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돌을 맞이하면 돌잔치 행사 중 하나로 ‘돌잡이’를 하게 됩니다.
실, 쌀, 연필, 돈 따위를 상에 놓고 돌을 맞은 아이에게 그것들 중 하나를 고르게 하는 거지요.
실을 집은 아이는 오래오래 장수하리라는 덕담을 해주고,
쌀을 집은 아이는 맛있는 것들을 배불리 먹으리라는 말로 즐거워해줍니다.
연필을 집은 아이는 공부를 많이 해서 박사 되겠네~ 라고 좋아해주고,
돈을 집은 아이는 돈을 많이 벌어 부자 되겠네~ 하며 축하해줍니다.

돌잡이에 놓여지는 것들도 세태를 반영하는지 요즘에는 예전처럼 실, 쌀, 연필, 돈이 아니라
마이크, 청진기, 골프공, 칫솔 등 돈을 잘 버는 직업을 상징하는 것들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마이크는 방송계 직업을 뜻하며 청진기는 의사, 골프공은 골프선수, 칫솔은 치과의사를 가리킨다나요.
이처럼 돌잡이의 풍경은 요즘 사람들의 가치관이 어디에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돌잡이를 하게되는 순간부터 아이들은 가치관에 대한 교육을 시작합니다.
또한 아이들은 자라면서 부모를 통해 수많은 가치있는 것들을 알고 배우게 됩니다.
부모를 통해 알게되는 수많은 가치들은 부모의 행동이나 말로써 아이에게 전해지며
그것은 고스란히 아이의 가치관으로 채워집니다.
아이들이 부모가 주는 물을 먹고 자라 듯 아이들은 부모가 행동하는 대로 행동하고
말하는 대로 말하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역할 모델은 바로 부모고 부모는 자식들의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식을 보면 부모가 보인다’라는 옛말이 있는 거겠지요.

그렇다면 자녀의 본이 되어야 할 부모의 가치관은 어떤 것들이어야 할까요?
부모의 가치관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잠깐 아테네인들의 가치관을 담은 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질박함 속에 미를 사랑하며,
탐닉함이 없이 지를 존중한다.

우리는 부를 추구하지만,
이것은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함일뿐,
어리석게도 부를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다.

또한,
일신의 가난을 인정함을 수치로 여기지 않지만,
빈곤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함은 깊이 부끄러워한다.

우리는 사적인 이익을 존중하지만,
그것은 공적 이익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사익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서 발휘된 능력은
공적 사업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람의 생김새가 다르듯이 가장 가치있게 생각하는 것 역시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돈이나 명예에 가치를 두고,
또 어떤 사람은 행복이나 나누는 삶을 가장 가치있게 여깁니다.
그 밖에도 우리가 가치있게 여기는 것들에는 권력이나 승리감, 장수,
미모나 날씬한 몸매 같은 외형적인 아름다움, 혹은 내적인 아름다움 등등..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들에 가치를 두는 것이 좋은 것일까요?
듣기에 그럴싸한 것들, 이를테면 행복이나 나누는 삶을 가치있게 여기면 옳다 말하고
돈이나 명예를 가치있게 여기면 옳지않다 라는 식으로 이분법으로 나눌 수는 없지만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가치를 심어줄 것인지는 진지하게 고려해 봐야 합니다.

우리는 아테네인들의 가치관에 관한 글을 내 아이들에게 적용해서 가르칠 수 있습니다.
내 아이가 부를 추구하지만 부를 자랑하지 않으며,
내 아이가 가난을 수치로 여기지 않지만 빈곤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내 아이가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지만 결국엔 공적 이익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라고 말이죠.
황금만능시대에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이보다 더 적절한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는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참으로 다양한 종류의 부모가 있습니다.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 부모들이 있는가 하면, 돈을 위해 돈을 버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내적인 아름다움을 가꾸기 위해 책을 읽고, 자신을 가꾸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외적인 아름다움에 치우쳐 겉모양만 예쁘게 하기에 급급한 부모도 있습니다.
행복이나 나누는 삶에 기뻐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갖고 있는 행복조차 보지 못하고 한 웅큼 쥐고 있어도 늘 부족해하는 부모가 있습니다.

어떤 부모가 되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가치관을 심어주느냐는 전적으로 부모의 몫입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들보다 내적으로 충만한 행복과 기쁨을 누리는 우리 아이들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