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칼럼에 오셔서 칼럼은 안 읽어 보시고 (칼럼을 읽어 보셨다면 도저히 이런 질문 못 올리시리라 생각) 대뜸 변호사를 꼭 써야 하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요. 그런 분들은 꼭 변호사가 필요하다에 오십원 겁니다.

배가 아파 죽을 꺼 같은데 의사 봐야겠냐는 것과 무엇이 틀리지요?

잇몸이 짓무르고 피가 나는데 치과를 가야겠냐는 것과 무엇이 틀린지요?

본인이 변호사 필요 없이 이혼 수속을 밟으실 수 있는 분이면 이런 질문을 하지도 않습니다. 뭘 해야 하는지 아시는 분은 조용히 가서 알아서 하시지요. 누차 말씀드렸듯 아이가 없고 나눌 재산도 없는 경우, 이혼 까짓거 혼자 하는 거 어렵지 않습니다. 영어만 된다면. 법원에 가서 서류 받아다가 작성해서 내면 그만입니다. 법원 출두하랄 때 나가면 그만이구요.

근데 이런 간단한 경우가 아닌 이상 이혼 수속 혼자 하기 힘듭니다.  가정법 안 해 본 변호사는 변호사라고 해도 이혼 수속 밟을 줄 모르고, 본인이 가정법 전문 변호사라고 해도 이혼에 따르는 감정적 스트레스 때문에 본인 케이스는 다른 변호사에게 맡깁니다. 근데 자기 상황이 어떻게 된건지도 모르겠다는 분들, 남자가 바람나서 애랑 길거리에 내앉게 생겼는데 변호사가 필요하냐는 분, 결혼도 안 했는데 남자 쪽에서 변호사 사서 이혼 소장을 보내왔는데 사람들이 변호사 필요 없대서 안 샀다가 일방적으로 이혼 판결 나버리셨다는 분 등, 제가 아주 그냥 턱이 턱 떨어집니다.

남편이 바람나서 만삭의 아내를 집에서 내쫓으려 한다며 변호사 사야겠냐는 류의 질문에 변호사 사봐야 양쪽 변호사들 좋은일만 해주는 거라고, 변호사 사지 말고 남편에게 직접 잘 얘기해 보라는 수많은 댓글들 (속풀이방) 볼 때마다 그 무책임하고 가벼운 댓글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지금 장난 합니까? 인정에 호소해서 인간적인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인간이라면 만삭의 아내 두고 개새끼처럼 다른 데 안 붙어 납니다. 여론에 몰려 그 가여운 산모가 자신의 법적 권리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개만도 못한 남편의 요구대로 개털로 이혼을 했다 칩시다. 이 산모와 태어날 아이의 인생은 누가 책임져 줄껍니까? 왜 알지도 못하고 책임지지도 못할 말들로 남의 중요한 인생을 망치려 하는 겁니까? 변호사 좋은 일 시키는 거 하지 말라고요? 그럼, 이들이 개털로 길거리에 내앉는 건 누구 좋은 일 시키는 겁니까? 생각 좀 하면서 발언합시다 제발.

이혼 하면서, 지가 바람나서 이혼하면서도 변호사에게 전재산을 다 날려도 지 새끼와 그 에미에게는 한 푼 안 주겠다는 새끼들 많습니다. 근데 왜 여자들은 당하는 입장에서도 남편 주머니에서 나올 변호사비까지 아끼자고 자기 권리를 다 내다 버립니까? 아 놔 정말 퐝당 그 자체입니다.

사기치는 변호사, 자기 분야도 잘 모르는 변호사, 있습니다. 많을 수도 있습니다. 수술 후 메스를 배에 넣고 꼬매는 의사도 종종 있는 거니까요. 그렇다고 변호사는 다 라이센스 있는 사기꾼, 최상급 사기꾼이라고 욕하며 절대 믿지 말라느니 하는 분들, 한면으로는 대체 어떤 나쁜노무시키들이 이들을 이렇게 각박하게 만들었나 싶어 안쓰럽고 또 한면으로는 좋은 변호사 만날 수 있을 분들이 이 분들 주장에 휩쓸려 피해를 보실까 염려도 됩니다.  

저는 지금 가정법을 하고 있지 않지만, 도움이 꼭 필요하신 분들이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도록 법적 상식을 깨우쳐 드리고 간간히 얻게 되는 좋은 변호사님들 정보도 올려드리고자 칼럼을 올리는 겁니다. 제가 아무리 칼럼 읽는 분들에게 변호사 꼭 만나라고 침 튀기며 열불 내봐야 저한테 돌아오는 돈 십원도 없습니다. 그래도 떠듭니다. 무조건 상담은 받으러 가시라고.. 저도 몇년 전 30분 상담에 100불이 아까와 미루고 미루다 상담 받으러 갔다가 200불 들여 한시간 상담 받고 아주 만족하며 나온 사람 이었습니다. 절대 상담비가 안 아깝도록 정말 양심적이고 전문성있는 변호사를 찾아 가는 게 관건이지 변호사를 보느냐 마느냐가 관건이면 안 됩니다. 특히 아이가 있는 경우는요.

제발 주위 분들에게 칼럼에 와서 칼럼은 하나 안 읽고 Q&A 식으로 쌩뚱맞은 질문만 올리지 말고 공부를 하고 가라고 전해 주시고, 꼭 좋은 변호사 찾아 상담을 받으라고 전해 주십시오 (제 칼럼 자주 찾으시는 분들에겐 이미 귀에 못이 박히셨을 듯). 나쁜놈들이 법적으로 죄값을 치르는 내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