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속풀이방의 핫이슈였죠.

제가 일주일 전에 올린 개똥아빠의 얘기가 실화로 올라온 거.

그런 퐝당한 일을 당한 개똥엄마에게 많은 미씨님들이 조언 아닌 조언을 줄줄이 달아놓으신 걸 보고 제가 식겁 했습니다 그려. 당췌 이건 누구 인생 아주 작살 내려고 작정들을 한 것도 아니고... 퐝당한 의견들에 동의에 동의가 거듭해서 걸리는 걸 보고, 남의 인생이라고 이렇게 막 질러도 되나 싶기도 하고, 답답~~~ 하더군요. 칼럼에 오셔서 어떤 분이 그 분을 도와주라고 하셔서 저도 댓글을 달긴 했습니다만, 120개 넘게 걸린 댓글들 중 제 껀 눈에 띄지도 않더라구요. =.= 적어도 제 칼럼에 오시는 분들이라도 그런 퐝당한 조언?에 현혹되시지 않게 해야겠단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1. 바람난 남편에게 아이들을 줘버려라

라는 의견에 맞소! 옳소!가 줄줄이 달리더군요. "OMG, are you kidding me???"를 연발하며 그런 댓글들을 읽다가 마구 화가 났습니다. 어떤 분은 본인이 아이를 데리고 이혼을 했는데, 먹고 살기도 녹록치 않고, 아이도 떨어져 사는 아빠에 대한 환상으로 외려 고생하며 키워준 엄마보다 아빠를 좋아한다고, 다 부질없는 짓이니 아이들을 아빠에게 보내고 새 인생 찾으라고 하셨더군요. 이 분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 역시 어린 아이 데리고 혼자 여러가지 일을 하며 살아내느라 쉽지 않았던 과거에서 벗어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러시면 안 되지요.

바람나서 바람녀와 애까지 뱄다는 남편이, 또 아이들을 데려가겠다고 하지도 않는 남편이, 아이들을 떠맡아서 얼마나 잘 길러 줄까요. 아이들이 경제적으로는 조금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겠지요. 아빠는 고학력에 고소득자인 것에 반해 엄마는 미국와서 집안일만 하고 살았으니까요. 엄마 입장에서만 보면, 가끔 애들 만나 좋은 시간 갖고, 애틋한 마음 유지하면서, 아이들에게 험한 꼴 안 보이고, 늘 보고픈 엄마로 남아있고 싶을 수도 있죠. 하지만 남자는 자식을 배 아파서 낳은 게 아니기 때문에 엄마처럼 아이들을 돌볼 수가 없습니다 (물론 특별한 경우는 제외하고요). 내 자식 돌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전처의 자식을, 그 도덕성 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바람녀가, 얼마나 훌륭히 돌봐 줄까요? 얼마나 사랑과 관심으로 키워줄까요? 

또한, 바람녀와 전남편에게 아이들을 떠나보낸 후, 본인은 얼마나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밤에 두 다리 뻗고 주무실 수 있겠어요? 아이들이 아프지는 않은지, 아프면 약은 제대로 얻어 먹는지, 삼시 세끼는 얻어 먹는지, 걱정되지 않으시겠어요? 아무리 몸이 편안하면 뭐하겠습니까. 몸은 빠개지게 힘들어도, 맘이 편해야지요. 고생 고생해서 얻은 두 아이, 바람난 애아빠한테 보내고, 사실 수 있겠어요? 

또한 "양육비"라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개똥엄마는 경제력이 전혀 없는 분인데, 개똥아빠는 돈 잘 버는 회사원이죠. 애들을 데리고 있으면 개똥아빠의 연봉의 몇십 퍼센트는 양육비로 받게 되죠. 그게 아이들을 키우는 데 충분하건 아니건, 어쨌든 금전적인 도움이 제공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아빠한테 보내면요? 가끔 보기만 하면요? 양육비를 안 줘도 되면 다행인 상황이 되지요. 지금 당장이야 경제력이 전혀 없어 양육비를 요구하지 않는다 쳐도, 일자리 잡고 돈을 벌기 시작하면, 개똥애비가 당장 motion 집어 넣을 껍니다. 애들 키우는 돈 내놓으라고. 이런 꼴 당하고 싶으세요, 정말요?   

아이들을 데려가라고 협박을 해서, 저 쪽에서 백기 들게 하라는 분들 많으시던데요. 장난 합니까? 지금 눈 완전 뒤집혀서 다른 여자 임신까지 시키고 이혼을 요구하는 놈이, 애들 데려가라고 했다고 이혼을 안 할 꺼 같으세요? 아 정말, 현실감 그렇게 떨어지는 겁니까??? 제가 예전에 칼럼글로 올렸었죠. 남편이 하도 애를 안 돌보길래, 혼쭐을 내주겠다고 돌쟁이 아이를 놔두고 한국으로 장기간 나갔다 온 엄마, 이혼 당하고 영영 양육권 뺏겼다고.. 남자가 애들 데려가서 못 키울 꺼 같으세요? 절대 데려가서 키웁니다. 자기에게 유리하게, 또 신속하게 이혼을 하기 위해선 무슨 수든 불사할 꺼라구요. 다만, "잘" 키우지는 않겠죠. 이렇게 바람난 애비에게 떠넘겨진 애들은 무슨 죕니까? 무슨 이유에서든 (혼쭐을 내주려고 하는 것이든 협박용으로 쓰려는 것이든) 아이들 가지고 장난하지 마십시오. 평생 이를 갈며 후회할 일 생깁니다.

2. 남편 회사에 가서 깽판을 놔라

회사에서 바람이 났으니, 회사에 가서 바람녀 머리 끄댕이라도 잡고 늘어지라고 하시는 분들이 꽤 되시데요... 그래도 뭐라 할 사람 아무도 없다구요. 음... 뭐라 할 사람 없이, 그냥 경찰에게 연행 되겠죠. 어느 주에 계시는지는 언급이 안 됐지만, 캘리포니아의 경우 불륜은 불법이 아닌 것에 반해 남의 직장에 들어가 머리 끄댕이를 잡는 행위는 형법에 위촉되는 행위죠. 지난 번에도 말씀 드렸지만, 형법, 민법에 다 저촉됩니다. 절대. 절대!!!!!!!!!!!!! 머리 끄댕이 잡으시면 안 됩니다. 나중에 따따블로 억울해서 게거품 물고 쓰러지시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말이죠.

또한 HR에 꼰지르라는 의견이 아주 많이 올라왔는데요. 이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절대 위험한 조언. HR에 가서 꼰지른다고 하면, 두 가지 결과가 가능하겠죠. 하나는 그냥 무시 당하는 거. 하나는 회사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는 거. 어떤 회사인가, 또 어떤 주인가에 따라 회사측의 반응은 다르겠지만, 확실한 건, 이런 행동이 남편의 돈버는 일에는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자, 남자가 바람펴서 가정이 파토나는 마당에 남자가 돈 잘 벌도록 도와줄 일 있냐고 생각하시는 분 계시죠? 네, 도와 주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남자가 계속해서 돈을 잘 벌어 줘야, 우리 아이들이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으니까요.

남자가 고학력, 고소득인데, 거기다가 돈 줄을 끊어 놓겠다구요? 이혼 하기도 전에? 그럼 양육비, 배우자 부양비, 누가 내라구요? 누구 좋으라고 일을 짤리게 합니까? 이건 완전 남편 알바들이 글을 올려준 꼴이 되는 겁니다. 바람나서 눈이 먼 남편이 네가 하잔대로 해줄께 이혼하자 할 때, 자기 권리 탈탈 털어 챙기고, 아이들과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탄탄히 닦아 놔야지, 남편 돈 줄을 끊어요??? 남편이 법정에 나와서 "나 정말 열심히 일 해서 아이들과 애엄마 써포트 해줄라구 했는데, 애들엄마가 우리 회사에 와서 깽판 놓는 바람에 무직 됐다. 그 이후엔 이 불경기에 일자리를 도통 찾을 수가 없다"라고 하면, 누가 손해보는 씨나리오가 됩니까? 배우자 부양비는 non-modifiable (정정할 수 없도록) 로 판결문에 넣을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10년 넘은 결혼이었다면, 남자가 죽을 때까지 개똥엄마에게 한달에 얼마씩 주도록 하고, 정정할 수 없도록 판결문에 넣으면, 나중에 개똥아빠가 직장을 잃어도 이 금액은 지속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겁니다. 근데, 법원에 서기도 전에 무직자를 만들어 놓자구요? 개똥아빠 물 먹이는 일은 이혼이 끝난 후에도 늦지 않습니다. 내 밥그릇부터 챙겨야지요. 삼류 드라마의 복수극이 먼저가 아닙니다.

에 또...

많은 퐝당한 댓글들이 있었으나... 아마도 이 두 가지가 가장 크게 뒷통수를 강타한 내용이었나 봅니다.

제발. 이 두 개는 절!대!로! 하지 마시길.

제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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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로 올리신 글에, 칼럼에 들렀다 가셨단 말씀이 적혀 있어 한 말씀 더 올리겠습니다.

이제 곧 변호사 보러 가시겠지만, 몇몇 미씨님들이 지금이라도 당장 양육의 짐을 나눠주라는 말씀을 하셨던데요. 절대 그러심 안 됩니다. 제가 예전에 "왜 변호사를 제때 만나야 하는가" 이던가, 비슷한 내용의 제목으로 글을 올린 적 있는데요. 님처럼 육아를 전담하던 엄마가, 이혼시에 육아의 짐을 나눠주겠다고 섣불리 50-50으로 남편과 아이들을 나눠서 보기로 합의를 했다가 (변호사 만나기 전에) 양육비를 거의 못 받게 된 경우가 있습니다. 엄마도 팟타임으로나마 일자리를 구했고, 아이들을 보는 시간이 똑같다고, 엄마가 버는 것이 훨씬 적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적은 액수의 양육비를 받게 됐죠. 그래봐야 낮시간 내내 아이들은 유치원에 가있는 거고, 픽업만 하면 되는 건데 말이죠. 아이들을 아빠에게 보낸다고 떡하니 일자리가 바로 생기는 것도 아니고. 돈을 잘 버는 남편일수록, 절대 양육권을 홀라당 넘기시면 안 됩니다. 양육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요. 힘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