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못인의 실력과 발상으로 영잘인 따라잡기를 해 보겠습니다.

 

지난 번에는 영잘인 따라잡기 원칙 1, '아예 말 않기보다는 틀려도 하라'였습니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아예 말않으면 여러분의 말을 알아들어줄 가능성 0%에서 멈춤.

틀려도 말을 하면 여러분의 말을 알아들어줄 가능성이 0%에서 100%로 순간 증폭.

 

자, 어느 걸 택하시겠습니까?

 

물론, '하지 않는 것'이 '하는 것'보다 쉽습니다.

안하고 가만있는 것이 행동으로 옮기는 거보다 비교도 안 되게 쉽지요.

 

하지만 하지 않으면 '결과'가 없습니다.

 

틀려도 하면.....결과가 있습니다.

비록, 틀린 것에 대한 '쪽팔림'은 남을 수 있으나

하지 않아서 가슴 치는 '후회'보다는 낫습니다.

손에 쥔 '결과'라는 보상이 있으니까요.

 

순간의 쪽팔림은 평생의 후회보다 천만배 낫습니다.

안 그런가요?

 

순간의 쪽팔림이 두려워 두고 두고 후회할 일은 남기지 않길 바랍니다.

 

자, 영잘인 제1원칙을 적용해서 여러분이 해보셨네요.

행동으로 옮기셨네요. 장하십니다. 뭐, 숙제하란 말도 안했는데요.

훌륭하십니다.

 

해 보시니 어떻습니까?

의외로 보기하고 달리 별 거 아닐 수도 있고,

머리에 쥐날 것 같기도 하고,

보기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고...

 

여러 증상을 겪으셨을 줄 압니다.

 

제1원칙에 의거해서 입을 열어보셨다면 이제 제2원칙을 적용해서

정리를 좀 해 보도록 합시다.

제2원칙부터는 '덜 쪽팔리기' 위한 작업이 되는 거겠죠.

그러니까...^^

 

앞서 댓글을 올려주신 분들이 하신 말씀은 상대방이 거의 다 알아들었을 겁니다.

 

문법 좀 틀리고, 시제 좀 틀리고, 단 복수 좀 틀리면 어떻습니까?

어떻게든 알아먹으면 '일단은' 되는 겁니다.

 

지금부터는 '일단은'에서 좀 더 발전해 '이단', '삼단'으로

때빼고 광을 내 보겠습니다.

 

왜죠?

 

덜 쪽팔리기 위해서죠.

더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죠.

더 원만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죠.

 

단, '일단'이 가동되어야 '이단', '삼단'도 가능한 겁니다.

 

지금, 혹시 '이단', '삼단'에만 집중하다가

'일단'조차 못하고 계신 분들...

 

나는 영어가 안 돼...좌절하고 계신 분들의 태반이

이런 경우입니다.

 

'일단', 입을 여십시요.

그게 아랍어, 아프리카어가 아닌 이상...

100% 상대방이 알아들어 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마십시요.

 

자, 영잘인 따라잡기 원칙 2, '우리말의 토씨를 죽여라'를 소개합니다.

 

지난 번에 해 보셨던 문장입니다.

 

<미국에 사는 한국인들은 시민권이 있어도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우리말 문장을 대할라치면 평소에는 안 그러다가

영어로 바꿀 때면 이상한 습관이 나옵니다.

 

토씨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거죠.

 

우리는 말할 때 우리말 토씨에 신경 안씁니다.

그냥 자연히 다다다다 튀어나오니까요.

자연히 앞말에 다다다다 붙어주니까요.

 

그런데 영어로만 바꾸려 하면 이 자연스럽던 토씨가 무지하게 신경쓰입니다.

 

왜죠?

 

당연하죠. 영어에는 이게 없으니까요.

그런데도 부득불 이 토씨를 영어로 바꾸고야 말겠다고 '쓸데없는' 용을 쓰다가

영못인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늘 그자리입니다.

 

죽이십시요.

우리말의 토씨를 죽이십시요.

그냥 죽여주십시요.

 

영어를 가르치다 보니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쌤, '하기는 하는데'에서 '~기는 ~는데'가 영어로는 뭔가요?"

 

예. 여러분도 궁금하셨을 겁니다.

확실히 대답해 드리지요.

 

없-습-니-다.

 

그런 토씨가 영어에는 없습니다.

다만, 비슷한 뉘앙스로 표현을 만들어볼 수 있을 뿐이지요.

 

그게 그거 아니냐고요?

 

아니죠. 있는 토씨를 갖다 붙여서 그 말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 토씨를 '표현'으로 대신 흡수시켜 재생한다는 말입니다.

왜요? 영어에는 토씨가 없으니까요!!!!

 

그러니 제발, 이제부터는 '시민권이 있기는 있는데'에서 '~기는 있는데'가

영어로는 무엇인지 고민하시는 일은 없기 바랍니다.

중요한 건....토씨가 아니라 '표현'입니다.

 

위 문장에서 토씨를 죽이고 단어를 나열해 보죠.

단어는 있어야죠.

단어는 편의상 동사, 형용사, 부사는 '기본형'으로 가겠습니다.

 

미국   살다  한국인들  시민권  있다  투표권  행사하다  않는다  경향이있다

 

그러니까 이 9개 단어만 해결하면 되는군요(우리말은 이 7개 단어 외에 조사, 어미 등의 토씨가 줄줄이 들러붙어 있고요.)

 

미국           America/USA/the States

살다           live/resident

한국인들     Korean people/Koreans

시민권        citizenship

있다            be/have

투표권        voting rights

행사하다     exercise/use

않는다        (do) not

경향이있다   tend

 

대충 단어 정리가 되었으니 이젠 영어 어순대로 자리를 잡아주면 되겠네요.

 

영어 어순은 어찌되나요?

 

주어+큰서술어+목적어(접속사 등이 붙어서 다시) 주어+작은서술어+목적어.....

 

문법책에는 주절, 종속절 등 어렵게 되어 있지만...

 

그냥 이렇게만 보아 주십시요.

상세하게 들어가면 또 잘게 나눠지지만 일단 큰 대들보는 이겁니다.

 

큰서술어는 '진짜 하려는 말의 결론'을 말합니다.

제일 포괄적인 서술어죠.

 

우리말은 끝까지 들어야 맨 나중에 이 큰서술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영어는 이 큰서술어가 앞에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문장에서 제일 큰서술어는 '~는 경향이 있다'입니다.

 

그렇죠?

 

이렇게 단어를 뽑아냈으면 영어 어순대로 갖다가 배열만 하면 됩니다.

 

이전에 혹시 우리말에 토씨가 있고, 영어에는 없지만

아주 없지는 않고 조금 있다는 말씀 드린 거 기억나시나요?

 

부정사, 분사, 동명사...등으로 동사에 '~ing', 'to', 'pp' 등이 붙거나 형태가 변하는 경우 말입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우리말은 토씨로 책 한권 만들 수 있지만 영어는 이게 다입니다.

 

다음 시간에 영어에 '쬐끔' 있는 토씨로,

영어 어순대로 어떻게 배열하면 영잘인이 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