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에 급한 댓글 달 게 있나 보러 미씨에 들어왔드랬습니다.

메인 화면에 노대통령 서거 소식이 가십방 글에 올라와 있길래 이게 무슨 장난인가 하고 들어가 봤습니다.

얼마전, 최진실씨가 자살 했을 때 느꼈던.. 설마.. 오보겠지.. 어떻게 이렇게 허무하게 죽나..하는 생각으로 머리가 하얘 지더군요.

한국 떠난지 오래라 한국에서 투표할 일도 없었고, 한국 정치인들 역시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생각에 별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미씨에서 독도 관련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클립을 보게 됐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노무현 전대통령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거침없는 발언으로 언론의 비난의 표적이 되기 일쑤였던 우리나라의 전 대통령.. 뭣도 몰랐을 땐, 저래서 없는 집 자식이 권력을 잡으면 안 된다고 함께 비난을 했었드랬습니다.. 하지만 노 전대통령에 대해 여기저기서 주워듣게 될 때마다 아.. 우리 나라에도 법을 존중하고 양심이 있는 정치인이 있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돈을 받았나 안 받았나도 중요하겠지만, 한 나라의 전직 대통령을 fair trial도 없이 낭떠러지로 내몰은 우리나라의 정치판이 너무도 부끄럽습니다. 그에게 돌을 던지는 일은, 모든 수사가 끝나고 재판이 마무리된 후에 했어도 늦지 않았을 것입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watergate사건에 연루되어 곤혹을 치뤘고, 심지어는 섹스 스캔들 관련, 법정에서 위증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 나라의 현직 대통령이 이런 도덕적 flaw를 드러내고도 그는 임기를 무사히 마쳤고, 요즘은 한번에 수십만불씩 받고 연설을 하러 다닙니다. 그와 함께 정치자금 비리 의혹을 받았던 클린턴 부인은 지금 Secretary of State이 되어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미국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학살을 지휘한 대통령도, 위증과 사기를 일삼은 대통령들도, 오늘날 너무도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때의 막막함과 억울함.. 그 목을 조이는 압박감을 못 이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실 때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지.. 너무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눈물이 멈추지를 않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