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27일 

밤에 조용히 욕조에 앉아 있는데 랄라가 욕실로 들어와 살며시 욕조의 유리문을 열더니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는 말이 "엄마. 오늘 발 다친데 아직 아파요?"

오늘 오후 랄라와 함께 타려고 자전거를 옮기던 중, 무게를 못 이겨 자전거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오른쪽 발등 위에 제법 깊게 살점이 파였다. 그때도 랄라가 직접 소독약도 발라주고 연고도 발라주었는데, 몇 시간이 지난 후에도 내 걱정을 해주는 모습이 아무리 아이지만 너무 사랑스럽고 고마울 뿐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엄마. 랄라가 상처 났을 때 엄마가 발라주는 연고를 바르세요. 그러면 상처가 점점 커지지 않고 빨리 새살이 돋아서 조금만 아프다가 다 나을 거예요." 

목욕을 마치고 랄라 방으로 책을 읽어주러 들어갔더니 어느새 책상 위에 연고도 준비해놓고 지혜로운 충고도 잊지 않는다. "엄마! 밴드에이드는 물을 조금 묻힌 다음에 빨리 떼어내야 안 아파요. 랄라가 해줄게요. 잘 보세요!" 

내 마음에 잔잔한 사랑의 물결이 일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