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아주 중요한 질문 혹은 제안이 있으셔서

그와 관련해서 생각난 것이 있어

다시 한 번 보충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아직도 말하기, 듣기, 쓰기, 문법을 따로 공부하신다면,

영어가 계속 제자리 걸음을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 제안을 하신 분이 그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제안을 계기로 생각이 났을 뿐입니다.

언젠가는 다루었겠지만 생각난 김에 다루겠습니다.)

 

일단, '과목'이 많아지면 공부하기가 싫습니다.

당연하죠.

 

자, 이제 말하기가 끝났으니 듣기를 해야지.

카세트 꺼내고, 디비디 꺼내고, 텔레비전 켜고...

노트 꺼내고 받아적고...돌려감기 하고...

 

자, 이제 듣기가 끝났으니 쓰기를 해야지.

 

사전 꺼내고, 쓰기 노트 꺼내고, 지우개, 화이트 죄 꺼내고...

 

자, 이제 쓰기가 끝났으니 문법해야지.

문법책 꺼내고, 연습문제책 꺼내고...

 

자, 이제 문법 끝났으니 '읽기' 해야지...

소설책 꺼내고, 모르는 단어 하이라이터로 긋고,

단어장에 정리하고...

 

뭐, 듣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이렇게 머릿속으로 과목 화일을 확실히 구분해 놓고

영어공부를 하면 아마 그 영어는 각각의 화일로 들어가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어버릴지도 모릅니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근거가 있는 것이...

저도 그렇게 과목 여러개 늘어놓고 공부했을 때..

 

미국 사람을 만나면 대화가 오고갈 때...

 

제가 그 사람을 상대로 이 여러 과목을 주르르 펴노놓는게 느껴졌습니다.

 

내가 말하면 '말하기', 혹은 '쓰기(머리속으로 쓰기가 말하기입니다)'

그 사람이 말하면 '듣기'., 혹은 '읽기'

그 사람이 하는 말에서, 혹은 내가 하는 말에서 뭐가 '문법적으로' 틀리고 맞나 분석하기...

 

이런 경험 없으십니까?

 

'대화'의 제1 핵심은 '메시지'입니다.

 

정말, 입 아프게 말씀드리지만...

세련된 단어도 아니요,

구르는 발음도 아니요,

현란한 제스추어도 아니요,

빠른 스피드도 아니요...

 

'메시지'입니다.

그걸 간결하고, 명확하고, 매너에 어긋나지 않게(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한다고 해서

폭력적이거나 무례하게 비치면 안 될테니까요).

 

그렇다면 두번째 핵심은...'커뮤니케이션'입니다.

 

교류입니다.

소통입니다.

나눔입니다.

 

머릿속에 네 가지 과목을 죄 펴놓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끙끙거리다 보면,

대화는 일방적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말하기, 듣기, 쓰기, 문법이 하나로 만날 때만이

진정한 대화가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머릿속에 화일도 통합시키고,

공부 방법도 통합되어야 합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쉽게 설명해드리지요.

 

영어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뭐든 그 때부터 '통합적 영어 공부'의 교재로 생각하십시요.

 

예를 들어, 시청에서 쓰레기 버리는 날에 대한 안내문이 왔습니다.

 

그거하나로 통합 교재로 삼으십시요.

 

그 안에서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 문법이 다 들어 있습니다.

 

그걸 소리내서 읽으십시요.

 

모르는 단어는 그냥 넘기고 추측하면서 그냥 소리내서 한 번 읽으십시요.

 

그 과정에서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 문법이 다 됩니다.

 

우선, 읽으니까 읽기,

소리내서 말하니까 말하기,

자기가 하는 소리를 들으니까 듣기(제발 부탁이니 미국 사람이 아나운서처럼

읽어주는 카세트 교재, 텔레비전 뉴스 같은 걸로 듣기 '공부'하지 마시고...

일상생활에서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기의 소리부터 들어보세요),

시청에서 온 안내문이니 문법을 꽤 정확할 거고요,

 

그러면 쓰기가 남나요?

 

그 중 요긴하다고 생각되는 표현이 있으면 외우세요.

머릿속에 '쓰기'를 하는 겁니다.

 

좀 억지 같나요?

 

아뇨, 절대 억지가 아닙니다.

억지인지 아닌지는 일단 해보시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영어 공부한다 맘먹으면 일단 뭐부터 제대로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각 과목의 교재들부터 사모으고, 장비를 구입합니다.

 

그러고 나서 정말 며칠이나 해보셨는지요?

 

그 안 되는 이유가 혹시 '부담' 때문이라는 걸 간파하셨는지요?

 

우리는 미국에 삽니다.

천지에 영어로 된 '통합 교재'가 널리고 널렸습니다.

 

그런데 집에 오는 전단지, 지역 신문, 광고 브로슈어, 안내문 등등...

그 좋은 '통합 교재'는 쓰레기통으로 직행시키고,

 

한국 사람들이 쓴 다 똑같아 보이는 영어 표현집, 문법책만

열심히 사들입니다.

 

여러분이 쓰레기통으로 직행시키는 바로 그 '통합 교재'에는

살아있는 영어가 들어있습니다.

 

텔레비전을 보시더라도 그냥 드라마, 시트콤을 '보세요'.

 

그걸 캡션 켜놓고 돌려보고, 분석하고...또 공부하지 마세요.

물론, 나중에 그 드라마의 대본을 검색해서 다시 봐주는 건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은 즐기세요.

흐름을 타세요.

 

영어라는 언어를 다섯과목으로나 나눠놓고 그 화일을 채워가야만

뭔가 이룬 것 같고...하지만 이루지도 않고...

 

오늘부터 영어는 한 과목으로 통합시키세요.

 

토종댁이 그걸 또 도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