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와 하루끼의 허무'

19세의 연상의여자 레이코가 나오코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나오코가 좋아하던 비틀즈의 노래<노르웨이숲>을 비롯한 50곡이나 되는노래가 기타로 연주됩니다. 그것은 나오코에게 들려주는 마지막노래 이지요. 레이코는 <노르웨이숲><에스터데이>를 치고 <미셀><섬씽>를 치고<히어 컴즈 더 선><풀 온 더 힐>연주했다.일곱곡? 레이코는 포도주를 마시며 " 이 사람들은 확실히 인생의 슬픔이라든가 아름다움을 아는 것같아"

이 사람들이란 물론 존레논,폴메카트니,그리고 조지 해리슨 을 가르키는 것이었다.

그녀는 한숨을 돌리고<페니레인><브랙버드><쥴리아><예순 네살이 되면>을 치고<노웨어멘>을치고 <엔드 아이 러브 허><헤이쥬드>를 쳤다.이제 몇곡이지, 열네곡,후우,서툰걸요.그래도 좋아.나는 내 기타를 들고 나와 어정쩡하게 ,<업 온 더 루프>를 쳤다..'상실의 시대중에서'-하루끼

하루끼처럼 비틀즈 좋아하는 사람 저 말고 또 있군요. 하루끼는 상실의시대'노르웨이 숲'을 지중해의 어느나라 한호텔에서 비틀즈의 수십곡을 워커멘으로 하루종일 들으며 작품중 가장 리얼리틱한 소설<노르웨이 숲>을 썼노라 고백합니다.

하루끼는 월남전이 한창이든 멀미나는시대 1960년후~1970년초, 히피와 마리나화,비스마르크와 반전가,지미해리슨,짐모리슨,미니스커트,프리재즈,반전데모를 하던시대에 와세다 대학을 다녔지요.

그는 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신인상을 타고 데뷔합니다.82년에는 양을 둘러싼 모험'으로 또 상을타고 인기가 상승하게 됩니다. 85년'세계의 끝과..의 후에 발표된 '노르웨이 숲'(비틀즈의 노래 노르웨이숲의 가사말을 존레논이 썻다지요)으로 한국에서 무척 유명해지죠.

그는 프린스톤 대학, 최근까지 하버드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있었습니다. 일본의 권위지 아사히 신문이 실시한 1000년동안 탁월한 문학인은 누구인가 하는 여론조사에서 하루끼는 12위 였습니다. 그는 살아있는 문학인중에 가장 많은 득표를 얻었다 하는데 인기가 많다고해서 탁월한 문학인이라 하기엔 좀 성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제1위가 나쓰메소세끼, 2위는 무라사키시키부, 100년전, 1000년전 인물이라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마루야와겐지, 미시마유기오,가바와야는 몇위일지 모르겠군요. 어쨋든 그는 문학시절 일본작가의 작품보다 영어권 작품을 원서로 탐독함으로써 그의 문학적인기반은 일본적인것을 탈피하여 세계적인 작가의 성장을 하였다는데, 그의 많은 작품중 광고문을 위하여 쓰여졌다는 특유의 상상력, 탁월한표현의 95'< 밤의원숭이-김춘미옮김>의 서문에 이런말이 나옵니다 .

한 여학생이 '노르웨이 숲' 읽자마자 단숨에 남자친구 기숙사 이층방을 담을 타고 올라가서 달빛비추는 그의 방을 들어가 잠을자는 남자친구의 곁에 누위 숨소리를 들었다는 편지를 자신에게 보내왔다고 아주 기분 좋아합니다. 그러나 저 역시 이 대목을 읽고 가슴이 팔탁팔탁 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자아의 무게에 맞서는 일이라구요.

정말 그렇습니다. 사랑이란 그를 사랑하는 것 같으나 그의 사랑을 통해서 끊임없이 나를 사랑하는 길이지요.

...........나는 언제 까지나 날아오고 있었다. 반딧불이가 날아오른것은 휠씬 나중일이었다. 반딧불이는 뭔가 생각난듯이 문득 날개를 펼치더니 그 다음순간 난간을 넘어서 희미한 어둠속에 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라도 하려는듯, 급수탑 옆에서 재 빨리 포물선을 그렸다.

그리고 그빛이 그려내는 선이 바람속으로 스며드는것을 지켜보기라도 하듯 잠시 그곳에 머물러 있다가 이윽고 동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반딧불이가 사라져 버린후에도 그 빛의 괘적은 내 안에 오래오래 머물러 있었다.눈을 감은 두터운 어둠속을 그 보잘것없는 엷은 빛을 마치 갈곳없는 영혼처럼 언제까지나 헤메고 있었다.,..............상실의 시대에서-하루끼

참 아름다운 표현입니다.

친구애인 나오코와 슬픈사랑으로 끝날것 같은 예감을 반딧불을 날리면서 그려낸 심리묘사와 정경묘사의 절묘합니다. 그런데 사실 저의 본심은 여기 있습니다.

얼마전 20$을 주고 폴메카트니 공연실항 Back In The U.S.Live 2002 를 샀습니다. 비틀즈 같이 흔한 노래를 소개하다니 촌스럽지요. 그러나 제가 말하고 싶은건 폴의 공연중 들려오는 군중의 함성입니다. 2002년에 있었던 폴의 공연'백 인 더 유 애스''썸씽' '예스터데이' '헤이 쥬드' '렛 잇비' 들어보세요.

누군가는 '썸씽'을 들으면 죽고픈 충동을 일으킨다는군요.그런데 폴메카트니의 목소리가 30년전과는 다른걸 느낍니다. 그도 이제 많이 세월을 느끼나 봅니다. 들려오는 저 군중의 대단한 함성은 옛적에 비틀즈공연때 쓸어지던 여인들보다 더 깊은 슬픔이 전해오는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현대인의 방황, 무엇인가를 채우고 싶은 갈망, 과학이 발달할수록 고독해지는 정신의 갈증 등을 대변하는 함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지나갑니다. 왜 무엇인가 감성을 울리는 곳에 그들은 자살하고픈 충동 그리고 큰 함성이 나오는 걸까요? 저는 이것을 참 많이 생각했습니다. 정말 무엇일까요?

비틀즈의 노래속에 묻어나오는 비정한 광기속에, 하루끼의 소설에 들어있는 자아탐구속에서 무엇인가를 찾으려하는 그들을 생각하니 아련한 허무가 밀려옵니다.

폴메카트니 공연실항중 들려오는 함성이,레이코의 광적인 비틀즈 50곡 팝송의 장송곡이 또하나의 인간구원의 외침으로 들려 오는건 정말 저만의 생각입니다. 오늘밤 저는 한잔의 술로 비틀즈와 하루끼의 허무를 안주삼아 우리의 고독을 생각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