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6일

이 사진의 제목은 "Start of A Dream" 이라고 한다.

요즘 랄라가 교실로 들어가기 전에 복도에서 가방을 매고 남학생 여학생 두 줄로 나란히 줄을 서는것을 보면서 오랫동안 잊었던 "앞으로 나란히" 라는 구령을 떠올려 보곤 한다. 그리고 랄라 또래였을때의 지난날의 나의 잔상들도... 팔짱을 끼고 묵묵히 랄라를 바라보고 있는 스톰도 아마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구태여 상대에게 묻지 않아도 스톰의 생각이나 느낌들이 그냥 바람을 타고 나한데 묻어 오기도 하니까...

어린시절. 특히 우리가 자랄때는 줄 밖으로 삐져나온 아이들, 공부에 뒤처지는 아이들, 선생님 눈 밖에 나는 아이들이 구박도 많이 받고, 수업중 억울한 차별대우을 당하던 모습을 지켜본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우리 모두 잘 먹고 잘살던 시절은 결코 아니였기에 어린 우리들의 눈을 통해서도 교실안의 "빈" 과 "부" 는 늘 공존하고 있었다.

반장이라는 명찰을 가슴에 달고 마치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도 되었다는 듯이 자만하던 나의 모습. 방과후 학습에 남은 같은 반 친구들을 도와주면서 마치 교수라도 된듯 건방을 떨던 나의 모습. 가끔 담임 선생님을 도와 빨간 색연필로 친구들의 시험지를 체점하면서 느꼈던 상대적 우월감. 아무리 어렸었다고는 하나 지금와서 되돌아보면 그런 모든 것들은 결코 옳바르지 못한 나의 모습이였음이 분명하다.

이제 내 아이를 다양한 인종과 그보다 더 다채로운 사고와 만나게 되는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 떠나보내며 나의 부족함을 뉘우치고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시절 내가 범한 잘못들을 랄라가 되풀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항상 먼저 앞선다. 랄라의 입학과 함께 이제 나의 가을학기도 시작되었다. 모든 것이 또 다른 시작을 뜻하며, 나아가 우리 가족모두 각자 개인의 꿈을 찾아 가는 출발점에 다시 서있는 것이기도 하다.

요즘 나날이 늘어나는 업무와 회사내 힘겨루기로 지칠대로 지쳐있는 스톰. 그런 스톰이 랄라와 손 잡고 등교하는 순간만큼은 편안한 모습으로 아이에게 미소를 보낸다. 너무나 가족 밖에 모르는 사람. 그래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지 오래되 버린 스톰. 이렇게 매일 매일 랄라의 등교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도 스톰도 다시 마음을 다스리고, 몸을 추스리고, 또 힘차게 하루를 시작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