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몽고메리 시의 한인사회는 빠르게 성장한다. 이곳의 변화는 좋은 것이고 또한 당연한 일이 되었다. 해마다 내가 한인회 행사에 참석하는 이유는 변화를 볼 기대감 때문이다. 올해 광복절 행사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행사후 가진 뒷맛은 상큼하고 특별했다. 생각할수록
신이나는 사건도 일어났기 때문이다.
모국이 일제치하에서 해방된 지 68년의 세월이 지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에 한국은 전쟁을 치루었고
또한 도움을 받던 가난한 나라에서 이제는 지구 곳곳에 도움을 주는 경제대국으로 부강했다. “잘 살아보세”라고 억척스레 외치던 구호가 씨가 되어 키운 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강한 한류바람이
세계 여러나라를 찾아가 ‘조용한 아침의 나라’ 이미지를 바꾸고 한국어
전파를 했다. IT강국으로 우뚝 선 모국을 보면 온 국민이 그렇게 바라고 노력하던 ‘한강의 기적’이 실현된것을 느낀다.
모국의 발전이 몽고메리에 사는 한인 동포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현대자동차가 이곳에 공장을 짓자 한인사회가 모국의 변화에 부응하는
변화를 겪였다. 그리고 뒤이어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앨라배마로 이주해오는 한인들이 늘면서 이곳 한인사회는
장족의 발전을 했다. 한인들이 운영하는 기업도 다양하고 지역사회에 참여도도 높다.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인들이 위력을 떨치며 한국인상을 높이고 역시 한인 동포들의 자부심을 높였다. 그 바탕에는 물론 1만 한인들을 대표하는 한인회 지도자들의 노고가 있었다.
특히 지난 4대 한인회장을 역임한 회장들이 단합해서 화목하게 일처리 하는것을 보면
든든하고 보기에도 좋았다. 여러 지역의 한인회가 내부 갈등을 일으키며 천태만상으로 갈라져 불협화음을 내는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남부의 순한 환경에 순응하며 한인들의 복지를 위해 뚝심을 모아 단결한 회장들을 나는
‘4 머스켓티어’라 부른다. 서로의
강점을 모은 이들에게는 리더쉽과 비전이 있다.
그 중 한 사람은 4년 전에 한인회가 점프 스타트 할수있도록 넓은 한인회관을 마련해 준 심수용
회장이다. 그는 자신 소유의 건물에 내부 시설을 개조해서 도서관과 강의실까지 갖춘 3,400스퀘어 피트 문화 공간을 한인회에 무료로 대여해 주었다. 그때 부터 상주 직원이 있어 한인들의
편익을 돕고 작은 사무실들은 한인 비지니스의 인큐베이터 역활도 하며 한인회의 다양한 활동들이 박차를 가했다.
이번에 머스켓티어들이 한 마음으로 추진하는 안건은
부지를 구입해서 별도의 한인회관을 건립하는 것이다. 1-2년 내에 사무실과
실내 체육관 그리고 축구장과 테니스 코트를 포함한 야외 운동장까지 갖춘 완벽한 한인들의 활동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총 비용 70-80만달러는 심회장의 지갑에서 나온다. 그는 광복절 행사에 참석한 한인들 앞에서 기부를 약속했다. 대단히 근사한 사건이었다.
이민와서 열심히 노력해서 번 돈을 동족을 위한 복지에
환원시키고 있는 심회장 부부의 한인사랑은 바로 모국사랑이다. 이 땅을 떠날적에 조금이라도
나아진 환경을 후손들에게 남기겠다는 심회장 부부의 취지는 아름다운 귀감이 된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던 속담이 떠오르며 불쑥 크고 작은 사업으로 많은 부를 얻은 해외동포들이 어떤 자선 사업을 하는지 궁금했다.
어어서 가진 문화행사에서 사물놀이의 꽹가리 소리가 유난히 명쾌했다. 어디서 살더라도
같은 동족들이 한마음으로 뭉치는 것이 귀소본능 아닌가.
“봉사하는 한인회로 새롭게 태어나자”라던 한인회장의 인사와 애틀란타에서 온 영사가 확언해준, “국민의 저력과 노력으로 모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던 각오가 진정한 광복절의 의미 같았다. 이렇게
광복절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하면서 새롭게 찾아진다. 앞으로는 남북관계와 한중, 한일관계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한계상황에 새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치나에 따를 것이다.
해방후 68년. 모국이나 이곳 한인회는 성숙한
어른 몫을 한다. 그만큼 책임이 무겁다. 한가지 바라는 것은 한국과
한인에만 국한하지 말고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과 또한 끊임없는 분쟁으로 고통받는 지구위의 모든 국가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한국과 한인들이 시야를
넓혀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