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타까운 아줌마:
캘리포니아 사는 백인 아줌마.
그래픽 디자이너로 잘 나가던 시절 중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합니다.
한국남자 못지않게 가부장적인 중국남편 (이런 아저씨들이 흔치는 않다던데... =.=) 첫아이가 나오자마자 아줌마에게 집에서 애만 키우라고 합니다. 머... 애 낳고 정신 없기도 하고... 그래, 애만 잘 키우자 싶었지요. ㅠ.ㅠ
첫째 낳고 얼마 안 있어 둘째 낳고. 여느 미국 아줌마들처럼 애들 학교 따라 댕기고 뒷바라지 하는 걸 삶의 낛으로 여기고 삽니다. 아이들 학교 데려다 주고 데려오고서 부터 오만가지 volunteer work 까지, 아이들에 관한 모든 일을 엄마가 도맡아서 해왔지요.
그러다가 이혼을 하게 되는데요. 변호사도 만나기 전에 별거를 시작하게 되면서 남편이 제안한 parenting schedule은, 50:50 이었습니다. 이제 당신도 일자리도 찾아봐야 하고 하니 아이들을 도맡아서 키우기는 버거울 것이다. 그러니 당신이 자리를 잡을 때 까지만이라도 아이들을 반툼 맡아 주겠다는 거였지요. 얼핏 들으면 아주 합리적이고 신사적인 제안입니다. 이 아줌마도 별다른 이의 없이 그러자고 하지요...
이혼 수속을 시작하면서 이 미쿡 아줌마는 십년 넘게 살을 맞대고 살았던 남편의 이중성을 뼈저리게 경험합니다. 돈 절약하자고 변호사 고용하지 말자고 할 땐 언제고, 어느새 남편은 자기 친구의 엄마인 가정법 스페셜리스트 변호사를 대동하고 나옵니다. 뒤늦게 정신 차린 미쿡 아줌마, 유능한 가정법 스페셜리스트를 찾아 옵니다 (제 멘토). 그리고는 하는 말.. 이제 프리랜서로 조금씩 돈도 벌고 있고,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니 아이들의 primary physical custody를 갖고 싶다는 겁니다. ㅠ.ㅠ
제 멘토는, 이 분이 할 수 없으면, 그걸 해낼 변호사가 없을 정도로 정말 유능한 분이신데요. 아무리 유능한 변호사를 찾아와도 시기를 놓치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걸 이 때 알겠더군요. 아무리 엄마가 10년 넘게 아이들을 1에서 10까지 뒷바라지하고 키웠고 아빠는 학교에 한번 찾아가본 일이 없어도, 법적 별거일을 기점으로 해서 부부가 50:50로 아이들을 돌봤다면, 법원에서는 status quo, 현상유지를 위해 50:50로 계속 가라고 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거지요. 이 미쿡 아줌마가 이미 50:50 스케쥴을 6개월 이상 유지해온 상태에서 저희 멘토를 찾아온 거였거든요. 법원에서는 그 스케쥴로 쭉~~~~~~~~~~ 가라고 합니다. 애들 엄마는 정말 억울하고 환장하고 팔짝 뛰겠지요... 자리 잡을 때까지만 일시적으로 아이들을 맡아주는 것처럼 했던 남편에게 완전히 속은 겁니다..
설상가상으로.. 이게 또 어떤 여파를 초래할 수 있냐면요.
이 미쿡 아줌마가 이혼 수속 중 옛사랑을 다시 만나 다시금 사랑에 빠지고 약혼을 합니다. 그리고는 이혼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을 데리고 옛사랑이 있는 타주로 이사를 가겠다고 청원서를 제출합니다. 법원은, 갈래면 너 혼자 가라고 합니다. =.=
이 부부는 캘리포니아로 이주하기 전 계속해서 아내가 이사가고 싶어하는 타주에서 거주했었습니다. 아이들의 조부모들도 다 그 주에 있고요. 아이들은 캘리포니아에서 낳아서 길렀다고는 하지만, 친척, 친지들도 많고, 엄마가 혼자 자리잡기에도 더 낫고 등의 이유를 들어서 얼마든지 그 주로 이사갈 수 있도록 법원의 허락을 받을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다만 한가지, 엄마가 primary physical custody가 없다는 게, 아무리 유능한 변호사를 끼고 있어도 뒤집을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 겁니다.
2. 어리석은 아줌마:
캘리포니아 사는 한국 아줌마.
한국에서 살다가 교포 남편 만나 캘리포니아로 시집을 옵니다.
일번 아줌마처럼 애 낳고 집안살림을 도맡아 하며 세월은 흐르는데요.
가사는 커녕 자기 애 보는 것도 전혀 안 도와주는 괘씸한 남편을 벌주기 위해 사전경고 없이 아이도 내팽개치고 한국으로 나가 버립니다. 그리고는 2달간 연락조차 안 닿습니다. 남편에게 인생의 쓴맛을 제대로 보여 주려고 꾸민 짓거리라는데... =.=
두돌 된 아이도 내팽겨치고 한국으로 간 아줌마의 남편. 지대로 열 받습니다. 그래서 이혼수속을 밟지요. 아줌마가 한국에서 돌아오자마자 summons and petition을 serve합니다. 아이는 아빠와 시부모가 키우고요 (졸지에 엄마가 행방불명이 됐으니 back up 군단 나와 주셨습니다). 바보 아줌마, 싹싹 빕니다, 잘못 했노라고. 아무 소용 없습니다. 남편은 맘 떠난지 오랩니다.
양육권은 어떻게 됐을까요? 대충 답이 나오시겠지요? 아빠가 primary physical custody를 갖고 엄마는 일주일에 한번 겨우 얼굴 볼 수 있게 됐지요. 애엄마는 여지껏 일을 해본 적도 없어서 경제력도 없는데 애 양육비까지 내놓으랍니다... 양육의 의무는 부부가 공동으로 지는 거라고요. 결혼기간이 워낙 짧아 배우자 부양비도 몇 년 못 받는데, 그나마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양육비로 뱉어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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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별거일, 이거 아주 중요한 겁니다.
아무리 대판 싸우고 집을 나오신다 해도, 아무리 본인이 경제력이 없고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 해도, 아이는 꼭 데리고 나오셔야 합니다. 돈이야 있다가도 생기는 거지만, 양육권은 한번 잃으면 찾아오기가 너무도 힘듭니다. 그리고 별거 시작하시기 전에 꼭 변호사를 먼저 만나 보셔서 앞으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를 배우시고요. 그럼, 도움 되셨길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