이지만 욕심부리지 마시고 요것만 먼저 하세요. 미씨 여러분들 매일 많이 배운다고 영어가 팍팍느는게 아니구요, 하루에 하나라도 배운걸 써먹어야 되요.  사전을 다 외울 것도 아니고 한꺼번에 다 할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제일 많이 쓰이는 알짜배기만 제가 먼저 가르쳐드린겁니다. 영어, 천천히 슬슬 재미  보면서 하셔야 울렁증이 안생깁니다. 잊지 마세요, 영어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계속 관심을 갖고 공부하면 반드시 늘게 되어 있어요. 언제 되느냐가 문제지요. 요는 계속 하는 것입니다. 한달 열심히 하고 한두달 또 때려치고 그러면 10년 가도 안늘구요(제가 이런 분들 진짜 많이 봤어요) 매일 하나씩이라도 새로운걸 배워서 써 먹는 분들은 딱 2년이면 됩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 다 할수 있어요. 재미 삼아 2년만 해보세요, 공부다 하지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