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떳떳해…부끄럽지 않게 살았다”

김어준(이하 '김') 조국 전 장관의 장녀 조민 씨가 다시 한 번 인터뷰 의사를 밝혀왔는데요.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민(이하 '조') 안녕하세요.

김 2019년 10월에 저하고 인터뷰했었어요.

조 네

김 4년 만인데 다시 한 번 직접 인터뷰를 자청해서 하겠다고 나선 이유부터 제가 여쭤봐야 되겠어요.

조 제가 지난 4년간 조국 전 장관의 딸로만 살아왔는데 오늘 아버지가 실형을 받으시는 거를 지켜보면서 나는 떳떳하지 못한가라고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떳떳합니다. 부끄럽지 않게 살았고요. 그래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조국 전 장관의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고 싶다.

김 어떤 마음인지 알겠어요. 근데 다른 질문을 이어가기 전에 이것부터 제가 여쭤봐야 되겠네 4년 전에 인터뷰할 때도 인터뷰하고 나서 아버지한테 얘기했잖아요.

조 네, 오늘 인터뷰는 아버지한테 먼저 말씀을 드렸어요. 오늘은 아버지 재판 끝나고 제가 직접 차로 운전해서 아버지 집에 데려다 드렸는데 그때 다 같이 밥 안 먹고 어디 가냐고 하셔가지고 그때 말씀드렸습니다.

김 그러니까 아버지 2년 실형 나온 날 딸이 인터뷰 하겠다고 처음 말한 거잖아요.

조 네

김 놀라지 않으셨어요?

조 엄청 놀라셨죠.

김 말리지 않으셨습니까

조 말리지는 않고 처음에 말씀이 좀 없으시다가 잘 다녀오라고…

김 왜 안 말렸을까요?

조 저는 어른이고 제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는 제가 결정을 하고 아버지는 제 결정을 항상 존중해 주시는 편입니다.

김 그런데 동안 아무 말도 안 했다는 거죠.

조 네

아버지가 장관 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

김 또 다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제 조민으로 살겠다. 결정을 하게 만든 지난 4년간의 일들 몇 가지 먼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4년 전 인터뷰 후에 어머니가 수감됐습니다.

조 네

김 그때 심정이 어땠어요?

조 그때는 정말 정말 힘들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아버지가 장관직을 하지 않으셨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조국이어서 벌어진 일 맞죠. 어머니 면회는 자주 가십니까?

조 네 자주 갑니다.

김 가면 뭐라고 하세요.

조 어머니는 항상 이제 너희 행복을 찾아라, 너희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가라, 그렇게 말씀해 주십니다.

검·언·정, 본인·가족에게 같은 잣대 적용했나?”

김 근데 이제 오늘은 아버지 선고일이었는데 재판정 가기 전에 아버지가 법정 구속 관련해서 무슨 얘기 안 하셨어요.

조 아버지가 나가기 한 3시간 정도 전부터 양복을 다 입으시더니 A4 용지에 빼곡하게 뭘 쓰셔서 대문에다가 이렇게 붙여놓으셨더라고요.

김 뭐라고 써서 붙여놓고

조 그게 엄청 많아서 이제 다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저희 아버지가 되게 꼼꼼한 성격이셔서 몇 가지만 얘기를 하자면, 아버지가 신청한 어머니 면회 이런 것들을 다 취소해야 된다, 그래야지 어머니 면회 횟수가 보장이 되니까요.

그리고 공과금 세금 이런 거 몇 월에 뭐 내고 이건 언제 내라 이런 것들 적어놓으시고, 그리고 대문 앞에 책을 이렇게 쌓아서 다 쌓아놓으셨더라고요. 근데 그 쌓아놓은 책을 순서대로 10건씩 본인한테 넣어달라 이런 말씀 적힌 거였어요.

김 아버지 성격 나오는 건데, 근데 그게 다예요? 기억나는 것 중에 제일 제일 기억나는 거...

조 이런 거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제 어머니는 기결수라서 이제 한 달에 6번 면회가 가능한데요. 아버지는 미결수이기 때문에 주 5회 가능하다고, 그걸 써놨어요.

김 그러니 주 5회를 오라는 말은 없고 그냥 주 5회 가능하다.

조 네, 참고해라.

김 혹시 법정 구속 아버지가 될까 그런 걱정은 안 했어요?

조 아버지까지 만약에 구속이 되면 제가 가장이라는 생각에 사실 어젯밤에 잠을 한숨도 못 잤습니다.

김 결국 이제 아버지한테 2년 실형이 선고가 됐어요. 그때 심정은 어땠습니까

조 검찰이나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저희 가족을 지난 4년 동안 이렇게 다룬 것들을 보면 정말 가혹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본인들은 스스로에게 아니면 그들의 가족들에게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지 그걸 묻고 싶습니다.

도망가지 않고 제 방식대로 잘 살 것”

김 다시 이제 조민으로 살겠다는 결심으로 돌아가 봅시다. 의사 면허 박탈하고 고졸로 만들겠다라고 일각에서 하잖아요. 그러면 이제 주변에서 한국 떠나서 해외에서 의사 생활 하는 게 어떻겠냐고 그런 조언은 없었어요?

조 해외로 가서 다시 시작하라는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실제로 도와주겠다는 고마운 분들도 몇 분 계셨고요. 그런데 저는 도망가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제 자신한테 떳떳합니다. 친구들이랑 가족들도 다 변함없이 있고요. 가끔 언론 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저는 한국에서 정면으로 제 방식대로 잘 살 겁니다.

김 표창장으로 자격 없는 사람이 대학에도 가고 의사까지 됐다는 식으로 말들도 하잖아요.

조 표창장으로 의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 당시에 입시에 필요했던 항목들에서의 제 점수는 충분했고 그리고 어떤 것들은 넘치기도 했습니다.

김 의사 생활한 지 한 2년 됐죠, 이제?

조 네 맞습니다.

김 2년 정도 됐으니까 동료나 선배들이 본인의 의사로서의 실력에 대해서도 얘기를 할 거 아니에요.

조 자질이 충분하다고 들었습니다.

김 근데 이렇게 이제 이제부터 얼굴 공개하고 조민으로 살겠다고 하면 그동안 조용하게 숨어서 일했던 병원에서는 계속 일하기 힘들 텐데

조 그래서 더 이상 병원에서 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피해주고 싶지 않아서 저와 관련된 재판이 끝나기 전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의료 지식을 의료 봉사하는 데만 사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 병원에 더 이상 다니지 않고 의료봉사 활동을 그동안 하겠다.

조 네

김 근데 이제 의료 봉사를 할 수 있는 기관들도 조민이라는 걸 알게 되면 괜한 시비가 걸릴까 봐 주저할 텐데

조 그래서 혹시 이 방송 보시는 분들 중에서 무료 의료봉사 인력이 필요하신 곳 계시면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

SNS도 할 것…비판·반대자들도 와주시라”

김 알겠습니다. 그럼 의료 봉사 활동만 할 거예요?

조 국내 여행도 다니고 맛집도 다니고 이제 SNS도 하고 모두가 하는 그런 평범한 일들을 저도 하려고 합니다. 더 이상 숨지 않고요.

김 SNS에 그런 사진도 올리고 그러겠다는 건가요

조 네, 지금 이미 오픈이 되어 있습니다.

김 사진도 올라와 있어요.

조 네

김 어떤 사진이 올라가 있어요.

조 처음 공개하는 사진이다 보니까 스튜디오 가서 예쁘게 찍었습니다.

김 잘했어요. 그러면 저희가 SNS 주소 공개해도 됩니까

조 네, 공개해도 됩니다.

김 근데 그렇게 SNS를 공개하면 댓글로 괴롭히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조 네, 오셔도 됩니다. 많은 의견 주세요.

김 병원에 사표를 내고 무료 봉사 활동만 계속하면 굉장히 독립적으로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생활은 어떻게 해요.

조 그동안 여러 허위 보도가 있었는데 저에 대한, 예를 들어서 제가 포르쉐를 본다든지 아니면 세브란스 피부과에 찾아가서 뽑아달라고 했다든지 그런 허위 보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 배상금이 조금씩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제가 가짜 뉴스로 인해서 정말 많이 고통을 받았는데 지금 제 생활에 보탬이 되고 있어서(웃음)

김 4년 전에 인터뷰할 때 고졸이 된다면 억울하지만 의사가 서른이 안 되면 마흔해라도 되면 되는 거다. 그런 말을 했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 생각입니까

조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저에게는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사법체계가 그런 결정을 내리고 제가 그때도 의사가 계속 되고 싶다면 당연히 10년 과정을 다시 겪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하면 되죠 근데 제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 아니면 저의 자격을 증명하기 위해서 의사 면허에 집착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의사 조민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행복할 자신이 있습니다.

의사 면허, 사회 기여 수단일 뿐 목표 아냐”

김 그럼 의사가 아니라면 다른 어떤 일을 하고 싶어요? 아직 결정을 한 건 아니지만

조 저에게 의사 면허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실 하고 싶은 게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마음을 결정하겠다는 거고 지난 4년을 겪으면서 세상을 보는 마음의 자세랄까 눈이 많이 바뀌었어요.

김 어떻게 바뀌었어요.

조 저도 정치적인 의견이 있지만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하진 않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제 부족하지 않은 저의 환경 그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특권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제가 진심으로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또래 친구들에게 미안함을 가지는 것도 좀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김 알겠습니다. 오늘 여쭤보고 싶은 것은 정치적인 질문을 제외하고는 다 여쭤본 것 같은데 혹시 앞으로도 가끔 나와서 음식 얘기할 생각 있어요. 여행 얘기나..

조 (웃음)

김 모두를 고정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에... 그 얘기는 방송 끝나고 다시 하기로 하고요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고 그리고 장녀가 인터뷰에 나온 이상 아버지 조국 전 장관도 저희가 인터뷰를 노려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더 이상은 조국 장관의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살겠다는 조민 씨 만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