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패사디나에서 함께 일했던 보스는 입양 케이스는 안 맡으셨었는데요.

몇년 전에 이혼 케이스를 맡기셨던 클라이언트가 입양 문제로 다시 저희 보스를 찾아 오셔서요.

친분도 있고, 워낙 좋은 분이시고 해서 이례적으로 입양 케이스를 맡아주신 적이 있었답니다.

그 때 참 좋은 기억이 있어 짧게 글 올려 봅니다.

아저씨는 엄청 잘 나가는 사업가 였어요.

엄청 세계 각지 돌아다니시면서 돈을 긁어 모으시던.. ㅎㅎ

근데 이 분이 입양하고 싶어한 아이?는 24살 먹은 전부인의 아들 이었답니다.

15개월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살고 있던 싱글맘인 전부인과 결혼을 한 총각 아저씨, 그 아들을 친아들처럼 키웠대요. 아이가 어릴 때 이미 입양을 시도했지만, 정말 이뻐 죽겠는 친애비가 극심히 반대를 하는 바람에 입양을 못 했구요.

아저씨와 아들의 엄마 사이에서 아이도 안 낳고 이 아들 하나만 키웠다네요.

2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른 후, 아이의 엄마인 부인과는 여러가지 문제로 아이가 다 큰 후 이혼을 하게 되는데요. 아이가 성인이 된 이후에는 친부의 동의 없이도 입양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이혼을 한 전부인의 자식이지만, 다 큰 성인이지만, 24살의 장성한 남의 자식을 입양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거였어요. 그 이유인즉슨, 아들이 이제 곧 결혼을 하는데, 아들도 양아버지도, 그 아들이 양아버지의 성을 갖고 한 가정을 꾸려서, 그의 아들이 양아버지의 성을 물려받길 원했대요. (물론 새아버지의 재산도 함께)

Declaration에 보니, 아들은 이 양아버지를 늘 친아버지처럼 믿고 따르고 사랑했다고 적었더라구요. 친아버지는 평생 몇 번 본 적도 없고 정도 없다고.. =.=

친자식과 부모의 관계도 복잡하기 그지없고, 세상 만만할 수만 없는 건데..

이들의 입양을 도와주면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던 기억이 있네요.

친애비보다 좋은 양아부지는 없다고들 하지요. 근데 저는 무엇이든 예외는 있다는 걸 알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