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속풀이방에서 싸워야 했던 많은 잘못된 법률 상식 중 일위에 손꼽히는 아이입니다.

경제력이 없으신 미씨님이 이혼할 수 있을까요..하고 던지신 글에 1등 댓글로 올라오곤 하지요.

답은: 아닙니다.

인사글에도 올렸지만, 가정법은 주법 (state law) 입니다. 각 주마다 법이 다르다는 거죠.

위에서 언급된 반땡 원리는 보편적으로 캘리포니아를 비롯해서 아리조나, 아이다호, 루이지애나, 네바다, 뉴멕시코, 텍사스, 워싱턴, 위스칸신, 푸에르또리꼬 에서만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텍사스는 community property state임에도 불구하고 재산분할 시에는 equitable distribution을 적용 합니다)  나머지 주에서는 반땡 원리가 씨도 안 먹힌다는 말씀이지요. 그런데 속풀이방에 어느 주에 사시는지도 언급이 안 된 상태에서 이혼에 관한 글이 올라오면 너무도 쉽게 남편이 벌어놓은 거 반은 무조건 원글님 꺼라고 댓글이 달립니다... ㅠ.ㅠ 

Non-community property states에서는 equitable distribution을 적용하는데요. 결혼 생활 동안에 증식된 재산이라도 특정 배우자의 기여도에 따라 법원이 재산을 나눠주게 됩니다. 이럴 경우 돈을 많이 벌어온 사람이 유리하게 되지요 (community property state에서 이혼하는 경우보다).

반땡을 한다고 합시다. 무엇을 반땡 합니까?

왠만한 건 다 반땡입니다. 결혼기간 중 산 property (real or personal). 결혼기간 중 벌어들인 월급. 결혼기간 중 증식된 노후연금. 기타 등등.

예외인 것은: gifts/bequest/devise/some federal IRA's.

부모님께 선물이나 유산으로 받은 집, 차, 현금, 이런 건 다 받은 사람의 개인 재산입니다. 부모님 말고 언니나 친인척이 줬어도 마찬가지고요. 다만, 현금을 받은 걸 joint checking에 넣으셔서 집안 살림에 보태셨다면 co-mingling of assets가 돼버려서 나중에 reimbursement claim을 걸기가 참 애매해 집니다.. 그러니 개인재산을 선물이나 유산으로 물려받으실 경우, separate account를 만들으셔서 부부 공동재산과 섞지 않으시는 게 장땡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또 예외는 있는 것이, 아내의 부모가 결혼할 때, 결혼기념으로 집을 사줬다고 합시다 (실례). 이 때, 부모님은 좋은 뜻으로 딸 부부의 이름으로 bequest를 하십니다. 둘이 잘 살고 행복하라고요. 근데 결혼한지 2년도 안 돼서 둘은 이혼을 하게 되고, 부모님께 선물 받았던 집을 가지고 싸움이 붙습니다. 아내쪽에선 당연히 아내 개인재산이라고 하는데, 남편 쪽에선 그 선물이 아내 개인에게 간 것이 아니라 부부를 위한 공동선물 이었다는 거지요. 이 케이스의 결말은 어땠을까요? 법원에서는 남편의 주장에 손을 들어 줬습니다. 여자 쪽에서는 억울해서 미치고 환장하고 팔짝 뛸 노릇이었습니다만, 법이 그렇습니다. "선물"이라는 것이, 선물을 할 때 주는 사람의 "intent"에 따라 그 선물의 법적 성격이 정해 집니다. 딸에게만 준 건데 남편은 덤으로 그 집에 살 수 있는 혜택을 주려고 했던 것인지, 아님 딸 부부에게 공동으로 선물을 준 것인지, 그 종이 한장의 차이로 큰 집 하나가 반동강이 날 수 있다는 거지요.

Property에 명의가 안 올라간 것으로 많이들 걱정을 하시는데요. Community property state에서는 대부분 property가 어디에 있건, 명의가 누구 앞으로 돼 있건, 별로 상관 안 합니다. 만약 property를 살 때 quit claim deed를 싸인 했다면, 왜 그걸 싸인하게 됐는지 (아내는 영어도 잘 못 하는데, 미국서 낳아서 자란 남편이 이걸 싸인 해야 론이 잘 나온다고 꼬셔서 뭘 싸인하는지도 모르고 싸인한 경우 등) 판사에게 설명을 하면 됩니다. 가정법은 판사의 재량이 아주 방대합니다. 법의 정의가 무척 폭넓게 되어 있기 때문에, 케이스를 맡은 판사 개인의 재량이 무척 크게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법을 잘 몰라 불이익을 당했어도 (quit claim deed에 뭣도 모르고 싸인하신 경우 등) 판사에게 그 상황을 납득이 가게 이해를 시킬 수 있는 변호사를 만나시면 내가 내 발등 찍은 상황도 만회하실 수가 있습니다.

재산만 반땡이 아니고 빚도 반땡인데요. (결혼 전 빚은 개인 빚이고요)

여기서 대표적인 예외는 학교 빚입니다. 이건 개인 빚으로 됩니다. 다만, 배우자가 10년 학교 빚 져가며 다녔다고 해도, 그 후 의사가 돼서 10년간 아주 편안한 생활을 하다가 이혼을 하는 경우엔, 남은 빚을 반땡하게 됩니다. 법원에서는, 배우자의 school loan 이상으로 그 학위를 인한 benefit을 상대 배우자가 누렸으니, 남은 빚은 공평하게 나눠가져도 된다고 했습니다. 이건 공평하게 들리지요?  

Property division에 대한 오해가 좀 풀리셨음 하는 바램이고요.

다음 번에는 Property division vs. spousal support에 관해 칼럼을 써보겠습니다.

그럼 좋은 한 주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