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동사의 비밀, 동영상과 스틸사진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드디어 ‘be 동사의 비밀’의 결론을 내 드리지요.

그 중요한 작업을 위해 특별히 도우미를 모셨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제자, ‘두루미’양입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도와주는 순도 100% 도우미입니다.

 

루미: 안녕하세요? 토종쌤?

토쌤: 안녕?

루미: 그동안 ‘be 동사의 비밀’을 숨 졸이며 지켜봤는데요.

         오늘 드뎌 그 비밀을 벗겨주시나요?

토쌤: 그럴려고.

루미: 근데, 좀 오래 걸리긴 했다는 생각이...

토쌤: 다 이유가 있지.

루미: 어떤 이유인가요?

토쌤: 우리가 영어에서 제일 먼저 좌절을 느끼게 되는 주범이라서.

루미: be 동사가요?

토쌤: 그리고 가장 많이들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어서.

루미: 또 있나요?

토쌤: be 동사만 제대로 이해해도 많은 게 해결되니까.

루미: 글쿤요....

 

토쌤: 이전 시간에 영어에서 동사는 우리말 동사처럼 변신 로봇이지만

명사, 형용사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지?

숙제도 열심히 했고.

루미: 넵.

토쌤: 그런데 우리말에서는 동사, 명사, 형용사 모두

변신 로봇처럼 ‘~이다’, ‘~하다’가 붙어서 현란한 변화를 거듭한다고 말했지?

루미: 넵.

토쌤: 그러면 거기 답이 다 있는 거야.

루미: 거기 답이 다 있다굽쇼?

토쌤: 영어에서 동사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지?

루미: 알죠.

토쌤: 그 이유도 알고 있나?

루미: 그야...

토쌤: 감으로만 알고 있는 거 아니고? 남들이 중요하다 하니까 그러려니?

루미: ....

토쌤: 영어에서 동사가 중요한 이유는 ‘유일한’ 서술어' 이기 때문이야.

루미: 유일한 서술어요?

토쌤: 우리말에서는 동사 뿐 아니라 명사, 형용사도 마음껏 서술어가 될 수 있어.

바로, ‘~이다’, ‘(하)다’라는 서술격 어미 때문이지.

루미: 그 말씀은 ‘학생’은 그냥 명사지만 ‘학생’에 ‘~이다’가 붙어서 ‘학생이다’가

되면 서술어가 된다...는 뜻이죠?

토쌤: 크...정확하게 알고 있군, 그래.

루미: (칭찬 듣고 신나서) 그런데 영어에서는 ‘student' 혼자 서술어가 될 수 없다..

이 말씀이죠?

토쌤: 그렇지. 결코 안 되지.

 

루미: 그거하고 ‘be 동사’하고 무슨 상관인가요?

토쌤: 이제까지 잘 오다가 다시 원점이구만, 그래.

루미: (긁적긁적)

토쌤: 영어에서는 서술어 역할을 하는 게 오로지 동사 혼자니 모든 문장에

동사가 빠질 수 없지. 동사가 없는 문장은 문장이 아니라고 보면 돼.

왜? 서술어가 없잖아!!!

루미: 쌤. 감탄문은요? Good! 뭐 이런 것도 있잖아요?

토쌤: 그건 ‘It is good!'의 준말이니 ’is'라는 'be 동사‘가 생략된 거지.

루미: 아, 글쿠나...

 

토쌤: 이제부터 하는 말이 'be 동사 비밀‘의 열쇠니 잘 들어주길 바래.

루미: 넵.

토쌤: 영어에서 동사는 혼자서 서술어 기능을 하면서 동시에

인칭변화, 시제변화까지 하지. 이런 기능 역시 동사 혼자서만

하는 역할이야. 명사, 형용사는 이런 기능이 없지.

루미: 그건 저도 알아요.

토쌤: 영어에서는 동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왜 서술어가 필요하니까.

근데 그 역할은 동사만 하니까. 거기다 동사는 인칭, 시제변화까지 한다.

루미: 왜 자꾸 하신 말씀을 반복하시는 건데요?

토쌤: 너무 너무 너무 중요하니깐!!!

루미: 네....

토쌤: 잘 들엇!

루미: 넵.

토쌤: 영어는 우리말과 달라서 주어 또한 결코 생략을 안 해.

우리말은 뻑하면 주어 빼먹고 말하기가 십상이지.

루미: 그렇죠. “밥 먹었어?”, “기분이 별로 안 좋아서” 뭐 이런 말에도 주어가 없잖아요.

토쌤: 그렇지. 하지만 영어는 주어를 철저하게 밝히지.

조사나 어미가 없어서 ‘어순’, 즉, ‘자리’로 기능하는 단어들의 특성 때문이지.

루미: 예. 자기 자리를 철저하게 지켜야 혼란이 없다고 하셨죠?

토쌤: 그런데 영어에서 그 중요한 주어를 밝혀주고 나면

그 다음에 생각하는 게 뭘까?

루미: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 아닐까요? 주어가 어떻게 했다...

토쌤: 그렇지. 동사. 그런데 우리말은?

루미: "나는 밥을 먹었다.“를 생각해 보면...

토쌤: 오늘 넌 어째 예문이 계속 먹는 타령이구나.

루미: 요새 다욧 중이라서...히히...암튼 우리말은 주어 다음에 ‘목적어’가 나오네요.

토쌤: 그렇지. 이것 역시 우리말과 영어의 근본적인 차이야.

그리고 이게 ‘be 동사’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지.

루미: 헉!

토쌤: 영어는 주어 다음에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가 오고,

우리말은 주어 다음에 목적어라는...즉, 동사의 동작을 받는 ‘대상’이 온다.

루미: 그런데요?

토쌤: 그런데 주어가 반드시 ‘동작’만 할까?

루미: 움직이기만 하냐고요?

토쌤: 그렇지.

루미: 당연히 안 움직일 때도 있겠죠.

토쌤: 주어는 언제 안 움직일까? 언제 동작이 없을까?

루미: 예쁘다, 조용하다, 학생이다...뭐 이런 건 움직이는 게 아니잖아요?

토쌤: 바로 그거야! (루미를 덥석 껴안다)

루미: 어멋, 어멋, 쌤, 왜 이러세요?

토쌤: 동작과 상태!

루미: 동작과 상태?!

토쌤: 이 말의 의미를 잘 생각해봐.

루미: (생각) 아! 그러니까 영어에서는 주어 다음에 무조건 동사가 나오는데...

왜...서술어가 필요하니까...서술어는 동사밖에 못하니까...인칭변화, 시제변화도

해야 하고...그 동사는 동작이거나 상태다...이 말씀이신쥐....

토쌤: 우와, 너 천재구나!

루미: 뭐, 천재꺼정...

 

토쌤: ‘be 동사의 비밀’을 벗겨주지.

루미: 아, 드디어! 꼴딱!

토쌤: 영어에서는 주어 다음에 무조건 동사가 오고. 그 이유는 루미가 잘 설명했고.

그 동사가 주어의 움직임을 말할 때는 일반 동사, 주어가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나타낼 때는 ‘be 동사’를 쓰는 거야.

‘be 동사’는 원래 의미가 ‘있다’이지.

그래서 “I am in the room."하면 ”나는 있다 방 안에‘가 되는 거고.

루미: 흠...그렇지만 그럴 때는 ‘am'이 우리가 지금 궁금해 하는

그런 'be 동사(linking verb)’로 쓰인 게 아니잖아요?

토쌤: 좋은 질문이야. 하지만 네가 궁금해하는 그 'linking verb'의 be 동사...

즉 “I am a student."할 때도 이 의미에는 변화가 없어.

루미: 변화가 없다고요? ‘be동사’는 ‘~이다’ 아니었나요?

토쌤: 덱끼! ‘~이다’는 우리말의 ‘어미’인데 영어에 있지도 않는 ‘어미’로

‘be 동사’를 해석하다니!

루미: 네....

 

토쌤: 영어에서 'do 동사‘, 즉 일반 동사는 ’~하다‘고,

‘be 동사’는 ‘있다’는 의미야. 단어라는 게 그렇지. 원래 의미가 그렇게

제 맘대로 헤까닥 변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 안 그래?

그래서 "I am a student“는 ”나는 있다 학생으로“라고 해석하는 게 가장 정확해.

루미: 나는 있다 학생으로???

토쌤: 영어에서는 주어가 나오면 그 다음에 주어가 어떤 동작을 ‘하는지’, 아니면

‘움직이지 않고 그냥 있는지’를 일단 가린다는 뜻이야.

루미: 주어가 하다...아니면...있다??

토쌤: 그래,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있는지는 그 다음 문제고.

그만큼 ‘존재’인 주어를 존중한다고 할까?

루미: 이해가 될 듯, 말 듯....

 

토쌤: 좋아, 그럼 실전에 들어가 보지. 지난번에 말한 ‘카메라 기법’ 있지?

그걸 또 써먹어 보자고.

루미: 아, 그...영어는 1번 카메라 위주로 돌아간다는 거요?

토쌤: 맞아. 영어에서 일단 주어가 나오면 모든 게 주어 위주로 돌아가지.

그런데 주어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을 것인지, 스틸사진으로 찍을 것인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대기하고 있어야 해.

루미: 동영상이냐, 스틸사진이냐...

토쌤: 그래. 일반 동사가 나오면 동영상으로 가고, be 동사가 나오면 스틸사진으로

정지 화면으로 찍는 거야. 직접 한 번 해봐. 내가 시작할 테니 뒤를 찍어봐.

준비됐어?

루미: 넵. (카메라 드는 시늉)

토쌤: I play.....

루미: ‘I'가 움직입니다! 동영상으로 찍을게요.

토쌤: ...tennis with my sister.

루미: 예. 동생하고 테니스 치는 거 잘 찍고 있습니다.

토쌤: 이번에는....I am....

루미: ‘be 동사’가 나왔으니 ‘I'가 안 움직인다는 소리군요. 스틸로 찍을게요.

토쌤: ....a teacher in Lincoln Highschool.

루미: 고등학교 선생님이라는 모습...정지화면으로 찍었어요.

토쌤: 아주 잘하고 있군 그래.

루미: 하, 이거 재밌는데요?

토쌤: 한 번 더...She is....

루미: 움직임 없는 ‘be 동사’니까 정지화면으로 잡을게요.

토쌤: ....tall, pretty and nice.

루미: 키 크고, 이쁘고, 착하다...인물사진 하나 찍었어요. 동영상으로 찍으려 해도

움직임이 없어서요.

 

토쌤: 어때? 이렇게 찍어보니 ‘be 동사’가 ‘~이다’라는 오해를 풀 수 있겠지?

루미: 그렇네요. 그냥 일반 동사는 ‘~(하)다’고, be 동사는 ‘있다’로 이해하면 더 쉽네요.

토쌤: 그래. 영어의 ‘be'는 원래 ’있다‘는 의미이고, 뒤에 명사, 형용사 같은 보어가 나와도 ’있다‘의 의미는 변하지 않아. 다만, 완전자동사(보어 필요 없음)라는 자격에서 불완전 자동사(보어 필요함)로 지위가 약간 격감되는 정도?

루미: 아하! 그렇군요.

토쌤: 결국, ‘be 동사’ 뒤에 나오는 보어(명사, 형용사)는

주어가 ‘있는데’...‘어떤 상태로’ 있나...를 설명하는 거라고 이해하면 돼.

루미: 넵!

토쌤: 다음 시간에는 이어서 ‘be 동사’가 들어가는 수동태가 왜 ‘be+과거분사’가 되는지,

또 'be+ing'라는 진행형에 어째서 ‘be 동사’가 필요한지 설명을 해 주지.

루미: 그게 이유가 있는 건가요?

이제까지 그냥 수동태는 ‘be+pp', 진행형은 ’be+ing'하고 공식으로 외웠는데...

토쌤: 언어를 공식으로 외우니 언어로 받아들여지지가 않는 거야.

물론, 언어를 구성하는 법칙은 있으나 그 법칙에도 질서가 있기 때문에

질서를 이해하면 법칙도 이해가 돼. 암기는 이해가 아니야.

암기는 오래가지 않지만 이해는 영원한 거니까.

 

***어떠셨나요?

결론 부분이 어려우신가요?

이해가 안 가시는 분은 손들어 주세요.

특별 개인지도, 혹은 그룹지도 들어갑니다.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지 않으시면 다시 여러분의 영어는 원점으로 돌아갈 지도

모릅니다. 부끄러워 마시고 질문도 주시고, 개인지도, 그룹지도 신청해주세요.

루미양과 함께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