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인들은 'be 동사'를 혐오한다>
'be 동사‘가 ’=‘이라는 일종의 ’표지판‘ 역할을 한다는 토종댁의 내맘대로 해석에
대해 조금은 생각해 보셨을 줄 압니다.
물론,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에 위배, 혹은 딴죽거리가 되어 오히려 헛갈리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그냥...‘be 동사’는 ‘~이다’라고 알고 있을래요...
하셔도 누가 뭐랄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그게 전반적인 영어 이해에 도움이 되어 ‘응용’에 문제가 없다면 말입니다.
토종댁은 단 하나의 진실도 중요하지만 자기 나름의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진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의입니다.
단 하나의 진실이 도무지 내가 살아온 배경과 상식으로 이해가 안 된다면
내 나름의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진실을 가꾸어 가는 것도 개똥 철학일지언정
세상 사는데 도움 될 때가 있으리라 믿거든요.
토종댁은 허위 진실로 여러분을 현혹시키거나 혼동을 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그저,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접근을 접하다보면 자기만의 진실을
꾸려가는데 일말의 도움이라도 되지 않을까 할 뿐입니다.
자, 각설하고요...
지난 번 컬럼의 댓글로 답도 달아주시고 질문도 주신 분께 답변을 할까 합니다.
‘mikie kim’께서 주신 댓글입니다.
"(linking verb의 종류로) grow, turn, remain, prove, look, sound, feel, smell, taste...가 있네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떤 verb는 linking verb와 동시에 action verb도 된다는 사실-.
She looked tired(linking). She looked out the window(action).
아, 그런데 간단하게 linking verb는 ‘상태, identity, description between the subject and the subjective complement로 생각하면 "끝" 아닌가요? 이 책에는 그렇게 쓰였네요. A Linking Verb expresses no action at all. It merely expresses state of being. 토종댁의 답을 기다립니다."
좋은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번 컬럼에서 하고 싶어 했던 이야기를 질문으로 적어주셔서 편하게 됐네요.^^
먼저, 써 주신 ‘linking verb'의 종류는 아주 잘 찾으셨습니다.
그런 동사들이 들어가서 아무 의미 없이 그저 양쪽(주부+서술부)를 ‘이어주기’만 한다면
그게 바로 ‘linking verb'인 거지요.
감을 잡으셨겠지만 소위 말하는 ‘오감동사’라는 것들이 바로 ‘linking verb'입니다.
이제는 질문을 보지요.
liking verb는 간단하게 ‘상태’를 나타낸다고 보면 끝 아닌가요?
맞습니다. liking verb의 상대 개념이 뭡니까? action verb입니다.
linking verb는 그 자체에 움직임이 없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저 주어와 서술어를 이어주기만 할 뿐입니다.
linking verb는 그 자체에도 움직임이 없고 뒤에 나오는 서술부도 움직임이 없습니다.
I am a doctor.
It smells good.
아무 움직임이 안 느껴지죠...
앞서 했던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원래, ‘be’는 ‘있다’라는 동사인데 이 ‘있다’라는 개념 자체에 움직임이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언어학자들도 논란이 많다고 말이죠. 아무튼 ‘be 동사’를 비롯해 ‘오감동사’들은
따지고 보면 움직이는 것도 같지만...또 어떻게 따지면 움직임이 없기도 하는...
그렇게 헛갈릴 정도로 움직임이 ‘적은’ 게 사실입니다.
살짝, 딴 이야기를 하자면요.
영미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바로 이 ‘be 동사’라고 합니다.
왜일까요?
눈치빠르신 분은 바로 맞추시네요.
그렇습니다.
움직임이 없어서입니다.
영어는 대단히 생동감 넘치는 언어입니다.
우리말은....
저 그림을 보니 슬퍼진다.
가 자연스럽습니다.
물론, '저 그림이 내 기분을 울적하게 한다'...라고도 할 수 있지만
분명 전자 쪽 표현이 더 일상적이지요.
그런데 영어는요?
The painting makes me sad.
이게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우리말에 맞춰서
When I see the painting, I feel sad.
라고 영작한다면...
문법적으로 아무 하자 없지만 영미인들은 어딘가 아쉬워할 겁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서겠죠.
영어는 ‘그림’같은 사물도 나를 슬프게 ‘만듭니다’.
하다못해 아기가 ‘태어나다’...이런 표현도 움직임이 적은 거 같아서...
영어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arrive'라는 동사를 쓰지요.
우리 상식으로는 아무 것도 못하는 아기한테 '도착하다'라는 뜻의 적극적 움직임이
개입된 'arrive'를 쓴다는 게...자연스럽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앞으로 영어의 ‘행동 동사’에 대한 사랑은 확인할 기회가 많을 겁니다.
mikie님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동시에 정리를 하자면...
linking verb는 그 자체에 움직임이 없고 뒤에 나오는 서술부에도 전연 움직임이
없습니다. 고로, linking verb가 들어가면 아주 정적인 문장이 되겠지요.
영어 글쓰기 원서에 보면 ‘non-action verb'를 가능한 한 ’action verb'로 바꾸라는
조언도 자주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말은 ‘정적인’ 문장에 아주 익숙합니다.
잘 생각해 보십시요...동사로 휘갈겨진 소설과 형용사로 휘갈겨진 소설이 있다면...
아마도 우리는 후자를 읽는데 더 안정감을 느낄 겁니다.
혹시, 비가 와도 절대 뛰면 안 되는 유교적 선비 정신과 상관있지는 않을까요?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만...^^
아무튼 동적인 영어, 정적인 우리말...
이것만해도 우리말과 영어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하는 셈입니다.
우리는 자꾸만 ‘움직임’을 선호하는 영어를 가져다 ‘안 움직이는’ 우리말로 바꾸려 하거든요.
지금, 제가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적인 표현에 움직임을 주려는 노력....
그것만으로도 여러분의 영어에 ‘활기’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루어갈 주제에 대해 여러분의 의견을 여쭙니다.
영어에 대해 정말 이것만은 이해하고 넘어가고 싶다...하는 부분이 있다면
기탄없이 적어주십시오.
이런 걸 물으면 이렇게 초보적인 것도 모르냐고, 혹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질문이냐고 흉보겠지?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그런 생각에 갇혀 영어와 담쌓고 지냈던 토종댁이므로...
적어도 이 토종댁만큼은 그런 질문을 더 반깁니다.
그게 해결되면 여러분의 영어가 얼마나 활개를 펼지 잘 알기 때문이죠.
기다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