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이 jurisdiction 때문에 두개 주에서 쌍으로 변호사비가 나가게 되신 미씨님이 질문을 올리셔서요. 언젠가 한번 jurisdiction에 관한 칼럼을 올려 드려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 때가 됐구나 싶더군요.

미국은 나라가 하나면서도 주가 여러개로 갈라져 있고, 4개 분야를 제외한 법 역시 주마다 다르지요. 한국에서 죄짓고 미국으로 돌아와 숨어버린 주한미군을 우리나라 법원이 맘대로 못 하는 것처럼, 미국은 같은 나라 안에서도 "주"가 가끔 국경처럼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법원에 케이스를 가져 갈 때, 그 법원에서 이 케이스를 들을 권한이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복잡하고 중요한 게, personal jurisdiction, 즉 그 법원에서 소송당한 사람을 법정에 세울 권한이 있는가가 관건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결혼하고 아이낳고 살다가, 에라 모르겠다 옆동네 네바다주로 날라버린 아자씨가 있다고 합시다. 캘리포니아에 남겨진 아내가 이혼 수속을 밟지 않고 세월은 갑니다. 네바다주에서 거주기간 requirement를 채운 아자씨, 거기서 이혼 수속을 밟기 시작합니다. 네바다주 법원은, 네바다 주민의 이혼이기 때문에 케이스를 들어줄 권한이 있습니다. 허나, 이혼은 혼자 하나? 상대편인 아내와 아이는 캘리포니아에 남겨져 있잖아요? 이들에게 이혼을 위해 네바다의 법원으로 출두를 요구할 수 있을까요?

상식적으루다가 아니어야 겠지요? 법적으로, 이런 경우에 쓰이는 원리원칙은 long-arm statute/minimum contacts 란 게 있는데요. 지금 우리주에 거주하고 있지 않더라도, 우리 주에서 부부로 생활한 적이 있는지, 혹 아이가 아빠를 만나러 네바다에 엄마와 함께 왔다갔다 했는지, 나눌 재산이 네바다에도 있는지, 혹 엄마가 네바다에 와있을 때 아빠가 소장을 serve했는지 등, 아~~~주 쪼끔이라도 우리주 법원에 출두를 하도록 요구를 할만한 건덕지가 있는가를 따져보게 됩니다. 아예 쌩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주라면, 법정 출두를 요구할 수는 없구요. 물론, 상대편에서 양쪽에 변호사 사고 싸우기 싫다고, 그냥 간단하게 끝내자 합의를 하고, 네바다의 법원에 출두를 함으로써 personal jurisdiction을 waive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뭔 소리래? 하고 캘리포니아에서 이혼을 접수하고, 네바다의 케이스를 dismiss 하도록 요청을 한다면, 이런 경우 네바다의 법원에서는 늦게 접수된 캘리포니아 케이스에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남자가 아무리 지금은 네바다의 주민이라 하지만, 결혼도 캘리포니아에서 했고, 애도 캘리포니아에서 낳았고, 둘이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살았고, 양육권 등을 결정하기 위해 법원에 제시해야 할 증거/증인도 캘리포니아에 있기 때문이죠.

이혼이 finalize된 후 한 쪽, 혹은 양쪽이 타주로 이사를 할 경우 등의 문제는 다음번에 올려 드릴게요. 끊어서 올려 드리는 게 이해하시기 쉬울 꺼 같아서요. 그럼, 이해 되셨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