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보면 변호사는 배우자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본인의 변호사를 뭘 잘 모르고 훌떡 고용하는 사람도 있고 꼼꼼하게 따져서 정말 좋은 변호사를 찾아서 고용하는 사람도 있고. 번갯불에 콩궈먹듯 고용을 했어도 본인의 필요와 기대에 잘 부응하는 좋은 변호사를 만나는 운 좋은 사람도 있고,  꼼꼼히 따져서 고용했어도 알고보니 겉만 번지르르 했거나, 변호사와 본인의 스타일이 잘 안 맞는 사람도 있고.

제가 제 칼럼을 통해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도움의 종류는 일종의 신부수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혼을 준비하실 때 필요한 법률 상식들, 좋은 변호사를 고르는 방법 등을 코치해 드리는 거지요. 일단 결혼해서 닥쳐보면 음식하는 거며 애 키우는 거며 아무것도 몰랐어도 이렇게 저렇게 그냥저냥 하게 되겠지요. 이혼도, 일단 닥쳐보면 어떻게든 끝까지 갈 수야 있겠지요. 하지만 미리 뭐를 예상하시고 준비하셔야 하는지 알고 전쟁터로 들어가면 닥치는 모든 일들이 조금은 더 수월하게 느껴지시 겠지요. 

결혼생활과 마찬가지로 변호사와 본인과 스타일이 너무도 안 맞고나, 서로 이해가 부족하거나, 의사소통이 안 되거나, 믿음이 안 가거나 하실 수 있습니다. 결혼생활에서 배우자와 이런 상황이라면, 대화로 지혜롭게 풀어 보시던지, 끝이 안 보이신다면 이혼을 고려해 보셔야 하겠지요. 변호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나보다 더 나의 법적 권리를 잘 대변해 줘야 할 사람과 의사소통이 안 되거나, 이노무 변호사가 돈만 받아먹고 뭔 일을 어떻게 하는건지 전혀 모르겠다면, 대화로 오해를 푸시던지, 오해를 풀 게 없다면, 응당 이혼 (=해고)을 하셔야지요.

결혼생활 도중 남편이 믿을 수 없고 관심도 안 써주고 딴짓거리를 한다고 본인은 다른 남자에게 가서 남편의 빈 자리를 채우려고 하면 안 되듯, 변호사와의 관계도 마찬가지 입니다. 싹수가 노란 남편은 이혼을 하고 좋은 배우자를 새로 만나셔야 하듯이, 싹수가 노란 변호사는 해고 하시고 좋은 변호사를 새로 만나셔야 합니다. 이도저도 아니고 일단 한 곳에 돈을 꼬다박았으니 믿을 수는 없지만 이혼 끝날 때까지만 어째저째 가보자는 생각은, 정말 위험하고 어이없는 생각입니다.

지난번에 말씀 드렸듯이 가정법 하는 변호사들은 보편적으로 (계약조건이 다르신 분도 있을 수 있으니) 시간당으로 돈을 받기 때문에 처음에 retainer로 몇천불을 선불 하셨다고 해도 일한 시간대로만 돈을 제하고 나머지 돈은 변호사 해임하실 때 뱉어내야 합니다. 만약 안 뱉어내겠다고 하면 변호사 협회에 고발하시면 바로 돈 뱉어내게 됩니다. =.=

어떤 분은 아이를 본인이 키우고 싶은데 변호사가 자꾸 그냥 아이는 애아빠 줘버리지 뭘 사서 고생이냐고 한답니다. 그리고 아빠가 아이를 위험하게 방치하는데 변호사는 법원으로 그 문제를 가지고 가기는 커녕 외려 애엄마에게 뭘 그런 걸 가지고 호들갑이냐는 식으로 말을 한답니다. 근데 처음에 수천불을 돈을 미리 내놨기 때문에 새로 변호사를 바꾸긴 뭐 하답니다. 지금 장난 하십니까???????????????????????????

전 이런 분들, 특히 애가 관련된 경우, 보면 정말 화가 납니다. 이건 마치 폭력적인 애아빠의 실태를 너무나도 잘 알 면서도 이혼이 무서워서, 애들 아빠니까, 그래도 그냥 살아야 겠다는 엄마와 같은 상황입니다. 그러다가 애아빠가 정신줄 놓고 애들이랑 엄마랑 다 패서 죽이면 어쩔껀데요? 자신 뿐만 아니라 아이의 미래가 달린 일을 두고 그렇게 손 놓고 안일하게 앉아 계셔도 되겠습니까? 이혼할 때 변호사 잘못 만나서 늘 엄마와 자라오던 아이의 양육권을 50:50로 가르고, 그걸로도 모자라 아이는 아빠네 가서 방치되고 학대 당하는데도 어쩔 수 없다고 손놔 버리는 케이스도 봤습니다. 왜요? 왜 그럽니까? 왜 이혼을 못하고, 왜 해고를 못 하냐고요.

본인의 변호사가 있으면서 다른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는 거, 이건 개인적으로는 조강지처 두고 바람 피우는 것과 다를바가 없는 거라 생각 합니다. 그리고 제 칼럼이 이런 바람 피우는 분들을 부추기는 장소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