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운 한 청춘이 또 갔네요..

연예인 자살설이 나올 때마다, 우울증과 불면증이 늘 함께 화두가 됩니다..

저도 불면증으로 수년간 고생했던 사람이라..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긴 병에 효자 없듯, 불면증에 장사 없습니다.

너무도 간단하고 당연한 이치인데, 사람은 잘 자고, 잘 먹고, 잘 싸면 =.= 건강할 수 있는데.

이 잘 자는 게 쉬운 일이 아닐 수가 있다는 거, 제가 너무도 잘 알거든요.

 

아이 아빠와 결혼하고, 새벽 두시 전에 잠이 든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두시, 세시, 네시.. 어떨땐 두 시간도 잤다가, 세 시간도 잤다가..

그 땐 그나마 젊었을 때니, 그러고도 어떻게 살았네요.

 

그러다 아이를 낳고 심각해진 불면증.

모유수유 때문에도 자주 일어나야 했지만..

한번 잠이 들자면 누워서 한시간은 허공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고. 눈 감기가 무섭게 아이는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인간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자니, 아침에 눈 뜨면 진한 커피. 오후에 또 커피 아니면 레드불, 이렇게 마셔주지 않으면 몸이 나를 끌고 다니는 건지, 내가 몸을 끌고 다니는 건지 모를 정도로 피로에 쩔어 살았습니다. 그렇게 눈이 따갑고 빠지게 아프도록 피곤한데도 새벽엔 잠이 안 옵니다.. 특별히 제가 생각이 많다거나 한 사람도 아닌데 그냥 잠이 안 옵니다.

 

만성 불면증으로 체력은 저하되고 스트레스로 머리는 다 빠지고 면역력 저하로 신경섬 피부염에 만성 알러지에... 신경은 갈수록 예민해져서, 누가 건드려만 주세요의 분위기가 되더군요. 아주 작은 일에도 과민반응 하고. 그랬었습니다. 제가.

 

그런데 요즘은 아주 가끔 알러지 심할 때 빼곤 정말 못 자서 안달 이거든요. 정상적인 인간의 삶이 이렇게 평안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이 놀라고 감사하고 살고 있습니다. ㅠ.ㅠ

 

계속되는 불면증은 사람을 비정상으로 만듭니다. 이성적인 판단도 흐려지고. 만사가 짜증스럽고 괴롭고 우울하고. 가정 불화로 얻은 불면증일 경우, 집안 문제 때문에 우울증이 오는건지, 우울증 때문에 불면증이 오는건지, 불면증 때문에 우울증이 오는건지, 아주 애매모호해 집니다. 몸이 힘들어 죽고싶은 건지, 마음이 힘들어 죽고싶은 건지, 이것도 판단이 안 서게 되고요. 닭이 먼저건 달걀이 먼저건. 중요한 건, 불면증은 극복해야 한다는 겁니다.

 

무조건 자야지!!! 하고 누워봐야 잠 안 오시는 분들 계실 껍니다.

양 세는 거요. 백만번 세도 잠 안 옵디다.. =.=

제가 주워듣고, 써봐서 효과본 불면증 치료 방법들을 공유해 드릴게요.

 

1. 저녁 늦게는 음료 섭취를 자제 하세요. 특히 방광 안 좋으신 분들은 잘랑말랑 하다가도 화장실 가야 돼서 깨면 다시 몇 시간 못 주무시는 수가 있으니.

 

2. 저녁은 꼭 챙겨 드세요. 공복에 억지로 자려는 거, 몸에 고문 하시는 겁니다. 너무 늦게 드시지 말고 (너무 늦게 먹으면 자는 동안 위가 어슬렁 어슬렁 움직이느라 숙면을 못 취한다네요. 낭설인지는 몰라도 =.=), 6시쯤 챙겨 드세요.

 

3. 탄수화물은 신경 안정제 역할을 합니다. 저녁에 꼭 챙겨 드세요. 운동효과 보시려는 분들께는 금기시되는 탄수화물. 하지만 신경 예민하시거나 불면증 문제 있으신 분들은 꼭 드셔야 하는 영양군? 입니다.

 

4. 어깨와 허리 근육 운동을 하세요. 잘 보시면 어른들이 점점 안 쓰게 되는 근육이 뒷 날개쭉지 사이의 근육 입니다. 이 근육을 꽈악 조여서 운동시켜 주시면 소화도 잘 되고 잠도 잘 와요. 특히 스트레칭이나 근육 운동은 저녁에 하셔서, 하루종일 뭉친 근육들을 이완시켜 주시면, 숙면 취하시는 데 정말 많이 도움이 됩니다. 체육관 다니는 분들은, back-press하는 기계를 weights는 가볍게 해주시고 반복적으로 운동해 주심 좋구요. 집에서 맨손체조 밖에 못 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하세요:

 

봉운동:

ㄱ. 어깨 너비로 발을 벌리시고 양 발이 평행하게 놓으세요 (보통 아줌마들은 발 앞이 팔자로 벌어지게 됩니다. 잘 보세요. 꼭 11 자가 되도록 양 발이 평행하게 놓으세요)

ㄴ. 발 뒷꿈치 약간 앞쪽에 무게 중심을 놓으시고 발목부터 쭈욱 힘을 끌어 올린다 생각 하셔서 엉덩이까지 힘을 꽉 주세요.

ㄷ. 엉덩이는 뒤로 골반이 빠지지 않게 약간 앞으로 밀어 넣는 듯한 기분으로 힘을 주시고

ㄹ. 허리는 곧게 세우셔서 힘을 받으셔서 위로 올리시고 똥배는 힘을 줘서 쏙 집어 넣으세요

ㅁ. 가슴은, 양 어깨를 뒤로 살짝 접으시면서 위로 들어 올리시고

ㅂ. 목엔 힘을 빼신 상태에서 턱을 약간 들어 주세요.

ㅅ. 양 팔은 벌 받을 때처럼 양 쪽 귀 옆으로 올리시는데요, 귀보다 뒷쪽으로 놓으세요 (아까 어깨를 접었기 때문에 귀보다 앞으로 안 나오는 게 정상이죠)

ㅇ. 이 상태에서 양 주먹에 30센티 이상 되는 봉이나 둥그런 물체를 잡으세요. 봉 없으신 분들은 수건을 양쪽으로 땡겨 잡으셔도 되구요.

ㅈ. 자, 양 주먹에 힘을 꽉 주신 상태에서 봉/수건을 내려오는 데까지 끌어 내리시면서 (어깨는 계속 뒤로 젖혀진 상태로요) 배꼽 끝까지 숨을 들이 마시세요. 그럼 당연히 가슴에도 숨이 들어가죠? 배꼽 끝까지 숨을 넣으시면, 복근이 꿈틀 움직여요. 날개쭉지 사이 근육이 꽈악 쪼여질 때까지 내려 가세요. 처음엔 많이 안 내려가실 꺼예요.

ㅊ. 천천히, 다 내려가셨으면, 숨을 천천히 뱉으시면서 다시 위로 올리세요 (팔은 계속 최대한 뒤로, 무조건 귀 뒤로 넘어가 있는 상태로). ㄱ~ㅅ은 다 하셔야 해요. 발 뒷꿈치 바로 앞부터 힘이 올라와서 다리를 거쳐, 엉덩이와 허리를 거쳐, 가슴을 통해 머리 위로 올라간다는 걸 잊지 마시구요. 배꼽에 무게중심 주시고.

 

이거 주무시기 전에 백 개만 (한번에 열 개씩 끊어서) 해보세요. 불면증 치료에 효과 정말 좋아요.

 

허리운동:

바닥에 배 깔고 엎드리셔서 발은 세우시고 (엄지 발가락이 땅에 닿게) 발부터 힘 받아서 엉덩이까지 끌고 오신 후 양 손은 머리 옆에 대시고 상체를 천천히 들어 올리세요. 올라가실 때, 아까처럼 배꼽까지 천천히 숨을 넣어 주세요. 허리가 뻐근할 때까지 올라가셨다가, 내려오실 땐, 아까처럼 천천히 숨 내뱉으시구요. 발부터 엉덩이/골반 까지는 땅에 딱 붙어 있으셔야 하구요. 그래야 허리 운동이 제대로 됩니다.

 

5. 유산소 운동 좋아하시면, 유산소 운동은 꼭 아침에 하세요. 제가 뭣도 모르고 죽어라고 유산소 운동 저녁 7시에서 9시까지, 3년간 한 사람인데요. 그 때 불면증이 최악이었어요. 밤에 유산소 격하게 해놓으면 심장 박동수 올라가고 몸이 긴장을 못 풀어서 불면증에 정말 쥐약이더군요. 근육 이완 운동은 그 반대 효과를 주고요.

 

6. 저녁에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래요. 근데 저는 이거 해서 득 본 적은 없는 거 같아요.

 

7. 피부에도 좋고 머리에도 좋다는 antioxidant를 많이 섭취해 주세요. 블루베리 같은 거에 많다고들 하죠. 왠지는 저도 그 쪽 전문가가 아니니 잘 모르겠는데요 ㅠ.ㅠ Rio Vida라는 베리 엄청 많이 넣고 만든 쥬스 같은 게 있어요. 그걸 먹기 시작하면서 불면증 거의 완치 됐거든요. 불면증 있는 분들은 많이들 아시더라구요, 이 쥬스. 이 쥬스를 쉽게 구하지 못하시더라도 베리 종류를 많이 섭취해 보세요. 비슷한 효과 보실 꺼 같아요.

 

맘 편하게 먹으시는 거, 긍정적으로 사고하시는 거, 뭐 이런 닳고 닳은 조언이야, 별 도움 안 되실 꺼 같구요. 우선 몸이라도 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보세요. 의외로, 정신의 문제로 몸이 괴로웠던 게 아니라 몸의 문제로 정신이 더 괴로웠던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가능 하시다면, 나를 위로받고 즐겁게 하는 사람들을 만나시고, 교과서적인 훈계와 지적질로 따블 염장 지르는 사람들은 피하세요. 가장 이기적인 게, 가장 이타적인 것일 수도 있어요. 우선 내 몸, 내 마음 건강하게 챙기는 거. 그게 장기적으로는 내 가정, 내 지인들에게 잘 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하루에 한 가지만이라도 나를 위해 뭔가를 하시고. 하루에 한 가지만 잘한 일이 있음, 그걸로 본인을 칭찬하세요.

 

만리장성도 돌 하나로 쌓기 시작한 거니까요. 이제 하나씩, 하나씩. 행복을 쌓아 가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