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전에 속풀이방에 올렸던 변호사 비용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신 분들은 "저 사람은 시간당 100불이면 된다는 걸 이 사람은 350을 달랜다. 완전 도둑넘이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겠습니다. 알고보면 시간당 350불짜리 변호사가 한 시간에 마칠 일을 100불씩 열 시간에 대한 변호사비를 받고도 일을 제대로 못하는 변호사가 도둑넘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특별히 가정법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변호사 고용하실 때 상식적으로 알아두심 좋을법한 글이기에 다시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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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들 변호사 비용 갖구 불만 토로 하시는데요.

제 생각을 좀 적어보자면 이렇습니다.

 

1. 비싼 변호사와 싼 변호사

수요와 공급 원리 아시죠?

공급할 수 있는 서비스에 한계가 있는데 수요가 계속 높아진다면, 당연히 서비스 가격은 올라가는 겁니다. 변호사도 다를바 없습니다. 미국 변호사건 한국 변호사건 유태인 변호사건, 실력 있고 그 분야에서 이름 알려진 사람들은 hourly rate이 비싸기 마련입니다.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 보세요. 같은 시간 들여서 500불 벌 수 있는데 150불만 벌라고 하면 누가 돈 적게 주는 client를 택하겠습니까. 워낙 firm이 커서 pro bono 일을 많이 핸들할 수 있는 규모가 되지 않는한, 수요가 올라갈수록 변호사비도 자연스레 같이 올라가게 되지요.

 

물론 변호사비 비싸게 부른다고 해서 다 실력있는 건 아니지요.

턱없이 비싼 변호사비 부르면서 변호의 변자도 모르는 기본도 안 된 사람들 많이 있지요.

그건 이런 이유에서일 껍니다.

 

미국의 법대에선 "전공"이란 게 없습니다.

똑같이 형법, 상법, 민법, 헌법, 등 기본적인 과목 십여개를 듣고, 그 이후에 본인이 관심있는 electives를 더 들으면 졸업입니다. (이민법이나 가정법 등은 기본 과목에 안 들어갑니다) 그래서 졸업을 하고도 법률사무소에서 일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변호사 시험을 패스 하고도 당장 케이스를 맡을 내공이 없지요. 물론 변호사협회의 규율상으론 본인이 self-study를 해서 금방 고객을 변론할 수 있는 실력이 안 생긴다면 케이스를 안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 돈이 급한 사람들은 자신이 맡으면 안 될 일을 맡곤 하지요. 시행착오를 아무리 거쳐도 제대로 supervise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법대 졸업후 남의 밑에서 일을 안 배우고 바로 개인 사무실을 차린 사람들의 경우) 수년이 흘러도 실수 투성이이기 십상이지요. 허나 그 수년을 "경력"이라 생각하고 돈은 점점 올립니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무래도 시간당 150불을 부르는 사람보다는 시간당 350불을 부르는 사람이 실력으로 볼 때 나을 확률이 크다는 거구요. 허나 비싸다고 무조건 믿으셔도 안 되고 꼭 충분한 research를 거치시고 변호사 선임을 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각주의 변호사협회 싸이트에 들어가시면 이름을 쳐넣으시면 변호사가 어디 학교를 나왔고 어떤 기록이 남아 있는지 (혹 complaint가 file된 전적이 있는지 등) 등이 다 나오거든요. 또 어떤 분야에서 certified specialist인지도 알아볼 수 있고요.

 

어느 분야건 certified specialist를 쓰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이들이 무조건 보통 변호사들보다 돈을 많이 받을 껍니다. 이민이야 워낙 모 아니면 도, 아무리 잘해도 못해도 결과는 이거 아니면 저거니까 비싼 사람 쓰기가 아까우실지 모르겠으나 (이해 못하는 거 아닙니다) 이민 케이스 끝날 때까지 가슴 졸이며 선임한 변호사가 하는 말 못 믿으시고 불안해하시는 분들 정말 많이 봐서요. 이민도 certified specialist에게 맡기시면 안심하실 수 있으니까요. 이 certification은 뭐냐면, 한 분야에서 일정기간 일을 익힌 후 그 분야에서의 전문지식을 공증을 받는 process인데요. 보통 한 분야에서 certified specialist가 되는 변호사는 10% 안쪽입니다. 가정법은 1%도 안 되네요.

 

속풀이에 가정법 변호사 찾으시는 글도 자주 올라오는데요. 제 생각엔 가정법이야말로 정말 좋은 변호사를 쓰셔야 해요. 워낙 하루 이틀에 변호사의 일이 끝나는 게 아닌데다가 (이민이야 서류 해넣고 나면 approval나올 때까지 별반 변호사 쪽에선 할 일이 없는데 비해) 자주 법정에 서야하고, 변호사의 실력에 따라 나올 수 있는 outcome이 너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한두푼 아끼자고 좀 싼 변호사 쓰셨다고 인생의 쓴맛을 제대로 보신 분들 많이 봅니다... 더우기 가정법은 시간당으로 변호사 비용을 bill하기 때문에, 아무리 시간당 비용이 싸다 하더라도 시간당 350불짜리 변호사가 5시간에 마칠 일을 시간당 200불짜리 초짜 변호사가 20시간에도 못 마칠 수 있는 일이거든요. 그 긴 시간동안 돈 바닥나고 애간장 태울 이혼하시는 분들 생각하면 제가 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2. 유태인 변호사 vs. 한인 변호사

 

이건 뭐... 길게 적을 것도 없이...

예전엔 판사들이 워낙 유태인이 많아서 변호사를 유태인을 쓰면 다 연줄이 닿아 우리 쪽에 이로운 outcome을 내준다는 myth가 있었는데요. 음... 제가 유태인 변호사 firm에도 일해보고, 완전 all-American 인 (Civil war부터 미국에 뿌리내린 집안) 변호사 firm에도 일해보고 저도 한인 변호사지만, 변호사 실력에는 인종 없습니당... 외려 한국어를 잘 구사하고 한국인의 정서를 이해한다는 게 큰 도움이 되면 됐지 해가 될 일은 없단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위에 말씀 드렸듯 인종에 관계없이 실력이 있는지를 잘 따져보시고 변호사를 선임 하셔야 하지요. 한국인이니 무조건 믿으셔도 안 되고, 유태인이니 무조건 믿으셔도 안 되지만, 한인이니 무조건 못 믿고 실력 없다고 보셔도 안 되실 문제입니다. 한국 변호사 못 믿는다고 완벽하지 못한 영어로 유태인 변호사 선임하셨다가 정말 되게 당하신 (상법 관련 법정 싸움에서) 한국분 봤거든요...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본인의 변호사와도 제대로 communication이 안 되셔서... 본인은 영어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셨던 분이셨는데... 법정용어와 일반용어와 또 틀리고.. 워낙 말이란 게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라...

 

3. 이민법 vs. 가정법

이민법은 연방법이라 전국에 적용되는 법이 같습니다. (법 전체에서 딱 4개만 연방법이 적용 되는데, 이민이 이 중 하나)

굳이 같은 주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실력있는 변호사를 아신다면 타주의 변호사를 선임하셔도 좋은 거죠. 그리고 한번 filing 넣었다가 request for additional evidence (혹은 rejection)을 받으셔도 한번 만회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쉽게 appeal이라고 생각하심 되지요) 같은 케이스를 3000불 달래는 변호사와 10000불 달래는 변호사가 있다면 저라면 잘 알아보고 3000불 달래는 분께 가겠습니다. (말씀 드렸듯 오래 사무실 열어놓고 계셨어도 이민의 "이"자도 모르는 분 많으시니 두루두루 알아보시고...)

 

반면 가정법은 주법입니다. 게다가 가정법은 이민과 달리 (이민은 서류만 제출하고 인터뷰에만 따라가면 되는데) 법정에 가서 수시로 싸워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변호사 중 실력 있는 분을 선임하는 게 장땡입니다. 먼 곳의 변호사는 jurisdiction의 문제로 어차피 변호를 못 맡으시기가 쉽구요. 가정법은 하시는 분들은 가정법은 물론 형법, 재산법 (Property law), Wills & Trust등 다른 분야의 지식도 두루두루 갖고 계셔야 가정법일을 잘 해내실 수가 있습니다. 가정법은 워낙 특수화된 분야여서 이제 막 법대 졸업하신 분이 손을 대시기엔 무리인 분야이기도 합니다. (법대 다니시면서, 혹은 법대 이전에 이 분야에서 일을 해보신 분이 아닌 이상) 그만치 더 변호사 선정에 있어서 신중하셔야 하구요. 같은 변호사 라이센스 있다고 같은 가격에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하심 절대 안 된답니다.

 

덧붙여서, 하버드 법대 나오신 한국어 영어 완벽히 소화하시는 변호사가 계신가하면, 변호사협회 인증도 못 받은 법대 (인터넷으로도 법대 다닐 수 있는 주도 있습니다) 나오셔서 피터지게 공부하셔서 변호사 시험 패스하신 일세 변호사도 계시지요. 뒤의 분을 무조건 실력이 뒤쳐진다고 하는 건 아니지만 networking이나 (변호사 한명이 법의 세밀한 부분까지 다 알고 있긴 힘드니, 모르는 것에 부닥치면 법대 친구에게 SOS를 치기 마련인데요) motion (문서로 법원에 제출하는 거)이나 변론의 질이 같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근데 같은 가격을 받으라고 하면 좋은 대학 나오신 실력있는 분이 기분 심히 안 좋으시겠지요? (불행히도 저는 그 분이 안 됩니다만.. ^^)

 

글이 길어졌네요. :)

변호사 필요하신 분들, 꼭 사전에 충분히 알아보시고 믿음이 가는 분께 케이스 맡기시길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