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 너무 뜸해서 궁금하신 분들 계셔서 근황 올려요.

하는 일이 10월 중순에 deadline이 빡빡하게 잡히는 바람에 지난 주엔 81시간 일하고 이번주, 다음주는 90시간 일을 하게 됐습니다. 일하시는 분들 full-time이 한 주에 40시간인 걸 감안하시면, 제가 90시간 일을 하면 밥 먹고, 통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라도 매일 15~16시간 일을 하고도 주말에 거의 이틀 내내 일을 해야 한다는 거 계산이 나오실 꺼예요.

최근 몇 주간 6시간 이상 잔 적 없고, 매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서 6시에 집 나오고 밤 12시 다 돼서 집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깨있는 아이 얼굴은 일주일에 한번 겨우 보고요.

집에 가서 겨우 씻고 자기 때문에 컴퓨터 켤 시간도 당연히 없구요.

며칠전에 저희 엄마가 한국에서 수술을 하셨는데, 그거 잘 하셨냐는 전화 넣을 여유도 없고요.

최강의 체력을 자부하지만, 애 낳고 산후조리 못해서 생겼던 좌골신경통이 돌아오고 다리는 퉁퉁 부어서 혈액순환도 잘 안 되네요. 일주일에 5시간 하던 운동은 1,2시간으로 줄였고요. 요즘 제가 이렇게 살아요.

미씨는 운전하고 다닐 때 (요즘 너무 이르고 늦은 시간에 통근을 해서 차를 몰고 다니거든요) 차 막히면 (여긴 새벽 6시, 밤 11시에도 길이 막혀요.. =.=) 아이폰으로 (며칠전에 옛날 전화기를 아작내는 바람에 얻은.. =.=) 살짝살짝 체크하구요. 일에서 잠깐씩 들여다 보구요.

어젠 일주일 전에 피아노 선생님께 이번달 레슨비 드리고도 (밤에 봉투 준비해서 올려놓고) 기억도 못 해서 레슨비 이번달 꺼 잊고 못 드려서 죄송하다고 전화 드렸구요. 일 하는 것 이외에 생활이 엉망진창이네요.

제가 요즘 이렇게 살아요.

사실은 어제 독촉하는 글이 올라와서 제가 정말 너무 쓰나미스런 짜증이 몰려 왔었어요.

칼럼은 읽어보지도 않고 Q&A 식으로 올려놓고 독촉만 하는 글들, 제가 상태가 좋을 땐 한마디 쏘아주고 잊어버리겠지만, 어제는 해도 너무한다 싶어 눈물이 나더라고요.

자러 가기 전에 독촉하는 글 올리지 말라고 글 올리고 자고 싶었는데 집에서 도저히 컴퓨터 켤 여력이 없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하루 시작하기 전에 먼저 글 올려요.

제가 청개구리 기질이 다분해서 누가 부탁하고 독촉하고 하면 원래 하려던 마음도 없어져요.

제가 워낙 오지랖이 넓어서 제가 도와줄 수 있고, 돕고 싶은 일은 상대방이 묻기 전에 먼저 도움을 offer하는 성격이어서 더더욱 누가 제게 부탁하는 거 싫어하구요. 제 자신이 성질이 급하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미루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독촉받는 거 (실생활에선 그럴 일이 없는데 칼럼에서 자꾸 당하네요) 싫어하구요.

간혹 쓸데없는 얘긴 올리면서 왜 칼럼 대답은 안 다나 싶으시겠지만 칼럼 올리는 게 지금처럼 주절주절 생각 떠오르는대로 서술해 나갈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서요. 제가 요즘 뇌에 용량이 떨어진다고 생각해 주세요.

칼럼 안 읽고 쌩뚱맞은 댓글에 독촉글까지 다시는 분들은 최대한 자제 부탁 드리고요.

그럼, 조만간 컴백 하겠습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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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부터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4번님 말씀처럼 칼럼을 내리는 게 좋을까 하는 생각도 심각하게 해봤고.

12번님 말씀처럼 질문을 못 달게 바꿀까 하는 생각도 심각하게 해봤고.

그런데 칼럼의 형식을 바꾸면 제가 의도한 바와 방향이 너무 틀어지게 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 말고도 가정법 상식 올리는 변호사는 많이 있을 껍니다.

간단하게 법만 풀어놓는 거,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근데 그렇게 올려놓은 거 읽고 100% 이해하실 분들이 몇이나 되실까요?

변호사 앞에 두고 설명 들어도 헷갈리는 게 가정법인데, 글 몇자로 얼마나 정확한 상황파악이 되실까요?

애초부터 그래서 댓글을 통해 부연설명을 드리려 했던 것이고, 댓글을 없애버리면 저야 인생이 수월해 지겠지만, 도움 필요하신 분들에게는 타격이 너무 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여유로운 사람이 아닌 거 맞습니다. 저 자신도 반성하고 안타깝게 생각 합니다.

하지만 이해력이 떨어지고 empathy가 없는 사람이라면 이런 칼럼 못 올렸을꺼라 생각 합니다.

제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compassion과 empathy라고 자부하는데요.

 

공고에 필독을 붙여서 제발 칼럼 읽고 질문 달아 달라고도 올려놨고, 칼럼 전반에 걸쳐 수차례에 걸쳐 제발 칼럼을 읽고 질문 올려 달라고 청원을 해도 "경제력이 없으면 아이를 뺏긴다는 게 사실인가요?"하고 물으시면 저는 여유로운 답변을 드릴 아량이 없습니다. 어떤 분이 언급하신대로 제가 처음과 톤이 많이 달라졌죠. 처음엔 제가 올려드린 내용이 없었으니 당연 질문하시는 게 처음 받는 질문이고 제가 칼럼으로 커버한 게 아니므로 다 답변을 드린 겁니다. 근데 지금 반년이 지난 시점에서 처음 한달안에 답이 다 올려져 있는 문제들을, 칼럼은 전혀 안 읽고 반복해서 질문만 올리시는 분들을 대할 때마다 힘이 빠지고, 네, 짜증 납니다. 짜증 난다는 표현이 unprofessional하다고 타박하시지만, 달리 표현할 단어가 생각이 안 나네요. 올린 분이나 가끔 읽는 분들은 그럴 수도 있지 하시겠지요. 충분히 이해 합니다. 하지만 당하는 제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제 말투가 refine되지 않은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무료"라고 해서 함부로 말한다는 건 제가 억울합니다. 돈 받으면 다르게 할 것을 돈 안 받으니 함부로 내지를 꺼였으면 이런 시간낭비 안 합니다. 제가 뭐가 아쉬워서 막대할 상대 찾자고 이런 막대한 시간 투자를 해서 칼럼을 올리겠습니까?

 

4번님은 제 칼럼은 읽지도 않으시고 이럴래면 칼럼 내리라고 적으셨지요? 저는 그런 4번님의 글이 함부로 쓰신 글이라고 생각 합니다. 제가 어떤 도움을 어떻게 드리느라 어떤 수고를 하고 있는지 알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으시면서 어찌 함부로 글을 내리라 말라 하시는지요? 또한 이미 수개월 전의 가십방 사건을 운운하시는데, 저는 제가 시켜먹어본 반찬이 너무 맛이 없다고 글을 올렸을 뿐이고, 공감하는 다른 분들이 댓글에 그 분 (아마 본인이신가 보네요) 실명을 거론하게 된 것 뿐입니다. 그 분 실명 거론 돼서 글 내렸구요. 저는 적어도 그 분 반찬을 먹어보고 글을 쓴 건데요. 본인은 칼럼을 읽지도 않고 함부로 댓글을 다셨네요.

 

워낙 억울한 걸 못 참는 성격이라 말같지 않은 댓글들에도 다 답변을 달다보니 오해의 소지만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외려 더 억울해 졌네요. 다 제가 지혜롭지 못한 사람이라 그러니 어쩔 수 없지요..

 

앞으로는 12번님 말씀대로 불쾌한 댓글은 삭제를 하겠습니다.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서 쌩뚱맞은 의견 올린다고 삭제 당하면 기분 너무 나쁠 꺼 같아서 나름 해명의 글을 붙인다고 한 건데, 현명하지 못한 대처방법 이었던 거 같습니다.

 

마지막 변명이라면, 제가 중학교때 미국을 와서 제 한국어가 그닥 어른스럽거나 고급스럽지가 못합니다.. ㅠ.ㅠ

제 말투에 상처 받으신 분들, 불쾌하셨던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그럼, 모두들 마음 푸시고, 제가 마음의 여유를 찾으면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