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한국에서 이혼할 때처럼 미국에도 위자료의 개념이 있는 줄로 오해를 하십니다.

백과사전에서 위자료는: 위법한 행위에 의하여 발생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주마다 조금씩 틀리기는 하지만 통상적으로 미국에서는 이혼시에 한 배우자의 자잘못이 필수조건으로 요구되지 않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no fault state으로, complete and irrecoverable/irremediable breakdown of marriage만 성립이 되면, 즉, 어느 한 쪽이라도 더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느낀다면, 그걸로 이혼 신청을 넣을 수 있는 근거가 충족이 된다는 거지요.  캘리포니아는 이혼을 "summons and petition"라고 칭합니다,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어달라고 법원에 청원 내지는 탄원서를 넣는 거지요, 소송이 아니고요.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이혼에 따른 손해배상 내지는 위자료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그 대신 재산 분할 (division of property)과 배우자 부양 (spousal support)가 있지요.

1. 재산 분할.

어제 말씀 드린대로 미국은 크게 equal division을 따르는 community property states와 equitable distribution을 따르는 non-community property states로 구분이 됩니다.  간단히 말해서, 살면서 재산이 증식한 부부의 경우, 일을 안 하거나 덜 한 배우자는 community property state에서 이혼하시는 게 유리하고, 빚만 늘은 경우라면 equitable distribution이 낫겠지요.

궁금하신 사항은 어제의 칼럼을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2. Spousal support.

이건 양육비 지불과 별개로 아이가 있건 없건간에 경제력이 더 있는 배우자가 이혼 후에도 경제력이 덜 있는 배우자에게 일정 기간 동안 부양의 의무를 지는 겁니다.  이것 또한 주마다 룰이 다 다른데요. 캘리포니아의 경우 5년이 안 된 결혼은 (from date of marriage to the date of separation -  혼인신고부터 법적 별거일까지) short-term marriage로 쳐서, 판사의 재량으로 배우자 부양권을 줄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습니다. 가정법 케이스는 워낙 case-by-case이기 때문에 (지난번 글에도 올렸듯 판사의 재량이 방대합니다) 얼마를 어느정도 기간동안 주는가는 판사의 재량에 따라 다르지만, short-term marriage의 경우 결혼생활 반의 기간동안 배우자 부양권을 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5년에서 10년 사이의 결혼 역시 판사의 재량으로 배우자 부양권을 주게 됩니다만, 10년이 넘은 결혼은, 법적으로 long-term marriage라는 presumption (법률상의 추정)이 생깁니다.  이건 어떤 법적인 영향을 주는가 하면, long-term marriage였던 경우, spousal support를 받는 배우자가 재혼을 할 때까지, 또는 죽을 때까지, 돈을 많이 버는 배우자가 부양의 의무를 지게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20년, 30년간 가사만 돌보다가 갑작스런 이혼이 닥친 할머니들, 도저히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없는 케이스들을 위한 보호차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전에는 10년만 넘으면 무조건 long-term marriage로 쳐줘서 평생 부양의 의무와 권리가 생기곤 했지만, 요즘은 판사의 재량으로 돈을 못 버는 배우자가 경제력이 생길 때까지만 다른 배우자가 도와주도록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10년이 넘었다고 하더라도 long-term marriage라는 추정에 대한 반증을 할 수 있고요.

예로, 최근에 항소심에 올라온 케이스가 하나 있는데요. 12년된 결혼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long-term marriage라는 법률상의 추정이 있는 케이스였죠. 22살에 결혼한 젊은 남녀가 34세의 아줌마,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아내는 법대를 나와 잘 나가는 변호사였지요. 일년에 25만불 이상 버는 로펌 직원. 남편은 헐리웃을 기웃거리는 striving artist. 일년에 3만불 남짓 버는 사람 이었답니다.  매주 60시간 이상씩 일하고, 주말에 일 나가는 것도 당연시 되는 큰 로펌의 생리에 지친 아내는 이혼과 함께,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더하고자 마음을 먹습니다. 그리고 일년에 10만불도 줄까말까하는 법대 교수직을 택하겠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이혼한 남편이 이의를 제기합니다.

첫째로, 이혼 후 배우자 부양의무를 등한시 하려는 행위랍니다. 25만불 이상씩 벌 수 있는데 반도 안 되는 봉급으로 일을 하려고 한다고요. =.= 이거 못 하게 하랍니다.

둘째로, 평생 배우자 부양을 시키라고 명령하는 판결문을 달랍니다. 살만치 살고 이혼 했다고... =.=

판결은? 둘 다 안 된다고 했지요!!!!!!!!!!!

판결문의 분위기는 거의... 젊은 놈이 느무 엑스 마누라 등골을 빼먹으려 한다는... ^^

Spousal support의 금액은 양육비처럼 (캘리포니아의 경우) DissoMaster이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 두 사람의 인컴과 지출을 넣어서 support amount를 계산해, 그 액수를 판사가 order을 내리는 경우도 있고, 두 사람이 합의 하에 support amount를 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양육비는 부부가 합의를 하더라도 정부에서 정해준 minimum amount 밑으로 내려갈 수는 없게 되어 있는데요 (더 주면 더 줬지 덜 주면 안 된다는 거죠). 배우자 부양은 다르답니다.  재산 분할시에 배우자 부양권 대신 더 큰 몫을 떼어주고 끝을 볼 수도 있고요 (집을 팔아서 부양을 받아야 할 배우자에게 돈을 몰아 준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Pre-nuptial agreement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결혼 전에, 이혼 시 어떻게 재산을 나눌 것인가에 대해 미리 합의를 하는 합의서 인데요. 여기에 대해선 다음 번에 좀 더 자세히 적어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그럼 도움 되셨길 바라고, 질문사항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