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에 이르다'

가족의 따뜻한 헌신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상황을 극복할 수 없었다. 연속되는 저혈압으로 아침이면 자주 쓰러져 다리는 늘 위로 들고 있어야 했었고 , 욕창으로 휄체어에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침대에서 거의 살다 싶이 하였다.

또 가려움은 혼을 쏙 빼 놓았다. 주로 느낌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경계가 말 할수 없이 가려웠다. 가려움이 몰려오면 그저 가만히 바라보고 있어야 했었다. 시간이 지나가면 모든 것은 사라질 것이라고 참아내었다. 때론 디즈니 월드 만화의 인어공주가 포크로 머리를 빗는 일을 보고 나도 포크로 가려움을 해소하는데 사용한다고 아이들이 폭소를 했다.

몸은 항상 추웠다. 여름에도  에어콘을 거의 키지 않고 지냈다. 그리고 하루에 4번의 소변량에 물을 맞추어야 했다. 물을 먹는 일이 제안 되어 있어 물 한번 실컷 먹는 것이 소원 이었고 커피를 스트레이트로 마셔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남들은 결과를 위한 결과를 향해 가는 삶이라면 나는 원인이라는 결과을 향해 가야 했다. 갖고 싶으면 다가가서 가져오던 물건도 이제는 물건들이 나에게 다가와야 했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집을 찾아가지만 거꾸로 가는 시계를 탄 듯 그동안 나만 아는 세계에서 다른 세계에 옮아와 생활하는 일은 쉽게 적응되지 않았다. 놀랄 일이었다.

가끔 아이들과 샤핑을 갈 때가 있었다. 우연히 비친 유리창의 내 모습을 보다가 깜짝 놀란다. ‘내가 이렇게 생겼구나’ 해가 거듭 될수록 유리창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는 일은 의연해지지 않았다. 내가 밖을 나가면 사람들은 나만 쳐다 본다는 생각을 씻어 버릴 수가 없었다.

그 후 폐렴이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트랙을 하진 않았으나 일부러 의식을 재웠다. 깨어나 보니 이틀이 지났다. 숨쉬듯 기침이 올라왔다. 가슴근육이 작동을 하지 않기에 기침을 하는 일은 천지가 요동하는 것 같았다. 이번 폐렴의 고생은 그동안 회환과 함께 엮이어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동안 아이들 때문에 이겨내리라 마음 먹은 마음이 모두 없어져 버렸다.

나는 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도 나에겐 사치였다. 엄마라고 파고드는 아이들을 보면 나의 마음은 용암보다 더 뜨거운 덩어리가  솟아 올랐다. 내가 힘들면 힘들수록 아이들을 향한 슬픔이 복 받쳐 올라왔다.

"제발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킨튀김 한번 해 주어 보았으면..."

가장 큰 고통은 아이들을 케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교통사고는 한층 나를 괴롭혔다.(계속) (사진-사고나던해 (2번째 사진- 그해 1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