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26일

때늦은 우기가 실리콘벨리에 찾아온듯 주말 내내 비가 내리더니, 오늘도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유난히 짧은 2월을 보내며,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있는데 앞집에 사는 친구가 조심스레 문을 두드렸다. 땡그란 눈이 예쁜 Arco 를 품에 안고... 친구 말인 즉 오늘 오전중에 Job Interview 를 전화로 해야 하는데, 아이를 잠시 봐줄수 있는지 부탁을 하러왔다고 했다.

당근!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누가 도와주랴! 홀아비 마음 과부가 알듯, 그 친구 또한 어린 아이를 데리고 건축학을 공부하느냐 고생한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난 기쁜 마음으로 Arco 를 우리집으로 초대했다. 꼬마손님을 위해 오랫만에 랄라가 아기때 듣던 CD 를 꺼내서 틀어주고, 같이 Peek-a-Boo 를 하고 놀기도하고, 발가락도 조물조물 만져주고, 책도 읽어주고 하다보니 어느새 한 시간이 금새 지나갔다. 랄라가 Arco 만할때 유난히 감기몸살로 고생했던 나는 단 1시간 만이라도 좋으니 누군가 아이를 봐줬으면 하고 간절히 바래본적이 있다. 아이를 보는게 너무 힘들어서 눈물이 날만큼 절실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그런 순간들은 뿌우연 새벽 안개처럼 내맘속에 추억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세월이란 이런걸까...

조금씩 인생에 노하우가 쌓이고...

조바심 보다는 마음에 여유가 깃들고...

말하는 시간보다 듣는 시간이 늘어가는것...