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했어요. 영어 유치원도 외국 커리큘럼을 그대로 가져와서 적용하는 곳이 아닌 우리나라 교육 과정에 충실하되 다년간의 연구를 통해 검증된 영어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곳이 있더라고요. 우리말이 완벽하지 않으면 영어도 잘 안 될 거라는 생각에 유치원 보내기 전에 한글을 떼도록 했고요.”

 

이 말을 한 사람은 토종댁이 아니라 아이에게 영어를 아주 잘 가르친 어떤 학부모

이야깁니다. 한국에서 매년 개최된다는 ‘서강 영어 콘테스트(SEC:Seogang English Contest) ‘라고, 꽤 명망있다는 어린이 영어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임다은 양의 어머니라고 합니다. 위에 붙인 사진이 바로 그 어머니와 임다은 양입니다.

 

요즘 한국에서의 영어붐이 어떤 정도인지는 익히 들어 잘 아실 겁니다. 그 난리통속에서 정말 난다긴다할 정도로 영어 잘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런데 그 속에서 1등을 한 학생이라 이겁니다.

 

그 학생이 영어를 익힌 방법이 궁금합니다. 정말 궁금합니다. 그대로 하면 혹시 내 영어가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다니지 않을까, 살짝 기대도 생깁니다.

하지만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아이는 아이고 보니, 아무래도 어머니의 가이드 역할이 컸겠지요. 그렇다면 임다은 양의 어머니가 했던 방법을 알아본다고 하는 게 맞겠습니다.

 

 “신문을 보면서 그 날의 이슈를 그림으로 그려보기도 했어요. 그리고 글로 옮기고, 다시 영어로 써보는 식으로. 아이들 공부를 시킬 때 엄마로서 관여하지는 않지만 많은 것을 끌어낼 수 있도록 유도하려고 해요. 글씨를 틀리거나 해도 굳이 고치려 하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을 펼칠 수 있도록 신경 쓴 것이 좋은 효과를 본 것 같아요.”

 

자, 맨 먼저 말씀드렸던 것과 이번 것을 정리, 요약, 밑줄 쫘악 그어서 짚어보기로 합시다.

 

첫번째, 우리말부터!!!!!!!!!!!

두번째, 그림!!!!!!!!

 

어떻습니까?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 아니셨는지요?

 

네!!!!

바로 토종댁이 울부짖었던 말입니다.

 

 

어떤 영어에 한맺힌 한국 사람이 이런 말하는 걸 들었습니다.

 

“한국어 좀 완전히 잊어버렸으면 좋겠어. 그러면 영어를 정말 잘할텐데.

한국어가 자꾸 방해를 해서 영어가 안 나와.”

 

그 때, 그 사람이 빈정상할까봐 뭐라고 대꾸 못했지만, 속으로는 ‘아닌데…’했더랬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요. 한국어를 완전히 잊어버리면 그게 한국인입니까? 미국사람 아니면 영국 사람이지요. 그건 곧 한국인 안하고

미국인 되고 싶다는 말하고 같은 겁니다. 그러면 그냥 그렇게 말하면 되지요.

한국 사람이라는 건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모국어로 습득한 사람이지요.

그러니 한국어 외에 모든 언어는 외국어입니다. 제2외국어요.

 

우리는 한국 사람입니다. 한국어를 전부 잊을 수 없습니다.

아니,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오!히!려! 더 잘해야 합니다.

 

임다은 양 어머니 이야기를 잊지 마십시요.

 

우리말을 잘해야 영어도 잘할 것 같았어요!!!!!

 

우리말을 잘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언어’라는 것의 구조를 제대로 습득했다는 겁니다. 그것과 구조가 완전히 다른 것 같은 영어지만 그 또한 ‘언어’라는 한계를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결단코 벗어나지 못합니다. 우리말을 잘하면 잘할수록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 늘어납니다. 우리말 잘하는 사람은 영어 뿐 아니라

다른 언어들도 빨리 습득합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언어에 감각이 있다,

재능이 있다고 하지요.

 

그런데 언어에 감각이 있는 사람도!!!!

 

제일 잘하는 건 모국어입니다.

모국어가 든든하고 튼튼하고 견고하고 튼실할수록 다른 언어에 대한

이해와 체득도 빠릅니다.

우리말을 잊어야 영어가 잘 된다는 건 순, 그짓말이요, 착각이요, 오해입니다.

 

그리고 우리말 잘하는 사람이 영어도 잘한다.

그렇게 될 수 있는 원리가 바로!!!!

 

임다은양의 어머니가 말한 ‘그림’으로 생각하기 입니다.

 

우리말에는 수없이 많은 종류의 토씨가 붙습니다. 그래서 어순이 마구 뒤섞여도

토씨 때문에 전달력에 큰 무리가 생기지 않습니다.

 

밥을 먹다가 우리 아버지가 체했는데 물을 떠갖고 오던 엄마가 발이 걸려서

문지방에, 넘어졌는데, 붙잡아주려했는데, 내가, 나까지 미끄러져서, 같이 넘어졌는데

속없이 웃고만 있는 거야, 우리 할머니는.

 

  이걸 한국어 잘 못하는 미국인에게 들려주면 아마 그 미국인은 주어 찾느라

골이 팽팽 돌 겁니다. 영어는 주어, 동사, 목적어가 반드시 제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토씨에 해당되는 거라고는 ‘ing’, ‘ed’ 정도 밖에 없거든요.

 

 그러니 저 많은 토씨를 달고 있는 우리말을 토씨라고는 쥐뿔도 없어서 어순을

반드시 지켜야하는 영어에 끼워맞추려니 우리도 골이 팽팽 돕니다.

 

그런데 그런 ‘갈등’을 종식시키고 극과 극에 있는 두 언어를 한 자리에 모이게

해주는 게 바로 ‘그림’입니다.

 

그림!!!!!에는 토씨가 없거든요.

 

정리하겠습니다.

 

영어를 잘하려면!

 

모국어를 확실히 해야 합니다.

모국어의 문법이나 구조나 체계가 흔들리면서 다른 외국어의 문법, 구조, 체계가

쉬운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단어수도 얼마안되고 시제도 없고 무지하게 단순한

어느 부족 언어라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최소한 우리말 못지않게 체계적인 언어에 속하는 영어 같은 언어는 해당안됩니다)

 

모국어를 기반으로 한 메시지를 그림으로 떠올리면 영어 전환이 용이해집니다.

(그림을 떠올리는데 모국어가 무슨 상관이냐 하시겠지만 언어를 모르는

유아가 떠올리는 그림과 우리말을 완벽히 하는 성인이 떠올리는 그림의 내용이

같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