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한국에 있는 시누이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요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시누이의 말인즉슨, 요즘 아이들이 도대체 버릇이 없다는 거였죠.
‘버릇’의 있고 없음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예전의 아이들과 요즘의 아이들이 많이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언니, 동생, 오빠, 누나…등 대가족 속에서 이리저리 부대끼며 살았던 우리와는 달리
요즘 아이들은 혼자만(혹은 둘~) 자라다보니 모든 것을 자기 위주로 생각하기가 쉬울테고,
콩 한 쪽도 나눠먹으며 갖고 싶다고 다 가질 수 없는 현실을 알았던 우리와는 달리
요즘 아이들은 부족한 것이 없어 감사한 것을 모르고 살기 쉬울테고,
언제나 잘못은 내 아이가 먼저다..라는 겸손한 생각의 부모를 가졌던 우리와는 달리
요즘 아이들은 아이가 잘못을 해도 일단 내 아이는 제끼고 생각하는 근시안적인 자녀교육을 하는 부모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시누이의 ‘요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부모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이 되더군요.
아이들이 버릇없으면 부모가 야단을 치고 확실하게 잡아야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요즘 부모들은 수수방관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결국 내 자식을 망치는 일인데 오히려 자식 편을 들며 언성을 높이는 일이 다반사라고 말이죠.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아이들의 잘못을 따끔하게 야단치지 못하는, 세상에는 강한데 내 아이에게는 약한 엄마들이 있습니다.
내 아이에게는 약해서 야단도 잘 치지 못하지만, 내 아이를 건드리는 세상의 다른 것들에는 강력히 대항하고 내 아이가 결코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거죠.

솔직히 말해 내 자식이 이쁘지않은 부모가 이 세상 천지에 어디에 있을까요?
열 달 배 아파 가슴으로 낳은 내 아이가 행여 다칠세라, 행여 아플세라..어느 부모나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키울 것입니다.
그런 아이이기에 그 아이의 미래가 찬란하고 황금빛으로 물들기를 바라는 마음도 부모라면 다 같을 테지요.
오죽하면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예뻐한다..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그만큼 모든 부모들은 내 자식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아프지않고 자라주기를 바랍니다.
문제는 그 아이의 미래가 찬란하고 황금빛이 되도록 부모가 해줄 역할 가운데 적절하게 야단치는 것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자는 것이지요.
그래서 조금은 덜 버릇없이 자라게 하고, 조금은 더 자기절제를 할 수 있게 도와주자는 것입니다.

**야단치다..(동사)소리를 높여 호되게 꾸짖다
국어사전에서 찾아본 야단치다의 뜻은 소리를 높여 호되게 꾸짖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사전적 정의가 야단치는 것의 전부는 아닙니다.
그때 그때의 상황과 각자가 처한 환경, 분위기에 따라서 야단치는 방법의 차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황과 환경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야단치는 것에 대한 원칙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이 바뀌고 사회가 변한다 하더라도 결코 변하지 않는 불변의 법칙이 있는 것 처럼 말이죠.
저는 여러 육아서나 자녀교육에 대한 글들을 토대로 나름대로 아이를 야단칠 때 변하지 않아야 할 원칙을 찾아보았습니다.

1. 잘못한 즉시 따끔하게 야단쳐라.
---잘못한 그 자리에서 야단치지않고 “나중에 보자~”, 혹은 “내일 두고보자.” 식의 반응은
자칫 잘못한 것에 대한 촛점을 흐리게 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잘못이 발견된 경우 그 자리에서 즉시 따끔하게 야단을 쳐야 합니다.
2. 아이와 단 둘이 있을 때 야단쳐라.
---가끔 마켓에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는 어머니를 보게 됩니다.
아이의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아이의 얼굴은 새빨갛게 상기되어 수치심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받는 그 수치심을 결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누’를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조용히 둘 만의 장소를 찾아 단 둘이 있을 때 그때 야단을 쳐야 합니다.
효과 백배입니다.
3. 다그치며 아이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지 마라.
---쥐도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가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을 지 모릅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하십시오.
4. 아이를 야단치지 말고 아이의 잘못을 야단쳐라.
---“넌, 도대체 왜 그러니?”
 “네가 할 줄 아는게 뭐니?”
 “넌 정말 못됐구나.”
 “니가 그럴줄 알았다..”
 “또 너야??”
 “내가 너 땜에 못 살아.”…
이런 류의 말들을 우리는 무심코 뱉어냈지만 이것들은 아이의 잘못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내 아이의 인격을 모독하는 말이고 결국 내 아이를 상처입히는 말입니다.
“이런 경우에 이렇게 한 네 행동은 야단을 좀 맞아야겠다..”라고 말함으로써 아이의 잘못을 야단쳐야 합니다.
(칭찬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지요..아이를 칭찬하지 말고 아이가 잘한 점을 칭찬해야 합니다.)

아마도 이것들에 덧붙일만한 여러가지 원칙이 더 있을테지만 야단치는 것에 관련한 이상의 네 가지 원칙만 잘 지켜도 상당히 합리적이고 공평한 엄마라는 말을 듣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모처럼 나눴던 시누이와의 통화는 “우리라도 잘 키웁시다.”라는 말로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우리라도 잘 키웁시다.’
‘우리라도 잘 키웁시다.’
조금은 서글픈 뉘앙스가 느껴지는 이 말을 ‘우리 모두 잘 키웁시다.’라는 말로 바꾸어보니 한결 꽉 찬 느낌이 듭니다.
그 꽉찬 느낌을 공유하려면 우리 엄마들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강하고 내 아이에게는 약한 엄마가 되는 걸 거부합시다.
야단치는 것에 대한 원칙을 지켜 야단을 칩시다.
내 아이가 귀한 것처럼 남의 아이도 귀함을 압시다.
그리하면 ‘우리 모두 잘 키운 아이’가 찬란한 황금빛 미래에서 세상을 밝게 비추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