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현이가 태어난 지 오늘로 한달이 되었다.
삼칠을 지난 처음 나들이다. 설레기도 하고 흥분도 된다.
오늘은 세현이의 첫 장난감을 사주러 나가는 날이다.
오뚝이랑 딸랑이는 엄마가 보내주셔서 있지만 아직 모빌이 없다.
toysrus에서 사기로 결정하고 갔다. 아기 바구니에서 얌전히 있는 세현이.
혹시 자동차의 흔들림에 놀라서 토하거나 울지 않을까 걱정했는데…….잘 있는 모습에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드디어 도착한 toysrus…….
모빌만 눈에 안 들어 왔다…….왜 이렇게 예쁜 것들이 많은지…….
모빌을 보고 또 보고…….
다 예뻤다…….결국 파스텔 톤의 네 마리 동물인형이 매달려있는걸 골라왔다.
(중략)


이건 세현이가 한달이 되었을 때의 일기입니다.
나중에 그걸 읽어보고 반성을 얼마나 했는지 …….

오늘은 신생아의 시지각과 색채인식에 관해서 짤막하게 말씀드릴까 합니다.
어린 아이가 태어날 시기가 되면 눈과 시신경의 생리적 구조는 충분히 잘 발달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뇌에 도달하는 시각적 양식으로 영아가 무엇을 지각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갖 태어난 아기는 아직 시력이 한정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생후 며칠이 되면 자기에게서 20-30cm 떨어진 곳에 있는 사물이나 사람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영아들의 시각은 대단히 빠르게 발달합니다. 생후 2개월 정도 되면 생후 초기와는 다르게 자기 앞에 매달려 있는 대상에 두 눈의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되면 그 능력이 생후 4개월 후면 거의 성인의 수준에 도달하게 됩니다. 2-3개월 된 영아들은 색채를 바탕으로 물체를 변별할 수 있으며 4개월경에는 하늘색, 초록색, 노랑색, 빨강색의 파장에 변별적으로 반응한다고 합니다.

또 심리학자 로버트 프란츠의 연구에 의하면 신생아는 줄무늬보다는 과녁의 동그라미 모양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간단한 모양보다는 복잡한 모양에 더 흥미를 느낀다는 것입니다.
또 신생아는 단조로운 옷보다는 체크무늬가 있는 옷을 더 좋아하고 검정색과 흰색을 다른 색에 비해서 좋아한다. 는 사실이 이 연구에 의해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신생아의 옷이나 책, 장난감 중에서 흰색과 검정색만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이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생후 3개월이 지나서야 아이는 총천연색 색상을 보게 됩니다.
12개월 쯤 되면 걷기 시작하고 자기 스스로 탐험하는 시기가 옵니다. 이 때가 되면 아이의 망막은 성장을 이제 막 끝내고 눈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색깔의 차이를 어른과 똑같은 만큼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때의 아이들은 원색이나 조금은 요란한 색을 좋아하게 됩니다.

지금의 저였다면 '파스텔조'의 내 눈에 예쁜 모빌보다는 흑백색의 체크무늬가 들어가 있는 모빌이 였든지 아니라면 천연색이라도 명도가 강한 그런 모빌을 샀을 것입니다.
우리가 아이를 키우면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의 눈높이로 봐주자”
하지만 아이의 눈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몰라서 우리의 눈높이로 아이를 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눈높이 교육…….사실은 이런 앎 없이는 불가능 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술교육을 전공을 했던 저이지만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무심했던 사실들을 아이로 인해서 다시 배우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 때는 참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듭니다.
지금 아이가 태어난 어머니, 그리고 앞으로 아기가 태어날 어머니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이 글을 씁니다.
(신명희, 지각의 심리학, 학지사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