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집으로 배달되어 온 전단지가 있네요.

미국이라는 영어의 바다에 살면서 이런 전단지 한 번 안 들여다보고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시킨다면...

여러분들이 그리도 목놓아 찾아 헤매는 그 ‘생생하고’, ‘금쪽같고’, ‘살아서 펄펄 뛰고’,

‘유용하고’, ‘실용적인’ 교재를 내다 버리는 셈입니다.

 

그리고 생생하지도 않고, 잘 쓰지도 않아 시들하고, 비실용적이고, 유용하지도 않는

영어 관련 책들은 신주단지 모시듯 고이고이 책꽂이에 모셔져 있지요..

 

뭘 꼭 책으로만 엮여져 나와야 ‘공부할 맛’이 난다는 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영어’는 언어입니다.

공부를 해야 하는 게 아니라 몸에, 혀에 익혀야 하는 언어이지요.

몸에, 혀에 익힐려면 영어를 직접 쓰는 영미인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이런 전단지!!!

 

한마디로 금쪽같은 영어교재입니다.

토종댁의 ‘영어파일’에는 이런 ‘쓰레기같은’ 전단지가 무수합니다.

이런 쓰레기같은 전단지로 어떻게 영어를 익혀가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먼저, 왼쪽, 전단지 앞면의 ‘헤드 문구’를 보실까요?

 

Yes. We want the shirt off your back.

 

뭘...우리더러 'shirt off'해라..옷을 벗으라는 건가요?

당췌 뭔 야그인지...왜 대낮부터 날더러 셔츠를 벗으라는 게야?

 

실마리를 찾기 위해 더 봅니다.

오른쪽, 전단지 뒷면에는 아저씨가 아이와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이 붙은 트럭이 있고요..

 

'Big Brothers Big Sisters'라는 회사 이름? 기관 이름 같은 것이 있네요.

도대체 뭐하는 곳일까요? 감이 안 옵니다.

 

에라, 이쯤되면 쓰레기통으로 날라가기 딱 좋네요.

도무지 뭐하자는 말인지,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겠네요.

이 때, 무슨 말인지 궁금하다고 해서 사전부터 찾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발 부탁이니 ‘공부’부터 할 생각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부담되고 마음이 무겁고..우리 뇌는 ‘공부’로 인식한 정보는

까먹으려고 기를 씁니다.

 

우리 뇌가 ‘가슴’을 인식하게 하세요.

머리가 아닌 가슴을 말입니다..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다가 급체하는 소리냐고요?

우리 뇌는 우리가 가슴으로 이해하고, 감동받은 무언가는 안 까묵습니다.

저장고에 잘 넣어두고 수시로 꺼내볼 수 있게 보관합니다.

비평가들이 이러이러한 면이 좋다고 해서 그거 분석해가며 보는 영화와

남들이 다 안좋다고 해도 내 가슴에 절절하게 와 박히는 영화...

평생 살면서 어떤 영화의 장면들이 더 기억에 남을까요?

전단지 하나 갖고 너무 비약이 심한 것 같긴 하지만...

제 말씀의 요지는..

공부하려고 작정하고 달려드는 자세보다는

자연스럽게 이해하려고 여유있게 접근하는 자세가 좋다는 말입니다.

영어라는 언어에 관해서는 말입니다.

큰 글씨로 된 문구가 이해가 잘 안 간다면 ‘보충’ 자료가 필요하겠죠?

왼쪽 그림 아래 글귀를 봅시다.

 

To schedule a Free pick at your home, please all 973-970-9231.

Our truck will pick up your donation curbside between 8 AM to dusk-rain or shine!

 

뭘 픽업하러 집으로 오겠다고 하네요. 그리고 전화번호가 있고요.

언제 올까요?

 

아래 문장에 보니 오전 8시부터 'dusk'까지라고 하네요.

'dusk'가 뭔지 몰라 또 가슴이 내려앉으시나요? ^^

그러실 필요없습니다. 느낌에 오전 일찍부터 ‘저녁’때까지...일 것 같지 않은지요?

언어 습득에 빠른 아이들 식으로 단어를 ‘몸으로’ 습득하려면,

이걸 사전보고 찾기부터 하면 안 됩니다.

‘느낌’으로 와 닿아야지요.

 

그러고 나서 언젠가 또 어떤 경우에 ‘dusk'라는 말을 듣는데..그게 ’저녁‘하고

상관이 있다면 아이들의 뇌리에는 ‘dusk'가 어둑해지는 저녁 무렵으로

콱 와서 ‘느낌’으로 박힙니다. 결코, 사전에 적힌 글자들로 공부가 되는 게 아니고 말이죠.

 

그런데 우리는 아이가 아니고 이미 다 자란 성인이므로 아이들 식으로 언어를 습득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지요. 그래서 ‘공부’의 힘을 빌려야 하고, 빌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공부’에 의존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dusk'가 느낌상 ’저녁‘같지만..그걸 확인하는 차원에서 사전을 보는 건 무관합니다.

 

하지만 절대로!!!

 

'dusk'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난 몰라! 모르는 단어야! 포기해!”하고 주저앉거나

사전부터 찾지는 말라는 말입니다.

제 손에 입수된 ‘쓰레기로 보이지만 사실은 금쪽같은 영어교재’...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여러분도 미리 ‘느낌’으로 느껴보고 또 필요하면 ‘공부’도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