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14일

어제부터 왜이리도 Richard Wagner 의 Tannhauser 가 보고싶은지... 저녁 내내 Tannhauser 오페라 음반을 들었다. 내가 본 오페라 중에 가장 감명깊게 본 작품인 Tannhauser 는 발렌타인데이를 맞이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김해주는 좋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 물론 너무도 유명한 Overture 는 언제 들어도 가슴을 흔들어 놓는다. 랄라와 함께 의자에 앉아서 음악을 듣고 있는데, 랄라가 하는 말이, "엄마. 음악이 아주 크게 나올때는 왜 그래요?"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랄라야 바다를 보면 커다란 파도도 오고, 잔잔한 파도도 오고, 노을질때 하늘을 바라보면 아주 빨간색 노을도 있고, 연한 노란색 노을도 있쟎아. 엄마도 기쁘면 큰소리로 랄라한데 신나서 이야기하고, 슬프거나 엄마 몸이 아프면 잠시 조용히 있고싶다고 하듯이 음악도 물처럼 흐르는거야."

랄라말이, "아... 엄마 그러니까 랄라가 물방울 놀이를 할때 아주 큰 자이언트 물방울도 만들고, 조그만 아기 물방울도 만들고 하는데, 그것처럼 음악도 different 한거예요?"

말해주면서도 아이가 이해할수 있을까 했는데, 랄라가 음악을 들으며 다양한 느낌을 이야기해 주어서 깜짝 놀랐다.

"그럼 엄마 지금 듣는건 Thunder Storm 같은 거예요?

"지금은 다시 음악에서 밤이 온거예요?" 

"랄라는 이제 이 음악 안 무서워요. 엄마 좀더 크게 틀어놓고 들어도 되요?"

아주 먼 훗날...

아름답게 성장한 나의 딸을 데리고 함께 Tannhauser 를 관람하고 싶다. 관객석에 앉아 가슴이 흔들리는 그 느낌을 그 감동을 랄라와 함께 하고 싶다. Tannhauser 의 경솔한 사랑을, Elisabeth 의 숭고한 사랑을, Wolfram 의 절제된 사랑을...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의 Overture 연주가 시작되고, 멀리서 Pilgrims Chorus 가 흘러나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공기를 맡으며 랄라와 함께 꽃이핀 지팡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