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주십시오≫

이번 주 토요일, 광화문 광장에서 이태원 참사 100일을 맞아 집중 추모기간이 열립니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제의 광화문 광장 개최를 불허했습니다.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사용을 불허한 이유는 이전에 잡혀있는 KBS 촬영과 일정이 중복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해당 일정은 오전 11시에 종료되는 일정이고, 이태원 참사 추모제는 2시에 시작합니다. 애초에 충분히 시간을 조율할 수 있는 문제임에도, KBS를 방패 삼아 일방적 불허를 내린 것입니다. 심지어 KBS 역시, 유가족들이 추모 대회를 원활하게 개최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답변한 상황입니다. 문제될 것이 하나도 없는데 일방적으로 광화문 사용을 막아서는 서울시의 행정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행정부의 책무에 정확히 역행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님. 광화문 광장을 대대적으로 재구조화하며 ‘시민 모두의 광장으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오세훈만의 광화문 광장으로 만들 생각이십니까?

참사를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해나가는 길에 서울시도 기꺼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불과 한 달 전 국정조사 청문회장에서 약속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이것이 그 약속에 대한 답이란 말입니까.

참사 직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겠다던 오세훈 시장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었습니다.앞에서는 유가족과 생존자를 위해 무엇이라도 하겠다고 약속했던 시장은, 뒤에서는 추모와 진상규명의 목소리를 막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권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참사 이후 100일 가까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유가족과 시민들의 입을 틀어막고 ‘가만히 있으라’고 강요하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다가오는 토요일, 광화문 광장에 함께 서주십시오. 서울시와 경찰은 또 ‘신고되지 않은 집회’라는 이유로 유가족과 생존자의 목소리를 짓누르려 할 것입니다. 여전히 유가족과 생존자에게 잔인하고 모욕적인 혐오발언을 쏟아내는 2차 가해 집단들도 현장에 찾아올 것입니다

또다시 ‘가만히 있으라’를 강요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주십시오. 159명의 죽음이 단지 개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사회적 참사였음을 함께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길에 함께 서 주십시오. ‘우리를 기억해달라’는 희생자와 유가족의 외침에, 함께 응답해주시길 간절하게 요청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의 꺾이지 않는 마음이, 기어이 진실을 밝혀낼 것입니다.
2월 4일 14시,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2023년 2월 3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