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이 지쳐서 집으로 돌아왔지만…나의 까미노는 끝나지 않았다.  아직 배낭을 메고 스페인 들판을 헤매는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어난다.

창밖의 어둠을 지켜보며 속에서 출렁이는 상념에 혼란스럽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태양이 떠오르길 숨죽여 기다리는 버릇은 새로 생겼다.

신체적인 시련이나 정신적인 도전을 견디며 신앙여정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어수선한 마음이 쉽게 안정되지 않는다.  순례길에서 만났던 많은 아름다운 천사들이 고맙게도 이곳 앨라배마를 찾아온다.

까미노 후유증으로 휘청이지만 진심으로 신의 축복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