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난번에 다음번엔 Pre-nuptial agreements에 대해 글을 올려 드리겠다고 했는데요.

아무래도 더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건 양육권 문제가 아닐까 싶어서 순서를 바꿔 봤습니다.

양육권 관련 법도 주마다 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인 법으로, 양육권은 Physical custody와 legal custody로 나뉘어 집니다. 말 그대로 Legal custody는 법적인 양육권이고, Physical custody는 아이가 누구와 더 많은 시간을 사느냐를 따지는, 주거에 관한 양육권입니다. 

양육권을 따지는 데 있어서 거의 모든 주에서 쓰는 법적 근거는 "best interest of child"입니다. 부모가 어떻게 지지고 볶고 싸우다가 이혼을 하건, 한 부모가 얼마나 비양심적이고 바람을 오십만번을 피웠건, 법원에서는 양쪽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만 중점적으로 파고 들 겁니다.

흔히 이혼을 할 때, 억울하게 당한 쪽에서는 (e.g., 바람핀 놈에게 뒷통수 맞은 사람) 배우자의 도덕성 결여를 문제 삼아 아이의 양육권을 완전히 없애버리고 싶다고 하곤 합니다. 그런 양심도 없는 ㄴㅁㅅㄲ한테 아이를 맡겨봐야 좋을 것 없다고 하지요.. 하지만 냉정하게 판단하셔야 합니다. 법원에서 관심을 주는 건 얼마나 좋은 아빠/엄마인가 이지, 얼마나 좋은 배우자였느냐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혼은 어차피 하는 거고요. 양육권 싸움에 있어서는 무조건 상대방을 도덕이 뭔지도 모르는 나쁜놈을 만드는 게 대수가 아니라는 말씀이지요.

우선 legal custody는 왠만하면 두 부모에게 똑같이 주어집니다. 법적 양육권조차 빼앗아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보시면 됩니다. 극단적으로 마약에 쩔어서 사람 여러명 죽인 사람 아닌 이상, 왠만하면 법적 양육권은 살아있는 두 부모에게 다 줍니다.

Physical custody가 법정 싸움의 대부분 이지요. 애를 덜 데리고 살겠다고 싸우는 경우는 거의 없겠지요. 양쪽 부모 다 본인이 더 좋은 부모이고, 본인이 아이를 더 데리고 있어야 아이에게 좋다고 주장 하겠지요. 이러다보면 상대방은 알코홀릭이고 (흔히 나오는 시나리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고 (우울증이나 bi-polar등) 성격도 부주의 투성이에다가 아이 학교에도 매일 늦게 데려가고, 기타 등등, 뭐 이런 주장들이 나오게 됩니다. 참 어리석은 것이, 판결을 내리는 판사도 사람이고, 사람 보는 눈이 있는데 말입니다.. 더욱 더 열심히 상대방을 몹쓸 부모로 만드는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부모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볼 때 돈이 많고 좋은 직업을 갖고 있고 기타 등등보다, 아이가 어릴수록 얼마나 이제껏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냈느냐를 크게 봅니다. 그래서 경제력이 없는 엄마들이 외려 양육권 싸움에서는 유리한 경우가 많이 있는 거구요. 법원에서는 이혼으로 인해 아이에게 전해질 스트레스와 충격을 최소화 하는 걸 child's best interest를 serve하는 것으로 보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낳아서 크는 동안 아이와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온 부모에게 이혼 후에도 계속 아이를 보게 하는 쪽으로 가게 되는 거지요. Status quo라고 해서 현상유지에 (이혼 전의) 가장 근접한 schedule을 (이혼 후에도) 권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크게 보는 것이, 얼마나 이 부모가 다른 부모에게 협조적인 부모인가를 봅니다. 여지껏 엄마가 아이를 거의 도맡아 키우고 있었다고 해도, 법원에서 엄마가 계속해서 아버지가 unfit하고 (아버지로서 자질이 모자르고) 바람둥이에다가 책임감도 없고 포르노도 매일 보고 어쩌구 저쩌구 해서 절대 아이를 아버지한테 보내면 안 된다고 주장을 한다고 칩시다. 하루도 아버지에게는 못 보내겠답니다.. 이럴 경우 Alienation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아이 엄마가 아이를 아버지로부터 단절시키려 한다고 법원이 판단할 경우, 통례를 다 뒤엎고 아버지에게 sole phycial custody를 줄 수도 있습니다.

실례를 말씀드리자면, 엄마는 잘 나가는 변호사인데 아빠는 집에서 가정주부로 수년을 보냈습니다. 허리가 아파서 일을 못 나간답니다.. 평소에 와이프 등쳐먹는 걸로도 모자라 남자가 이혼 수속을 밟습니다. 그리고는 와이프 변호사 사무실 반땡하고, 양육권 다 갖고, 양육비 다 받고, 배우자 부양비도 달랍니다. 처음엔 아버지가 아이가 어려서부터 라이드 다 주고 집에서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엄마는 하루종일 일을 해야 하는 것에 반해, 아버지는 어차피 집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니, physical custody를 아버지에게 줬습니다. 엄마에게는 visitation right을 주고요. 엄마에게는 주말에만 하루 와서 있다 가곤 했는데요. 날이 갈수록 아이가 엄마에게 못되게 굽니다. 집에 와서도 문 꽝 닫고 들어가 밥도 안 먹고 불러도 안 나오고... 아무래도 아빠가 엄마에 대한 나쁜 얘기로 아이를 쇠뇌시키는 거 같은데, 엄마는 참 난감합니다..

너무도 다행히 아빠가 끊임없이 법원에 petition을 넣습니다. 저 엄마가 알코홀릭에 정신질환도 있고, visitation rights도 없애 버려야 한다고. 참 상황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여긴 판사, 아이의 정신감정을 주문 합니다. 그리고 psychologist는 아무래도 아버지가 아이를 쇠뇌시켜서 엄마와 단절시키고 있는 듯 하다고 opinion을 내지요. 지난 몇 달간의 정황을 두루두루 감찰한 판사, 아버지에게서 아이를 완전히 뺏어 버립니다. 아이를 상대편 부모에게서 alienate시키려는 행위는 양육권 시비에서 거의 가장 괘씸한 죄로 여겨집니다. 이건 양육권에 있어서, 마약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는 듯 합니다. 그래서 그 아이는 엄마와 6개월을 지내고 (6개월간 아버지와 완전 연락을 단절하도록 법원에서 명령 떨어지고) 후에 monitored visitation을 시작하게 허락해 줬답니다.

양육권 싸움은 현명하게 해야 합니다. 내가 아무리 억울하고, 저놈이 나쁜 놈이어도, 법원에 가서 똑같은 주장만 계속 하다가는 판사가 나의 의도를 오해하기 쉽습니다. 무조건 법원에서는 "우리가 못난 부모라 이혼은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되도록 충격을 최소화 하고 싶고, 부모로서, 아이 아빠에게 최대한 협조를 하고 싶다"라는 느낌을 팍팍 풍기셔야 합니다.

그럼, 도움이 되셨기 바라고, 혹 이해가 안 가는 사항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