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할 때가 되면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 거 같아요.

갑자기 의욕이 넘치면서 척척 할일을 찾아서 해결해 나가는 사람들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은 질질 끌면서 누군가가 도움의 손길을 뻗쳐 주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

후자의 경우, 쉽게들 그러더라구요. 자신이 못 가진 걸 보고 얘길 해요. 난 누구처럼 영어도 잘 못 하고, 누구처럼 전문직을 가진것도 아니고, 누구처럼 친정이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타 등등..

영어요. 날 때부터 잘 하는 사람 없어요. 심지어는 커서는 영어밖에 못 하는 사람들도 날 때는 한 마디도 못 하잖아요. 그렇게 생각하고 덤비면 못 할 이유가 없어요. 누군 태어날 때 "헬로우~~~"하고 나오나요. 임상아씬가요? 한국서 가수하다가 결혼해서 미국오셔서 상아백 디자이너겸 CEO하시는 분요. 그 분 인터뷰 보고 참 대단하다 생각 했어요. 저도 언어학과 전공했고, 언어쪽에는 재능이 있어서 여러개국어 발음 하나는 정말 좋다고 자부하는 사람인데요. 저보다 훨씬 늦게 미국 오신 분인데, 10살때 미국 오셨다는 김윤진씨만큼 발음 좋으시더라구요. 그 분 인터뷰 보고 다시금 느낀 게, 노력하는 만큼 얻는 거 같아요. 미국인과 살아서 영어를 잘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라면 오산이랍니다. 저 20년 넘게 미국인과 산 어머니 한분 아는데요 (이 분은 미국에서 전문직으로 십수년간 직장생활도 하셨어요). 여전히 "하니~ 웨얼 이즈 빳데리?" 이러시거덩요.. =.= 

또 학력도 직업도 그래요. 날 때부터 박사학위 이마에 도장찍고 나오는 사람 없어요. 물론 부모님께 받는 머리에 차이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그까이꺼 별거 아니예요. (물론 안철수씨쯤 되면 그까이꺼보다 좀 더 차이가 클 수 있겠지만요) 미국에 이런 얘기가 있어요. 머리좋은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못 이기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enjoy)하는 사람을 못 이긴다고요. 이 말이 참 맞아요. 자기가 하는 일에 애착을 가지고 즐기며 하는 사람은 머리가 특출난 사람보다 뛰어난 결과를 만들더라구요. 머리좋은 사람을 이길 수 있는 노력하는 사람이 되세요. 이를 악 물고 덤벼들어서, 죽기아님 까무러치기라는 각오로 달려 나가세요. 공부가 필요하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공부를 더 하세요. 자신이 enjoy할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 하시고, 한 가지를 죽도록 물고 늘어져 보세요. (젊은 아줌마가 가르치려 들어서 죄송해요)

이렇게 얘기하면, "말은 쉽지" 하실 분이 있을 꺼 같아요. 저는 15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서 용돈을 벌었어요. 집안에 돈 없어서 처음에 가고싶은 학교도 못 갔구요. IMF 터지면서 한 학기 쉬고 생활비도 벌었구요. 대학 다니면서 한 푼도 집안에서 보조받은 적 없어요 (당연 학비 포함). 법대도 애 낳고 나서 일 하고 애 키우면서 다녔어요. 물론 그래봐야 생활비 조금 벌은 거라 법대 학비와 생활비 보조금으로 받은 융자는 엄청난 빚으로 남아 있지만요. 제가 좋아하고 보람을 느끼는 일을 하게해 준 빚이기 때문에 미워하지? 않아요. 세상은 나름 공평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비상한 머리를 물려받지 못한 대신 억척스런 기질을 받았거든요. 살이 잘 찌는 몸매와 별볼일 없는 이목구비를 물려받은 대신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는 끈기와 갸름한 얼굴을 받았거든요. 이렇게 본인이 갖지 못한 것보다는 갖고 있는 것을 되돌아 보세요. 정말 가진 게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실 꺼예요.

가장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건 무기력증인 것 같아요. 할 수 없다는 생각을 버리세요.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버리세요. 앞만 바라보시고, 지금 내가 뭘 해야 앞으로 아이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뭘 해야 좀 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세요. 현재의 상황에 너무 사로잡히시면 앞이 안 보일 수가 있으니까요. 한달 후, 1년 후, 10년 후를 계획해 보세요. 그럼 없던 힘이 솟아나실 꺼예요.

힘 내세요. 주저 앉아서 멍 때리지 마시고 일어 나세요. 인생은 어차피 혼자잖아요. 아무도 내 인생 대신 살아줄 꺼 아니라면, 하루라도 빨리 내 밥그릇 내가 챙기고 내 앞가림 내가 해야지요. 아직은 살아가야할 날이 더 많이 남았으니까요. 몇년, 혹은 몇십년 못 누린 행복도 얼른 찾아서 누려줘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