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너무도 충격적인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친한 언니가, 함께 수업을 들었던 교수님의 17살짜리 딸이 살해 당했다는 이메일을 보내 왔더군요. 그것도 저희 학교 바로 옆에서...

저널리스트 하시다가 변호사 되신 분이어서 그런지 참 재미있고 유쾌하게 강의하시던 분이셨는데... 기사들을 보니 남편도 저널리스트 시군요...

지난 금요일 오후에 엄마 심부름으로 학교에 뭘 가지러 갔다가 최근에 parole로 나와있던 죄수에게 납치를 당했었대요.. 납치되고 나서 엄마랑 아빠한테 전화를 해서는 크레딧 카드에서 어떻게 현금을 인출할 수 있냐고 물었다는데... 쌩뚱맞은 소릴 하는 딸의 상황을 상상도 못한 부모는... 별다른 의심을 못하고 그냥 전화를 끊었대요... 바쁜데 이상한 소리 한다 생각 했겠죠...

17살의 너무도 착하고 이쁜 딸이었다는데...

그 아이를 이렇게 허무하게 잃고, 딸아이가 마지막으로 도움을 청하는 전화를 받고도 뭔지 몰라 그냥 넘긴 그 부모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하니.. 너무 애통하고.. 잡혔다는 범인이 너무 밉네요..

오늘따라 퇴근하는 길에, 지하철에 딸 셋과 부모님, 할머니까지 해서 대가족 관광객들이 너무도 밝은 얼굴로 하하호호 웃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더군요... 중학생쯤 됐을 아이들을 보다가 저도 모르게 감정이 복받쳐서 미친사람처럼 천장 바라보고 눈물을 삼켰습니다. 제가 딸만 있어서 그런가봐요... 제 딸아이가 그런 일을 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게 아프네요...  

일하느라 바빠서 아이와 많은 시간 못 보내줬던 지난 날들 돌이켜보며 가슴 찢어지게 아플 교수님 생각하면 제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오늘, 아이들 한번씩 안아 주세요... 내일은 너무 늦을지도 모르니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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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마약사범 이었다네요. Parole violation도 마약 치료를 받으러 check in 하지 않아서 그런 거구요. 체포당했을 때도, 이 건으로 체포된 게 아니라, 살인을 저지른지 30여분쯤 지난 시간에 (오후 5시 남짓) 길거리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고 (불법) 체포해보니 crack pipe를 소지하고 있었대요. 아마도 범죄를 저지를 때에도 마약에 취해 있었는 듯. 예전에 한국에서 깡패들이 돈 뜯어내려다가 걸린 아이가 돈이 없으면 아이들을 때리고 해서, 만원짜리를 다 들고 다니라는 소리가 있었는데... 이번 사건 접하고 나니 아이들에게 최소한 몇불이라도 꼭 들려서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