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뭐 그렇게까지 대단한 게 아닙니다

 

일단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러분!!

 

오늘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귀 기울여...아니 눈 모으고 봐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말은 모든 단어가 어떤 '자격'을 갖습니다.

거의 모든 단어에 '조사', '어미' 등이 붙어 그것들에 '자격'을 주지요.

그래서 어떤 자리에 가 있더라도 자기 '권리'를 확실히 챙깁니다.

자리에 상관없이-가장 자연스러운 자리가 있긴 해도-

자기만의 확실한 자격과 권리를 갖는 언어가 우리말입니다.

 

그런데 영어는 단어에 '자격'을 부여해 주는 '조사', '어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는 '자격'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바로, '나열', '자리', '순서'로 알아봅니다.

 

이걸 이렇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어린 아이가 되어서 장난감을 갖고 놀이 한 번 해 보겠습니다.

 

혹시 돌 무렵 아이들이 갖고 노는 'Snap Beads'란 장난감을 아십니까?

 

돌쟁이 아이들 손에 꼭 맞게 들어오는 플라스틱

구형에 조그맣게 고리 비슷한 게 달려 있습니다.

그걸 다른 구형의 구멍에 끼워서 죽 연결해 목걸이처럼 만드는 겁니다.

 

자...그 장난감이 눈앞에 있고 여러분이 그걸 죽 끼운다고 생각해 보십시요.

 

우리말은 말입니다...

 

그 장난감에 고리가 달려있는 경우입니다.

다른 구형을 들고 구멍난 쪽에 그 고리를 끼우면 됩니다.

착착 연결되죠.

 

그런데 그 고리가 없다고 생각해 보십시요.

장난감에서 고리를 다 끊어냈다고 생각해 보십시요.

 

그걸 도대체 어떻게 이어야 할지 난감할 겁니다.

 

영어는 바로 그런 고리가 없는 장난감입니다.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두 어개 정도는 있습니다)

 

그런데 파란 눈에 금발인 사람들은

그걸 잘도 잇습니다.

 

무슨 마술을 부리는 것도 같고...암튼 용한 재주 같습니다.

 

그래서 고리가 있어야만 장난감을 끼울 줄 아는 우리는 괜히 기가 죽습니다.

우리가 뭐 부족한 거 같고...

 

하지만 절대 기죽지 마십시요.

 

왜냐고요?

 

그 장난감은 고리가 있어도 이을 수 있고,

고리가 없어도 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실제 장난감은 그렇지 않지만

그런 게 있다고 상상력을 발휘해 주시길).

 

파란눈, 금발 사람들은 그걸 고리에 끼워서 잇지 않을 뿐입니다.

 

대신, 각각의 구형을 원래 정해진 자리에 갖다 놓습니다.

꼭 그 자리에 갖다 놓아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 줄 아십니까?

 

그 장난감은 고리가 없어도 죽 하나로 붙습니다.

 

오메...희한한 거...

 

그런데 이걸 아십니까?

 

금발에 파란 눈 사람들 눈에는 우리말이 마술로 보입니다.

그 장난감에 하나 하나 고리를 달고

다음 구멍에 정확하게 갖다 끼워 연결하는 우리의 '정교함'에 놀라는 거죠.

구형들을 막 흐트러놓아도 고리에만 맞춰 끼우면 연결되는 '과학성'에

뒤로 자빠지는 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추앙'을 해 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토종댁은 '신토불이'를 주장하는 겁니다.

 

내 땅에서 난 것이 내 몸에 이롭듯,

남의 땅에서 난 것은 그 사람들 몸에 이롭습니다.

 

그걸 인정해야지요.

 

남의 땅에서 난 게 눈에 익지 않다고 그걸 폄하한다면...

혹은 반대로 눈에 익지 않은 걸 더 우수하고 신기한 걸로 착각, 과도하게 추켜세우기만 한다면...

 

그걸 진실로 '체험'할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겁니다.

 

우리가 영어에 대해 가져야 할 마인드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쓰는 그 나라 땅의 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걸 못한다고 주눅들거나 그걸 너무 대단한 대상으로 추앙할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마음 속에는 영어를 잘 못한다는 이유로 너무 기가 죽어 있습니다.

영어에 너무 눌려서 오금을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대상 앞에서 무슨 말이라도 제대로 해보고 무슨 주장이라도 해 보겠습니까?

 

그런 대상은 그저, 오로지, 주구장창 '추앙'만 하다가 '동경'만 하다가 끝납니다.

 

저는 그렇다고 영어를 '별 것 아닌 시시한 언어'로 비하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우간다어건 몽골어건, 전체 단어가 통털어 100개 정도밖에 없는 나라 말이든,

우리는 존중해야 합니다.

 

우리말이 전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이 인정되고 있긴 하지만,

언어를 비교 분석하면 과학성, 체계성, 효율성 등에서 분명 상대적으로 '나은'

언어가 있긴 하겠습니다만-그 절대적인 기준은 '표현'의 합리성에 있겠지요-

기본적으로 이 세상 모든 언어는 '평등'합니다.

 

뭐, 다 아는 이야기를 왜 사삼스럽게 떠들고 있냐굽쇼?

 

서점에 가서 자기 관리, 처세에 대한 책은 99%가 여러분이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요는...'실천'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고자 그 책을 사 보는 것이겠죠.

 

토종댁도 새해를 맞아 여러분께 영어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 드리고 싶습니다.

'실천'을 목표로 말입니다.

 

고리가 있어도 연결되고

고리가 없어도 연결되는 장난감...

 

그걸 잊지 마십시요.

 

영어는 '고리 없이(혹은 아주 소수의 고리만 갖고도) 연결하는 장난감'일 뿐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곧 우리가 얼마나 영어를 과도하게 '추앙'하고 있었는지 그 실체를

밝혀드리러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