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는 격이 있고, 영어에는 곤조가 있다>

신토불이 영어의 핵심은 ‘언어’입니다.

우리말도 언어고, 영어도 언어입니다.

세계적인 언어학의 석학 촘스키는

어떤 언어든 인종,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 문법 체계를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말이건 영어건 우간다어건 아프리카 오지 이름도 없는 부족어건 간에 언어가 성립될 당시, 각각의 원숭이 조상님은 전혀 서로 교류가 전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언어에는 뭔가 ‘보편적인’, 즉 ‘공통된’ 끈이 있다는 말입니다.

무지하게 신기하죠?

신토불이 영어가 잡고 갈 끈이 바로 그 끈입니다.

생긴 건 다 달라도 보편적이고, 공통된 언어의 끈...

자, 그럼 먼저, ‘언어’란 무엇일까요?

언어(言語)...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이리 되어 있네요.

<생각이나 느낌을 말이나 글로 표현해 전달하는 것>

그럼, 영어로는 또 뭘까요? 영어가 삐질지 모르니 한 번 찾아봐 줍시다요.

 

<It is the use of system of communication which consists of a set of sounds or written symbols.> 

여기서 우리 촘스키 쌤이 말씀하신 걸 바탕으로,

 ‘보편적인’ 공통분모를 한 번 찾아볼까요?

전달=communication

말이나 글=sounds or written symbols

그렇군요.

언어는 우리말이든 영어로든 ‘말이나 글로 전달하는 것’이로군요.

그런데...아무래도 그 중심은 ‘글’보다는 ‘말’쪽으로 살짝 더 가까이 옮겨가 있는 듯합니다.

국어사전을 여러 뒤져 본 결과, 항상 말이나 글‘이라 해서 ‘말’이 ‘글’보다 먼저 나오고 어떤 사전에는 아예 ‘말로 전하는 것’이라 해놓고 ‘괄호’ 열고 그 안에다 ‘글로 하는 것도 포함됨’이라고 해 놓았으니까요.

또, 영어의 ‘language'의 어원은 라틴어의 ’lingua‘인데 말이죠.

요 눔의 뜻이 뭔줄 아십니까?

바로 ‘tongue', 즉 ’혀‘입니다.

그럼, 여기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볼까요?

언어=생각이나 느낌을 주로 말로 전하는 것.

으로 압축하겠습니다.

앗, 좀 졸리신다고요?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이게 다,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서랍니다.

토종댁의 신토불이 영어에서 제일 졸린 부분이 바로 여깁니다.

여기만 넘으시면 안 졸리게 해드리겠다고 약속드리죠.

조금만 버텨 주시옵기를...

그럼, 언어의 종류는 이렇게 되겠군요.

말

글

토종댁은 이걸 토대로 ‘언어’의 종류를 좀 다르게 풀어보려 합니다.

말-활어(活語)

글-문어(文語)

즉, '말‘은 살아있고 펄떡펄떡 뛰는 언어요, ’글‘은 살아있으되 움직임이 없는 언어로 보겠다 이겁니다(여기서 ‘활어’는 존경하옵는 번역가 이미도 선배님의 ‘등 푸른 활어영어’에서 빌려 온 표현입니다. 그 생동감 있는 이미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말이죠).

자, 이제부터 우리는 ‘활어’ 영어를 잡으러 갈 겁니다.

‘문어’는 살아있으나 움직임이 없어서 그런지 꽤 잘 잡힙니다.

녀석이 가만 있어주니 찬찬히 눈으로 살펴볼 수도 있고,

형태를 파악하기도 쉽습니다.

문제는 ‘활어’죠.

얼마나 싱싱하게 펄떡대는지 정신 바짝 차리고 움켜쥐지 않으면

또 금세 도망갑니다. 게다가 연신 움직여대니 어떻게 생겼는지 형태를

파악하기도 힘듭니다.

하지만 대신, 넘치는 생명력이 있기에...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받는데 있어, 순간 전달력이 탁월합니다.

그래서 사회적 동물인 우리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면서 일상생활에서 숨 쉬는 공기처럼 필요로 하는 게 바로 이 ‘활어’라 이 말입니다.

자, 눈 뜨십시오.

졸음은 여기서 끝입니다.

활어 영어 사냥에 나서봅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도대체 영어가 어떻게 생겨 먹은 놈인지

그것부터 짚고 가 봅시다.

영어가 우리말과 어떻게 다른가...하면

누구나 ‘어순’부터 입에 올리고 봅니다.

우리말과 영어는 어순이 다르다 이 말이지요.

우리말은 주어+목적어+동사

영어는 주어+동사+목적어

뭐, 다 아는 걸 새삼스럽게...막막 짜증이 밀려오시죠?

조금만 참아주세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어순이 아닙니다.

어순 이야기 좀 고만하자고 말씀드린 겁니다.

우리말-두루미는 강마에를 사랑한다.

영어-Durumi  loves Kangmae

하도 지겨워 짜증날라고 하기도 하니 내친 김에 이 어순을 한 번 바꿔 봅시다.

우리말- 두루미는, 사랑한다, 강마에를.

어, 말이 되네요?

그럼, 삐질지 모르니 영어도 막 바꿔 줄까요?

Durumi  Kangmae  loves

이거야 원...난리 났군요. 말이 안 됩니다.

이번엔 또 다르게 바꿔 볼까요?

우리말- 강마에를, 사랑한다, 두루미는.

어, 이젠 어째 시 같기도 하고 더 멋진데요??

어쨌든 말 되죠?

이젠 이거하고 똑같은 순서로 영어도 바꿔 줘야죠.

영어- Kanmae,  loves,  Durumi

옴마나, 옴마나!!!

말은 되는데 완전히 다른 뜻이 되 버렸어요, 우째요!!!

그렇쑵니다!!

여러분은 여기서 뭘 깨달으셨나요?

전, 이걸 대학교 2학년 때 깨닫고 ‘심봤다!’했는데요.

우리말은 어떻게 순서를 바꿔놔도 약간 표현이 어색하긴 해도,

결코 문법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렇쑵니다!!

바로, ‘조사’ 때문입니다.

두루미, 강마에, 사랑한다

이 각각의 따로국밥같은 단어에 ‘조사’를 더해 ‘격’을 부여했습니다.

신분을 밝힌 거죠.

두루미는 ‘는’이라는 주격조사를 썼으니 주어고,

강마에는 ‘를’이라는 목적격 조사를 썼으니 목적격이고,

사랑하다는 ‘~ㄴ다’는 현재형 서술 어미를 썼으니 현재 시제를 뜻하는 서술어입니다.

이렇게 ‘조사’라는 신분증을 갖고 신분을 딱딱 밝혀주시니

단어가 어디에 낑겨 들어가도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각 단어의 신분(문장성분)을 알아볼 수 있으니 어순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게, 우리말의 특징입니다.

참, 멋진 언어지요. 복잡하게 흔들어놔도 헛갈릴 근거를 주지 않는다면 그건 체계가 잘 잡힌 언어입니다.

그런데 영어는 말이죠.

잘난 척하고 절대로 신분증을 안 갖고 다닙니다.

신분증 안 갖고 있다고 ‘곤조('곤조’는 일본말로 ‘성질’, ‘근성’이란 뜻입니다)’를 부립니다.

“아 놔, 내가 누군지 몰라?”

괜히 성질만 부립니다.

안 알아봐 준다고 화만 냅니다.

신분증도 안 갖고 다니는 주제에...

그런데 우리는 영어 단어가 가진 신분(문장성분)을 어찌됐든 알아볼 수 있습니다.

조사나 어미가 전혀 없는 영어의 문장 성분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하도 떠들었더니 숨도 차고, 생각하는 시간이 길수록 깨달음의 충격은 오래가는 법이니, 수수께끼로 내볼까 합니다.

조사나 어미가 전혀 없는 영어의 문장 성분을 우리는 어떻게 알아 볼 수 있습니까?

그 답은 댓글로 남겨주시오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I'll be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