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미국에는 간통죄가 없는 걸로 잘못 알고 계시더군요.

"미국에선 이혼하면 무조건 반땡이다"와 비슷하게 "미국에선 간통죄라는 거 자체가 없다"라고 너무나 확신을 가지고 글을 올리시는 분들 자주 봅니다.

형사법도 가정법처럼 "주"법이기 때문에 주마다 다른 법이 적용 되는데요.

"Adultery"라고 하는 간통죄도 말입니다. 어떤 주에선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는 (Life sentence) 범죄랍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아예 형법에서 빼버렸지만, 미시건주에선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고요, 우습지도 않게 $10 벌금을 내야하는 메릴랜드, Class I Felony에 들어가는 위스칸신주 등 주마다 아주 다양하게 간통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주 형법에 올라가 있건 말건 요즘은 검사들이 이 죄를 거의 prosecute 안 하는 추센데요. 다만 이혼을 할 시엔 가정법에서 유용하게 쓰여지는 것이 또한 이 간통입니다.

검사가 바람핀 놈을 prosecute 해주건 말건, 민사로 건너와서 가정법 법원에서 이 간통을 입증할 경우, 캘리포니아처럼 아예 no fault divorce를 허락해주는 주가 아닌 경우, 보통 법원에서 요구하는 1년~5년의 waiting period를 제끼고 곧바로 이혼수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엄청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유타와 아이다호는 유책사유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5년의 별거기간을 거쳐야 이혼을 시켜 준다니.. 기함할 노릇입니다.. =.=)

또한, 이혼시 재산분할에 있어서 (유책사유를 따지는 주의 경우 - 캘리포니아처럼 간통이고 자시고 유책사유를 안 따지는 주에서는 상관이 없습니다만) 간통을 한 사람이 가정을 깬 책임이 있으므로 경제적 책임도 묻게 한답니다. 메릴랜드나 버지니아처럼 Equitable division을 원칙으로 하는 경우, 집에서 집안일만 한 사람은 이혼시 된통 뒷통수를 맞을 수 있는데요. 남자가 돈 빼돌리고 바람 피우고 별짓 다 하는 걸 몰랐을 경우, 1년, 2년 별거하는 동안 손가락 쪽쪽 빨다가 결국엔 이혼시, 재산증식에 기여한 게 없다고 쪽박 찰 수도 있는 거니까요.. =.=

하지만 다행히? 남자가 제대로 바람을 펴 주셔서 떡하니 아이라도 낳아 나타나 주셨다면, 간통으로 waiting period 없이 이혼 수속 들어가실 수 있고, 이런 유책사유를 재산분할에도 유용하게 쓰실 수 있게 되고, 또 어떤 주에선, 간통죄를 범한 넘의 도덕성 결여가 양육권 결정에도 참작이 된답니다.

이건 반대의 케이슨데, 이전 글에 아이를 둘이나 낳고 살고 있었는데 결혼을 자꾸 미뤄서 알고보니 유부남이었다, 그래서 감방에 넣고 싶다는 분이 계셨는데요. 이런 경우 거주하시는 주의 형법상 간통이 prosecute 되는지 여부부터 알아보셔야 하겠고, 만약 사실혼이 인정되는 주라면 bigamy의 가능성도 알아보실 수 있겠습니다. 형사처분은 검사가 하는 거지만 형사처분이 가능할지 여부는 형법 하시는 변호사에게 상담 받으시면 되겠구요. 형법상의 사기죄는 주마다 틀리지만, 광범위한 의미에서, 이득을 얻기위해, 또는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기위해 고의적으로 거짓말/거짓행위를 했어야 하고 피해자가 거기에 의존해서 피해를 입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남자가 유부남임을 속였다는 거 자체가 곧 사기죄로 직결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이 또한 형법 하시는 변호사에게 물어보셔야 하는 문제구요. 

다음번엔 메릴랜드 법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간통 얘기가 나온 김에 올려 드리려고 하다 보니 잠시 샛길로.. =.=

저희 사는 곳엔 주말에 눈이 많이 왔습니다. 추워지니 몸이 둔해져서 이리쿵 저리쿵 찧고 다니느라 멍 투성이가 됐네요. =.= 모두들 건강한 겨울 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