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Ku Klux Klan 에 대한 다큐를 봤어요. 저나 남편이나 History Channel을 좋아해서 다큐물을 종종 찾아 보는데요. 저희가 얼마 안 있음 남부지방으로 이사를 가야해서 그런지, KKK의 다큐가 아주 와닿더군요. ㅠ.ㅠ

KKK에 관한 다큐를 보면서 무식한 백인들의 우월주의에 화도 많이 나고, 죄없이 죽어간 수백, 수천명의 흑인들, 그리고 남겨진 그들의 가족들에 너무 가슴이 아프고, 무엇보다, 넘쳐나는 증거/증인을 가지고도 흑인을 살해한 백인 KKK 단원들을 무죄로 석방해준 수십 셋트의 배심원들에 분노가 일었습니다. 법을 집행해야 할 경찰들이 KKK와 짜고 외려 더 살인을 부추기고.. 참..

미국에서 늘 한인이 많은 지역에만 살아서 미국이란 나라에 인종차별주의가 얼마나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지를 깜빡 잊고 살다가 어제 번쩍 눈이 떠지더군요.. 가끔 과하다 느껴지던 흑인들의 피해의식도 이해가 가고.. 왜 오바마씨?가 대통령이 됐을 때 그렇게 많은 흑인들이 눈물을 흘렸는지도 공감이 되고.. ㅠ.ㅠ

그 중 1981년, 모바일, 알라바마에서 길을 걷던 19세 흑인 청년이 린칭을 당한 사건이 나오는데요. 같은 해 초에 백인 경찰을 죽인 한 흑인이 살해혐의로 재판을 받지만 mistrial이 있었습니다. 이를 빌미로, 흑인이 백인을 죽였으니, 백인도 흑인 하나를 죽여도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이론으로, 2명의 백인이 길 가던 마이클 도날드라는 흑인 청년을 납치 해다가 구타하고 목을 매달아 죽이고도 칼로 목을 베고 또 자리를 옮겨다가 나무에 목을 매달아 걸어 놓은 사건입니다 (린칭이란 거 자체가 그냥 죽이는 게 아니라 남들로 하여금 공포를 조성할 목적으로 죽이는 행각이거든요. 수십년 동안 자행되어 왔으나 이 사건 이전에는 어느 주에서도 제대로 형사처분을 안 했던 짓거리였죠). 다행히 이 케이스에는 FBI가 곧바로 개입돼서 나쁜놈들 중 한 놈은 16년 후에 사형을 당하고, 다른 한 놈은 무기수로 살고 있는데요. 

이 억울하게 죽은 청년의 엄마를 설득해서 UKA (KKK의 일종으로 당시 가장 린칭등의 과격한 테러를 많이 하던 조직)를 상대로 wrongful death로 민사소송을 연 인권 변호사와 비영리 단체가 있었습니다. 그 결말이 얼마나 통쾌한지.. 87년에 민사소송을 이겨서 7백만불이란 엄청난 금액을 보상액으로 판결 받습니다. 그 결과로 미 전국에서 가장 흉악하기로 유명했던 알라바마의 UKA (United Klans of America)는 파산을 맞게 됩니다. 근데 이 민사재판의 끝무렵에, 아들을 린칭한 두 놈 중 무기수가 된 놈이 벌벌 떨며 청년의 엄마에게 용서를 구했답니다. 그 때, 엄마는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I already have"라고 했다네요. 이 말을 듣고 얼마나 코끝이 찡하던지... 어떻게 내 자식을 그렇게 극악무도하게 살해한 놈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ㅠ.ㅠ

우리가 린칭을 걱정하지 않고 편히 살 수 있게 된 이 나라는.. 수많은 무고한 인명 피해자들과, 인권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운 인권 운동가들 덕에 만들어진 나라라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면서.. 내가 못 가진 것보다 가진 것이 많음에 감사가 나오더군요.. 주절주절 말이 많았습니다.. 꼭 나눠 드리고 싶어서.. 모두들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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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n.wikipedia.org/wiki/Southern_Poverty_Law_Center

알라바마에 소재한 Southern Poverty Law Center이란 인권운동 비영리 단체에 대한 위키 페이지입니다. 위의 케이스 말고도 hate crime victim들을 성공적으로 많이 도와 줬네요. 혹 hate crime등의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 계실까 해서 링크 올려 드립니다. 영어가 되시는 분들은 읽어 보시고, 혹시 주위에 도움 필요한 분들께라도 소개해 주실 수 있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