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topic이 좀 거창합니다.

 

'be 동사의 비밀을 벗기다'

 

아이처럼 영어를 배우기는 글렀고...

성인은 헤집고 부셔서 완전히 '이해'를 해야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토종댁의 영어지론입니다.

 

물론, 입에 붙는 영어가 최고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힘드니 '완벽한 이해'를 통해서

친해지기라도 하려고 말이죠.

친해지면 자꾸 써먹고 싶어지지 않을까요?

그리되면 입에도 붙겠죠?

 

헤집고 파헤쳐서 신토불이식으로 이해하는 영어...

그 첫번째 순서가 바로, 'be 동사의 비밀 벗기기'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이건 순전히 제 개인적으로 벗긴 비밀입니다.

학계의 공식 인정을 받은 것도 아니고...^^

어찌됐건 저는 이리 이해를 하기로 했다는 말씀이니

'진실'이다 아니다 논박이 없었으면 좋겠고

그냥 수필읽듯 부담없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냥 '이리 이해하는 사람도 있구나'...하고 말이죠.

 

시작하겠습니다....

 

중학교 때 영어시간의 일이 기억납니다.

1학년 영어 첫 수업 시간.

초등학교 겨울 방학 동안 알파벳을 떼기는 했지만

My name is 000.

밖에는 아는 게 없었지요.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나도 이제 영어를 배우는구나.

멋지다...외국어를 배우다니...

그 어떤 시간보다 의지를 다지고 첫 수업시간에 임했습니다.

 

I am Tom.

 

뭐, 다짜고짜 주인공이 남자지만 성차별 따윈 생각 않고

그냥 'Tom'이 되어 주기로 했습니다.

그 정도로 마냥 설레었으니까요.

 

You are Jane.

 

나는 톰이다.

너는 제인이다.

 

선생님은 칠판에다 커다랗게 'be 동사=~이다' 라고 해설을 적어주셨지요.

저는 빨간 볼펜으로 노트에다 잘 보이게 필기를 했고요.

안 잊어버리게 밑줄까지 그었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만....

하나를 배우면 열은 몰라도 둘은 알 정도가 되는 머리였기에

'Lesson 2'를 예습도 했습니다.

 

I am a student.

You are a teacher.

 

흠...'be 동사'는 '~이다'이니까...

왕 쉽더군요.

 

나는 학생이다.

당신은 선생이다.(선생님한테 '당신'하니까 막막 송구하지만...

그게 영어의 맛이다...그리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영어에 대한 제 불타는 의지는 얼마 못가 시들고 말았습니다.

영어라면 두번다시 꼴도 보고 싶지 않은 과목이 되어 버렸습니다.

3과 4과 나갈수록 이해가 안 가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처음이 꼬이니 뒤가 안 풀리는 건 당연하죠.

 

이해가 안 가서 질문하면 선생님은 자꾸 화를 냅니다.

 

"그냥 영어가 원래 그런 거야!"

 

그냥 그런 영어를 저만 이해못하는 빙충이마냥 다른 아이들은

뭐 별로 의구심이 없어 보이더군요. 선생님이 짜증내면

저를 이상한 아이처럼 쳐다보았으니까요.

 

저는 그 때, 제가 참 머리가 나쁘구나...한동안 열등감에 시달렸습니다.

그 때의 고질적인 영어 실력, 영어 점수는 고등학교때까지 이어지더군요.

뭐...도저히 이해가 안 가니 공부도 안 되고 적용도 안 되더군요.

제가 영어에 대한 불타는 제 의지를 무참하게 짓밟아 놓은 장본인이

바로 이 'be 동사'였습니다.

 

분명 '~이다'라고 배웠는데요...

2과, 3과로 갈수록 이게 '~이다'가 아닌 겁니다.

 

You are beautiful.

당신은  이다  아름다운

--> 당신은 아름다운이다?

 

She is singing.

그녀는   이다   노래부르는

그녀는   노래부르는   이다?

 

The room is silent.

 

그 방은   이다   조용하다

그방은   조용하다   이다?

 

이거야 원...

 

'~이다'가 아니지 않습니까?

뒤에 명사가 올 경우만 '~이다'에 해당되는 게지요.

 

그럼, 다른 경우에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요?

엮어 보면...

be 동사는 '이다'도 되고

'(조용)하다'도 되고

'(아름답)다'도 되고...

공통되는 음절은...오히려 '~다' 같은데.....

 

도대체 'be 동사'라는 하나의 단어가 뜻이 왜 이리 지 맘대로

변하는 건가요?

 

왜 영어 선생님은 'be 동사=~이다'라고만 가르쳐 주고

나중에 아닌 게 나오니까 그냥 그런 거라도 짜증만 냈던 거지요?

그 이유를 정말 그 선생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저는 이 'be 동사'의 진실을 고등학교 말에야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대입 시험에서 그 진실을 펼치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어버렸지 뭡니까?

대입 시험 때 제 영어 과목 점수는 정말 죽을 때까지 비밀에 붙여야

할 정도입니다.

제가 지금 영어 번역 작가니...아무도 안 믿어주거나...

절 다시 볼지도 모르니까요.

 

아직도 모든 영어 학습서에 'be 동사=~이다'로 버젓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혹시, 그것 때문에 영어가 처음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로 다가온 분은

정녕 저 뿐입니까?

저는 그게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자, 제가 발견한 'be 동사의 진실'에 대해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영어는 우리말고 달라서 어떤 문장이든 '동사'가 필요합니다.

동사가 안 들어간 문장은 단 하나도 있을 수 없습니다.

확인해 볼까요?

 

나는 의사다.

I am a doctor.

 

우리 말에는 동사가 없죠?

그런데 영어에는 'be 동사'란 동사가 있죠?

 

나는 키가 크다.

I am tall.

 

우리말에는 동사가 없죠?

그런데 영어에는 'be 동사'란 동사가 있죠?

 

어떻습니까?

이건 두 언어가 정말 엄청난 차이를 가졌다는 말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be 동사'도 분명 '동사'인데 '~이다'로 해석하고 있고요.

 

여기서 우리말의  '~이다'의 정체를 짚어볼까요?

 

'~이다'는 명사도 아니고 동사도 아니고 형용사도 아닙니다.

 

문장에서 일정한 지위를 갖는 '격', 그걸 받을 수 있는

'품사'라는 것의 주제가 못 됩니다.

 

'~이다'의 정체는 '어말어미'입니다.

말을 끝맺는 종결어미란 말이죠.

 

그런데 영어에서는 분명 어디 꼬랑지에 붙은 것도 아니고

제대로 띄어쓰기 공간까지 확보한 독립된 단어인 'be 동사'가

우리말 꼬랑지에 붙어다니는 '어미', '~이다'라고요?

 

잠깐, 잠깐만요...

 

영어에는 '어미', '조사'가 없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어떤 단어를 '어미'로 해석할 수 있는 거지요?

 

저의 의문은 그 때부터 시작된 겁니다.

 

여러분은 그런 생각 안해보셨나요?

혹시 안 해보셨다면 지금 한 번 해 봐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문장을 보죠.

 

I am a doctor.

 

이걸 해석하라면 백명 중에 백명의 답이 같습니다.

 

I=나는

am-~이다

a=하나의

doctor=의사

 

고로, 나는 한 명의 의사이다.

 

여기서 제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우리말에는 조사가 발달되어 있죠.

하지만 영어에는 조사가 없습니다.

 

그런데 모두들 영어 해석할 때, 주어(I, She, He, They)옆에

알아서 '은,는,이,가'를 붙여줍니다.

영어에 있지도 않은 주격조사를 왜 붙이는 거죠?

"그거야, 우리말로 편하게 이해하려고 붙이는 거지요."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I, She, He, They가 말머리에 와서 주어로 쓰일 때는

 '나', '그녀', '그', '그들'이 아니라...

나는, 그녀는, 그는, 그들이....가 되는군요.

 

여기까지 따라오셨습니까?

제가 무슨 말하는지 모르겠다면 다시 앞으로 가서

조금만 더 천천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해, 우리말에는 있고 영어에는 없는 '어미'와 '조사'는

우리말로 해석이나 번역할 때는 살리지만

'이해'를 할 때는 살려서는 안 되는 겁니다.

 

왜요?

 

영어에는 없으니까요.

앞으로 입닳게 말씀드리겠지만...

영어에는 없고, 우리말에만 있는 이것들로 인해 영어로의 전환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자, 다시 조금전으로 돌아가지요.

 

우리말에는 있고, 영어에는 없는 '조사'요.

 

그걸 우리는 알아서 붙여주었지요.

주격조사, '은,는,이,가'에 해당되는 영어는 따로 없으니까요.

 

자, 그렇다면 'be 동사의 비밀'이 거의 벗겨졌습니다.

 

우리말에는 '어미'가 있고, 영어에는 '어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버젓이 영어 'be 동사'를 '어미'로 이해하고

있다는 거지요.

 

여기서 잠시 쉬겠습니다.

한 번 곱씹어 보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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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습니까?

 

그렇지요.

 

영어에는 없는 조사는 우리말로 영어를 이해할 때 '덤으로' 우리가

붙여줄 수는 있습니다. 목적격 조사도 마찬가지지요.

영어에는 목적격 조사도 없습니다.

 

I gave her the present.

 

나(는) 그녀(에게) 선물(을) 주었다.

 

여기서 (   )에 넣은 조사들은 모두 맘 좋은 우리가 알아서

'덤으로' 붙여준 겁니다.

 

영어에는 그런 것들이 없다니까요!!!

 

그럼, 이런 질문이 들어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be 동사'는 왜 들어가고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저는 이 때, 이런 질문을 되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나는 의사다,

나는 키크다.

방 안은 조용했다.

 

전혀 '움직임'이 개입되지 않는 문장에

왜 움직임이 관여되는 '(be)동사'가 들어가야만 하는 걸까요?

'동'은 '움직인다'는 의미 아닙니까?

 

여기서 'be 동사'를 한 번 빼볼까요?

 

I   doctor.

I    tall.

The room    quiet.

She    beautiful.

 

이러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죠?

너무나 잘 이해되는데요...

 

I=doctor.

I=tall.

The room=quiet

She=beautiful

 

그러니까 뭡니까?

'be 동사'라는 건 알고보니 아무 '의미'가 없군요.

여기서 또, '~이다', '~하다'라고 주장하신다면...

저는 다시 또 이 말씀을 드려야 합니다.

영어에는 '어미'가 없습니다!!!

우리가 알아서 붙여준 것에 불과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영어에는 모든 문장에

반드시, 필히, 죽어도, 기필코, 목에 칼이 들어와도 '동사'가 필요합니다.

 

왜요?

 

바로 그 답이 영어의 움직임 없는 문장에...

즉 '상태'를 말하는 문장에

 'be 동사'가 필요했던 겁니다.

'be 동사'도 동사니까요.

 

자, 왜 그럴까요?

신토불이 영어를 처음부터 꼼꼼이 읽어보신 분이라면 앞 부분에서

눈치를 채셨을 겁니다.

영어의 모든 문장에 움직임이 개입되지 않아도 움직임 없는 'be 동사'를

때려 넣으면서까지 꼭 동사를 넣어야 하는 이유!!!!

 

거기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아시는 분은

댓글로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 'be 동사'의 비밀의 커튼을 완전히 벗겨 드리지요.

 

물론, 토종댁 마음대로식 해석이긴 합니다.

그래도 이런 해석법으로 고등학교때까지 포기했던

영어와 다시 친해졌지요.

그런 제 경험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