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이후 본인과 아이의 성을 바꾸는 것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출생신고에 올려진 이름과 다르게 이름을 바꾸기 위해선 관할 법원에 이름변경 신청서를 내고 법원의 허가를 받고 나서 이름을 변경하실 수 있는데요. 예외의 두가지 경우는 영주권에서 시민권으로 변경할 시에 이름 변경 신청을 하시는 것과 결혼을 통한 이름 변경 입니다 (결혼할 때 남편 성으로 바꾸는 것, 또 이혼할 때 원래 성으로 바꾸는 것을 모두 포함 합니다). 

이혼한 이후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살게 될 경우, 특히 애비라는 사람이 코빼기도 안 보이는 경우, 아이들의 성을 엄마와 같도록 변경하기를 원하시던지, 재혼한 남편의 성으로 변경하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럴 경우, 위의 두가지 예외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관할 법원을 통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름 변경을 진행 하셔야 하는데요.

성인이 이름을 바꾸기 원할 경우, 왜 이름을 바꾸고 싶은지 적어서 별로 복잡하지 않은 절차를 거쳐 변경이 가능 합니다. 저 아는 분의 아주 특이한 동생분은 (^^*) 일본 은행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멀쩡한 한국 성을 버리고 일본식 성으로 성전환 =.= 신청을 하셔서 지금 그 분은 일본인의 성을 갖고 사시지요. 이와같이 성인의 성 변경은 그닥 까다롭지 않습니다. 혹 이혼시에 무슨 연고에서든 판결문에 처녀적 성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명시하지 않으신 분들은 나중에라도 처녀적 성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법원에 변경 신청을 넣으시면 됩니다.

아이의 성을 바꾸고 싶으신 경우는 좀 더 복잡해 지는 것이, 아이 아빠가 아이를 얼마나 챙기건 말건간에 아빠의 동의 없이는 아이 성을 임의로 바꿀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 아빠가 동의를 안 해줄 경우, 아이의 best interest를 위해 성을 바꿔야 한다는 변경 신청을 법원에 접수하셔야 하는데요. 이 때, 이혼시 이혼 신청서를 상대방에게 serve해야 하듯, 아이 아빠에게도 아이의 성 변경 신청서를 serve하셔야 합니다. 아이의 성을 바꾸는 문제에 대한 interest (법적으로 왈가왈부할 수 있는 자격)가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notice를 줘야하기 때문입니다.

양육권을 결정지을 때 어느 부모 밑에서 크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이로울지를 따지는 것처럼, 아이의 이름을 바꿀 때 역시 이제껏 써온 이름을 유지하는 것이 아이에게 이로울지 새로운 이름으로 바꾸는 것이 이로울지를 따져서 법원에서 판결을 내려주게 됩니다. 아이가 혼자만 성이 다른지 (엄마가 재혼해서 엄마와 새아빠와 나머지 친척들의 성이 같은 경우), 아이가 얼마나 오랫동안 현재의 성을 가지고 살았는지 (물론 기간이 짧을수록 이름을 바꿔도 아이에게 해가 적겠다는 결론이 나올테지요), 현재의 성 때문에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놀림을 당하는지 (학교에서 아이들이 왜 너는 성이 다르냐는 등의 놀림을 당할 수 있지요), 아이의 성을 바꾸는 것이 지금 아이가 속해있는 새 가정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역으로 아이의 성을 바꾸는 것이 애아빠와의 유대관계 유지에 얼마나 해가 될런지 등 아주 포괄적인 review를 하게 됩니다. 애아빠가 notice를 serve 받고도 법정에 나타나지 않으면 그만큼 아이 성 바꾸는 게 수월해 질 것이고. 굳이 꾸역꾸역 등장해 주셔서 아이 인생에 도움 일전도 안 되는 주제에 지 성은 절대 못 버리게 하겠다고 우긴다면, 최대한 많은 증거/증인을 가지고 왜 아이의 성을 바꾸는 것이 아이에게 이로울지를 증명해 주시면 됩니다.

법원에서 아이의 성을 바꾸도록 허락을 해준 예로 이런 케이스가 있습니다. 아빠가 중동인이고 엄마가 미국인인 가정이고, 이혼 이후 아빠는 중동으로 돌아가 버리고 아이들은 미국인 엄마의 손에서 미국에서 크게 되는데요. 아빠는 9/11 이후에 미국 입국이 금지가 된 상황이고 아이들을 데리고 아빠가 사는 중동으로 여행을 가기엔 그 나라의 보안 문제가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 아이들은 몇년간 아빠를 화상채팅으로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빠가 테러리스트 국가로 지목된 나라의 왕족이었는데, 돈은 많아서 양육비며 배우자 부양비며 꼬박꼬박 보냈으나 아빠의 성을 따른 아이들은 날이 갈수록 놀림의 대상이 되었지요. 그 이유가.. 아빠 성이 후세인 이었다능.. 그래서 엄마가 아이들의 성을 바꿔 달라고 법원에 요청을 하고, 돈많은 아빠는 캘리포니아에서 유능한 변호사를 고용해 맞서 싸웁니다. 엄마는 아이들의 학교 선생님들, 정신과 선생님들 등 많은 증인들을 모셔와서 전혀 접촉이 불가능한 아빠의 성을 유지한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해가 되는지를 증명해 보였고, 판사는 엄마의 손을 들어 줍니다.  

애아빠가 아이의 삶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지는 경우, 또 아이가 머리가 어느정도 큰 경우일 수록 성을 바꾸는 문제는 어려워지게 됩니다. 법원은 status quo, 즉 여지껏 살던 상태를 유지해 주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유익하다고 전제합니다. 그게 아니라는 걸 증명할 의무가 성을 바꾸고 싶은 부모에게 지워지는 것이고, 이게 그리 쉽지는 않다는 거지요. 전남편 성이 후세인쯤은 돼 줘야 법원에서 큰 고민 안 때리고 엄마 손을 들어주는데 말입니다. =.=

그럼, 도움 되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